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건 참 쉽다 2

실천과 행동의 힘

by 훌륭한어른이

나는 달변가가 아니다. 짧은 단타성 농담으로 웃겨 본 적은 있지만 긴 호흡으로 타인에게 즐거움이나 감동을 준 적은 없다. 이야기가 조금 길어진다 싶으면 듣는 이가 급격히 지루해한다는 게 느껴진다. 그 순간 당황해서 이야기의 길을 잃고만다. 무미건조한 소재 탓으로 돌리고 싶지만 사실 나에게는 일명 썰을 푸는 능력이 없는 듯 싶다.


썰을 푸는 능력이 대단한 사람들이 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소재에 효모를 풀어 푹신한 식빵처럼 먹음직스럽게 부풀린다.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이야기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린 후, 잠시 멈춰 이목을 집중시켰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한마디로 웃음 폭탄을 투척하거나 감동 버튼을 정확히 누른다. 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부러웠고 지금도 부러워한다.


어렸을 적에는 그런 달변가가 대단해 보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믿었다. 그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정말 그들의 것이라고. 그들이 그렇게 살아왔기에 자신있게 말로써 증명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모르는게 약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잘나 보였던 유명한 사람들의 이중적 모습이 드러났다. 사건 사고 뉴스에 오르내리며 추락했다. 그들은 유명했고 인생의 진리를 설파했다. 하지만 그들이 직접 전한 지혜대로 살지 못했다.

유명인 뿐만 아니라 주위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말이 번지르르했다. 처음에는 대단한 사람처럼 보였다. 다른 사람이 갖고 있지 않은 무언가를 지닌 듯 싶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속 빈 강정이다. 처음 이미지와 다른 실제와의 간극 때문에 결국엔 한없이 가벼워보였다.


그들이 착한 사람을 기만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악의적인 의도가 있었고,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행동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들도 아는 만큼 실천하기 힘들었겠구나 싶다.


처음에는 바른 길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잠시 동안 실천했다. 하지만 이내 유혹, 조급함, 싫증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지 모르는 상태에서, 달콤하고 화려해 보이는 독버섯 같은 길을 택했을 것이다.


이제는 말 보다 행동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말은 들리지만 행동은 관찰해야 한다. 말은 빠르지만 행동은 느리다. 말은 흘러가지만 행동은 떠오른다. 말은 화려하지만 행동은 단조롭다. 하지만 행동이 진짜다. 행동으로써 진실된 삶의 지혜를 보여준다. 행동이 그 사람 바로 그 자체이다.


다시 한 번 반성하고 다짐한다. 스스로 다그친다. 그럴 듯 해보이는 사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많은 지혜를 알기보다 많이 실천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화려함에 속지 않고, 단단함을 선망하겠다고.


내가 알고 있는 삶의 지혜를 종이에 써보자.

사랑해라. 이웃에게 친절해라. 베풀어라. 힘든 일도 이 또한 지나가리. 현재를 즐겨라.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라.

각자 문구는 다르겠지만 내용과 방향은 비슷할 것이다.

우리 모두 잘 안다. 참 많이도 알고 있다. 그럼 그렇게 살아보자. 단 며칠만이라도. 단 하루만이라도. 단 몇 시간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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