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검사와 일반상식 시험, 쉬운 듯 어려운 저 편의 기억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자리에 앉는다. 내가 이곳에 지원하게 된 이유를 잠시 생각해 본다. 여담이지만 나는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아내의 영향이 컸다.
며칠 전의 아내와의 대화와 운명과 같은 안전관리 직무와의 만남.
“오빠, OOOO공사 채용공고 떴네? 여기 내가 태어난 곳이잖아, 그리고 우리 집 하고도 가까워.”
“아, 진짜? 한 번 봐야겠네, 오?! 그리고 토익 점수가 없어도 되고 채용 조건도 되네?”
“그러게 오빠, 바로 지원해 봐. 처음엔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하면 되지 않을까?”
“응, 그래야겠다. 그리고 심지어 경력직이라 경력인정도 많이 해줄 것 같네.”
“응, 한 번 해봐, 혹시 알아 잘될 수도 있잖아?”
“그러게 좋네. 자기소개서 열심히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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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채용공고를 살펴보니, 딱 나에게 상당히 유리했다.
행정분야: 3년 이상 상법상 법인 경력 보유, 그 외 자격조건 없음
시설분야: 3년 이상 상법상 법인 경력 보우, 산업안전기사 또는 전기기사 자격증 소지자
(공공기관 경력 등 여러 가지 경력 내역이 있었으나, 나에게 해당하는 것만 기록했다.)
채용공고를 보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행정직군으로 가거나 시설직군으로 갈 수 있었다.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인사업무를 하기에 ‘나’의 실력은 애매했다. 3번째 회사에서의 좌절을 또 맛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 끝에 산업안전기사를 활용한 시설직군으로 지원을 했다. (참고로 시설직군 안전관리자 업무의 경우 2,4번째 회사에서의 좋은 추억들로 가득하기도 했다.)
다시, 필기시험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교실을 둘러보았다. 생각보다 오지 않은 수험생들이 많았다. 이상하게도 나는 합격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필기시험이 시작되었다. 인성검사는 이래저래 흘러갔다. 150문항의 문제를 30분 만에 풀어내는 것인데 인성검사는 몇 번의 경험이 있었기에 쉽게 풀어냈다 아니 풀었다기보다는 골라냈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대망의 일반상식, 처음 접해보는 문제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30문항을 30분 안에 푸는 문제로 법, 교통 관련 사항, 영화 등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문제였다. 이렇게 나의 첫 시험은 끝이 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의 아내가 마중을 나왔다. 둘이서 다정하게 길을 걸으며 시험 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오빠, 시험은 어땠어?, 괜찮았어? 그래도 열심히 했잖아!”
“응, 나름 괜찮았어. 생각보다 쉬웠어 오히려 그래서 오히려 안될 것 같아.”
“오빠, 이제 시작인데 천천히 생각하자, 그리고 지금 회사 다니고 있으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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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운 뒤, 다시 4번째 회사로 출근을 한다. 그리고 날개는 여전히 꺾인 채 일을 계속해나간다. 그렇게 해내길 5일 뒤 한 통의 문자가 온다.
‘문돌이 안전관리자님, OOOO공사 필기시험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2019년 00월 00일 15:00까지 면접이 있사오니, 늦지 않게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럴 수가 사실 필기시험이 너무 쉬워서 1-2개라도 틀리면 떨어질 줄 알았는데 합격 문자가 오다니,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 기쁜 소식을 아내에게 알린다.
“여보, 나 필기시험 합격했어, 진짜 대박이야!”
“와! 오빠 진짜 대박이다, 첫 시험에 바로 필기 합격이라니, 진짜 대단하다!”
“그러게, 오늘부터 바로 면접 준비한다, 일단 최선을 다해볼게.”
“응, 오빠 열심히 해! 잘 될 거라 믿어.”
면접일에 맞춰, 예상 면접 질문을 뽑아서 외우기 시작한다. 다시 외우기 시작하는 자기소개와 지원동기, 그 외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문적인 부분까지 외우며 준비한다. 10번 이상의 면접을 경험했기에, 별로 떨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떨린다. 그리고 욕심이 생긴다. 필기시험까지 통과한 이상, 면접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마음 비우기 훈련을 나름대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쉽지 않다. 이런저런 생각에 가득 쌓인 채로 면접일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1주일 뒤 4번째 회사에는 사랑니를 제거한다는 핑계로 연차를 쓴 채, OOOO공사 사옥으로 면접을 보기 위해 택시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