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가장 야만적인 국가 미국

생명보다 자위권을 더 우대하는 미국

by 김욱

미국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나라'라다. 온몸에 탄창을 두르고 양손에 권총을 든 채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 대부분의 문명 국가에서는 영화적 상상일 뿐이지만 미국에서는 엄연한 현실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비현실적인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것은, 미국 사회가 '총'이라는 압도적인 살상 무기를 개인에게 허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총기 소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들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민병대의 역사와 스스로를 지킬 줄 아는 개인이 곧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는 신념을 내세운다. 언뜻 들으면 그럴듯한 논리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총이라는 무기가 가진 파괴적이고 비인간적인 본성을 간과하고 있다. 총은 민주주의 수호나 개인의 자위권이라는 뿌듯한 명분을 순식간에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는, 그 자체로 절대적인 파괴의 속성을 지닌 도구다.


총이 다른 무기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거리'와 '익명성'에 있다. 총은 아주 먼 거리에서, 상대방이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총에 맞는 사람은 누가, 왜 자신을 쏘았는지 알지 못한 채 쓰러진다. 그는 죽음의 이유를 알 수 없다. 그저 '총에 맞았다'는 사실이 이유가 될 뿐이다. 총을 맞기 전과 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며, 이는 단순한 폭력을 넘어선 '절대적 파괴'다.


이러한 파괴는 완벽한 '단절'이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에 의해 내 존재가 세상과 순식간에 단절될 수 있다는 가능성, 이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한 존재를 이토록 완벽하게 소멸시킬 수 있는 능력은 본래 인간의 것이 아니라 신의 영역에 속한다. 그렇기에 총을 든 사람은 피해자에게 신과 같은 존재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나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자.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신이다.


미국 사회는 결국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러한 신의 권능을 손에 쥘 수 있는 사회다. "인생이 지긋지긋한데, 차라리 신이나 되어버릴까?"와 같은 끔찍한 생각이 현실이 될 수 있는 구조다. 물론 한국에서도 '묻지마 칼부림'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며, 사람들은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서 불현듯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칼과 총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칼은 최소한의 대응 시간을 허용하며, 무엇보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고통과 죽음을 바로 눈앞에서 목도해야 한다. 상대를 찌르고,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모습을 직접 봐야 하는 그 끔찍함은 마지막 남은 인간성을 자극하는 최소한의 제동 장치가 될 수 있다. 반면 총은 어떤가? 그저 방아쇠를 당기면 모든 것이 끝난다. 멀리서 저격했다면 피해자의 고통을 볼 필요도, 잔인한 무기를 직접 휘두르는 공포도 느낄 필요가 없다. 살해의 과정이 극도로 단순화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 이것이 총이 가진 가장 무서운 점이다.


파티를 찾아가던 일본인 유학생이 실수로 다른 집의 문을 두드렸다가 집주인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있었다. 당시 일본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는데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미국 법원이 그 집주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미국에선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여도 된다. 오히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세계를 미국인들은 이상하게 여긴다. '자위권'이 인간의 생명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다.


결국 총기 사고로 희생된 수많은 미국인은 이러한 이상한 자위권 문화의 희생자다. 자위권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미국 사회는 감히 인간에게 신의 권한을 쥐어준 것이다. 이러한 자위권을 "담배처럼 오용하지만 않으면 괜찮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 권한이 오용되었을 때 어떤 참혹한 결과가 펼쳐지는지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타인의 생명을 빼앗아도 된다는 생각은 문명사회의 규칙이 아니다. 이는 오직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짐승의 세계에나 어울리는 야만적 문화다. 문명사회는 먼저 '죽음'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 그 자체를 슬퍼하고, 그 후에 이유를 따져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죽음의 무게보다 죽음을 초래한 '이유'의 정당성을 따지는 데 더 몰두한다. 생명보다 자위권을 더 존중한다는 게 대체 말이 되나.


총기 소유가 자유롭게 허용되는 한 미국은 진정한 의미의 문명 국가가 될 수 없다. 문명의 기준은 경제적 부유함이나 기술의 발전 수준이 아니라, 사회가 폭력을 어떻게 다루고 통제하는가에 달려 있다. 총이라는 절대적 폭력을 개인의 권리로 숭배하는 미국은, 화려한 기술과 막대한 부를 가졌을지언정 그 본질은 '부유한 야만 국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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