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첫 키스.
나는 오랫동안 첫 키스를 꿈꿔왔다.
서로를 원하는 눈빛.
사랑을 확인한 남녀.
조심스럽고 감질나게 천천히 다가오는 두 영혼.
두 영혼이 입술로 하나 되어 육체와 분리된 채 하늘로 승천할 것 같은 느낌.
그 이후의 상황은 하늘에 맡기는 걸로...
꿈꿨던 신비로운 장면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너무도 급작스러웠고, 뚝딱였고, 억울했다.
제인의 입술이 저돌적으로 내 입술에 박혔다.
어쩌면 키스보다는 입술 박치기가 더 맞는 표현일지 모른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키스 공부 좀 미리 해놓을 걸...
아... 말랑말랑한 이 감촉... 좋다...
온몸이 추웠다.
하지만 그 부위만 유독 습하고 따뜻했다.
고온다습한 그곳으로 정신이 쏙 빨려 들어갔다.
제인의 윗입술, 아랫입술, 그리고 돌기 난 분홍색 젤리가 입술을 간질였다.
맞다.
키스는 그런 거였다.
3개의 부위가 요리조리 격렬하게 동작하는 예술 행위.
영상에서 봤던 대로 입술을 벌리고 뻣뻣하게 날름거렸다.
짝!!!
제인의 뜨거운 따귀가 집중을 깨웠다.
"건방지게 같이 즐기려고 하냐? 넌 그냥 가만히 있어!"
억울했지만, 키스를 위해서 참아야 했다.
내 입술은 굳게 닫혀버렸다.
축축한 비와 거센 강풍이 초라한 출입문을 정신없이 두들겼다.
그렇게 생애 두 번 다시없을 첫 키스를 제인과 치렀다.
엄밀히 말하면 뺏겨버렸다.
키스를 했다고 제인이 내 여자가 될 일은 없다.
내게는 특별한 첫 경험이 제인에게는 애송이와의 가벼운 소꿉장난이었을 테다.
키스는 야동 같았다.
할 때는 황홀하고, 날아갈 것 같았지만 끝나고 나면 춥고 허했다.
키스 후 냉정하게 돌아선 제인의 뒷모습이 더욱 그러하게 했다.
그 뒤로 몇 번이고 제인과 키스를 했다.
매번 당하는 꼴이었다.
여전히 나는 입을 벌릴 수 없었다.
제인은 일방적인 키스를 좋아했고, 내 입술의 개방을 허락하지 않았다.
할 때마다 달아올랐지만 일을 치른 후에는...
심장이 오랫동안 가출해 버렸다.
심장이 발견되는 곳은 습하고 어두운 구석진 모퉁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제인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씨x, 그 개xx 어디있어?"
결국 제인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