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준비 그리고 새로운 시작

이별 전 기쁨을 즐기고 4번째 회사에서 마지막 예의를 다하자.

by Alex

공기업 준비 1개월 차, 나는 드디어 공기업에 취업을 하게 된 것이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회사에서의 탈출이 가장 좋았다. 기쁜 마음에 아내에게 연락을 한다.

“여보, 나 합격했어! 너무 좋아, 운이 너무 좋았어!”

“오빠, 너무 잘됐다. 오빠는 성공할 줄 알았어.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열심히 했잖아.”

“다, 여보가 날 믿어주고 내가 열심히 공부하게끔 잘 밀어준 덕분이지.”

“아니야 오빠가 열심히 한 거지, 빨리 어머니 아버지께 전화드려.”

“알겠어, 어머니 아버지께 전화드릴게 그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소리를 지르며, 통화를 마친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부모님께 전화를 한다.

“어머니, 저예요 아들, 저 이번에 이직하게 됐어요. 운이 좋게 공기업에 들어갔어요.”

“어머! 정말이니? 거기 정말 들어가기 힘들다던데, 어떻게 했니?”

“아, 처음에 서류보고 필기시험 치고 면접 보고 했어요, 운이 좋았어요.”

“아이고, 우리 아들 수고했네, 엄마는 걱정을 좀 덜었다. 거기는 공무원 하고 똑같은 거지?"

"네, 근데 연봉이 좀 줄긴 해요, 그래도 안정적이긴 하니까 다행이죠. "

"그래 고생 정말 많았네, 한 번 내려와 할머니 모시고 맛있는 거 먹자. "

"네, 알았어요 다음 주에 내려갈게요. "

"그래, 아들 정말 축하한다. "


항상 걱정이 가득했지만 그렇지 않은 척 차분했던 부모님의 목소리가 격앙되었다. 나는 그 격앙된 목소리가 기분이 좋았다. 먼 타지에서 부모님께 전화로 이 소식을 전해드리는 게 살짝 아쉬웠다. 직접 뵙고 말씀드렸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서 이제는 좀 더 자주 고향으로 내려가서 부모님과의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기업에 입사하기 전 공기업에 대한 로망이 가득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취업 후 이직하는 과정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싶기 때문이다.)





한편, 이제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준비를 한다. 준비 기간이 2주밖에 남지 않았기에 미리 만들어둔 인수인계서를 뽑은 뒤 ㄸㄹㅇ에게 면담을 신청한다.


"과장님, 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잠시 회의실에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

“문돌이 안전관리자 무슨 일이야? 뭐 할 말 있어?, 이야기해 봐.”

“아, 회사를 그만둬야 할 것 같습니다. 근데 이번에 공공기관에 공채로 들어가게 돼서 인수인계를 제대로 못할 것 같습니다. 대신, 인수인계서는 만들어둔 게 있습니다.”

“뭐? 공공기관에 들어갔어? 정말 잘됐네, 축하해. 수석부장님께는 내가 말씀드릴게.”

“아,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럴 수가? 나에게 또 뭐라 할 줄 알았던 ㄸㄹㅇ는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그게 아니면 마음에 안 들었던 부하 직원이 나가서 기분이 좋았던 건가? 어쨌든 진심 어린 축하에 내가 당했던 불합리함의 벽들이 조금은 녹아들었다.


잠시 후, 수석부장님과의 면담이 시작되었다.


“문돌이 안전관리자, 정말 축하해, 하지만 아쉽네, 문돌이 안전관리자가 정말 잘해줬는데.”

“아 죄송합니다. 우연한 기회가 생겨 입사 지원을 했고 합격을 했습니다.”

“그래도 잘된 거니까, 정말 축하해, 사장님께서도 정말 축하한다고 말씀하셨어.”

“아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하고 가게 되었는데, 이렇게까지 축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수석부장님께는 특히 더 감사했습니다. 수석부장님께서 제가 가진 고충도 정말 잘 들어주시고 해결해 주시기 위해 노력도 해주셨잖아요.”

“그건 위에서 당연히 해줘야지, 어쨌든 자주 놀러 와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회사도 가까우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까지 마무리 잘하겠습니다.”

2번째 회사에서 받았던 안 좋은 기억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전 직원이 진심으로 축하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마지막 예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인수인계를 하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괜찮다고 했다.

2주 남짓한 시간 나름대로 인수인계서를 최신화한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들어온 선배에게 인수인계를 해준다. 그리고 날카로운 추억을 선사했지만 끝은 행복했던 4번째 회사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렇게 공기업을 향해, 그리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일이 있는 5번째 회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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