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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탈희 Dec 29. 2023

10. 불안정한 업무 시스템

연말 회계담당자의 절규

언제부턴가 행정망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해 민원서류 발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급히 기한 내 처리해야 하는 업무에 문제가 생겼다.


조달청(나라장터) 시스템은 서버 다운으로 몇 시간 동안 복구하느라 사용이 불가했는데,

그날 건 당 수십억이 걸린 입찰이 어떻게 처리됐을지 궁금하다.

나는 해당사항이 없었지만, 그날 개찰해야 했던 수많은 계약 담당자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내가 근무하는 지자체는 2023년부터 재정시스템(e호조)에서 차세대재정시스템으로 바꿨는데, 오류와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연말까지 고생하고 있다.


서비스요청 게시판에 한 달 전에 올린 문의 글이 아직도 처리가 되질 않고 있고

전화를 해도 모든 상담사가 통화 중이라며 전화 연결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도대체 어떻게 업무를 하라는 건지...

불안정한 행정망과 시스템, 그리고 시스템 문의 서비스(연결되지 않는 전화서비스)로 속이 터진다.


인공지능으로 시스템이 자동화되고 더 단순해져도 모자랄 판에, 어째서 공무원들의 업무는 더  복잡해지고 쓸데없는 잡업무가 추가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연말이라 회계담당자들은 출납폐쇄일 전까지 모든 지출회계 업무를 마무리하느라 연이은 야근에 시달리고 있다.


열심히 자신을 갈아 넣어서라도 업무가 일사천리로 된다면 그나마 괜찮지만,


시스템의 문제와 행정망 다운, 가장 바쁜 시기에 행정망 점검으로 야근조차 불가능한 상황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저 손을 놓고 기다려야 하기에 답답함은 물론이고 업무가 진척 없이 멈춘 채로 쌓여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굳이 잘 쓰고 있던 시스템을 왜 바꾸는지 사실 이해가 안 간다. 


보안이나 기능개선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기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잘 쓰고 있었고

기능을 조금씩만 고치면 될 일인 것 같았는데,

시스템을 아예 새로 만들어 바꾸고 불편함을 초래하니 실무자들의 불만이 많다.


시스템개발업자들에게 돈을 주기 위한 거 아니냐는 의심과 비판의 말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무를 해보지 않은 이들이 만든 시스템에 얼마나 많은 변수와 오류가 생겨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실무자들이 고생하는지 정말 몰라도 너무 모른다.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면 보완할 수 있는 서비스라도 더 좋아져야 하는데, 전국에서 쏟아지는 오류와 문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민간기업에서 만약 시스템에 오류가 나고,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면 어땠을까?


온갖 민원과 항의가 폭주하고 그 시스템 이용자는 자연스레 줄어들며 시스템을 만든 기업은 망하고 없어졌을 거다. 아니면, 잘 대처하고 대응해서 더 나은 서비스를 보여주지 않았을까?


우린 어디에 항의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스템의 문제는 단순히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다.

기한 내에 업무를 못하거나, 지출에 문제가 생길 경우 훗날 감사에 지적이 되어 열심히 일하고도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는, 당일 꼭 필요했던 서류를 발급받지 못해 문제가 생긴 민원인에게 구구절절 안내를 해드리며 진땀을 빼야 한다.

민원인으로부터 온갖 비난과 항의의 말들을 들으며 참고 응대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그것까지도 책임지지 못할 거면서 무턱대고 시스템을 바꾸고, 실무자들의 절규에는 귀를 닫은 채 도움을 주지 않는 상위 기관과 시스템개발업자에게 너무나 화가 난다.

(물론 열심히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고

너무 많은 건수를 감당하지 못해서 그렇다는 걸 알지만, 인력을 늘려서라도 원활히 도움을 주면 좋겠다.)


아무쪼록 12월 29일,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길 기도해 본다.


하루에 수십 번을 전화를 걸어도 모두가 통화 중이라 연결이 되지 않는 상담 전화.


상담원들도 너무 힘들겠지만, 제발 한 번만 통화가 됐으면 좋겠다.  


(업무미숙으로 인한 문제면 여기저기 물어서 해결했을 텐데, 누가 봐도 시스템 문제인 게 명백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회계과에서는 어떻게 서든 해결하라고 전화 오고, 아무도 방법은 모르고, 삭제나 취소처럼 활성화되는 버튼은 과장님, 팀장님 자리에서 봐도 없고, 상담전화는 불통이고.

총체적 난국 속에 있다. 살려주세요.)



+ 추가 글


12월 29일, 퇴근 시간 직전... 극적으로 드디어! 다행히! 시스템 지원 상담원과 통화가 되어

오류가 해결되었다. 휴...

내 힘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건으로

시스템 개발자의 도움이 꼭 필요했던 게 맞았다.


걱정되어 며칠 잠도 못 잤는데 오늘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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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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