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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꿈이네 Dec 18. 2023

#7 내 면도 실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으아아아



몇 달 전 이야기.





여름. 그가 돌아왔다.


하루종일 푹푹 찌는 날씨에 비 소식까지.


이제는 조금 걸으면 제법 땀이 난다.





아직 자차로 출퇴근하지 않는 와이프를 위해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로 데리러 간다.



나는 와이프가 취업  이후  7년째 퇴근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가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에 오는  시간에 차에서 서로 얼굴  번이라도  보는  나으니까.



누군가는 그런다.



차라리 와이프에게 차를 주고 운전해서 오라 하던가, 택시 타고 오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냐고.



효율적인 것은 맞다.



그러나 나는 와이프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사랑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결정적으로 와이프가 양발 운전할까 봐 두렵기도 하고.



옛말에도 그런 말이 있지 않는가.


"기다림 끝에 낙이 온다"




한 20분 정도 기다렸나.


드디어 나에게도 낙이 왔다.






아'낙'네.







나의 감성적인 기다림이 무색하게 와이프는 차에 타자마자 또 숨을 쉬지 못한다.

무호흡증인가.



"허억.. 허억.. 올.. 올영! 올영.. 세일!!"



몇 분만에 가치관이 바뀌었다.

기다림은 사치다.



그렇게 우리부부는 또 올리브영으로 향한다.






와이프가 무엇을 고르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남성 코너에 가봐야지.




거울을 보니 나이가 들었는지 면도를 해도 거뭇거뭇 수염자국이 남아있는 듯하다. 면도 부위에는 트러블도 조금 보인다.



깔끔함의 대명사 김북꿈이 수염자국과 트러블이 있다고?



바로 삼중날 면도기와 쉐이빙 크림을 구매한다.



 그래도 평소 면도를 하면 턱이나 인중 쪽에 트러블이 고 있는 상황이다. 진정크림도 발라보고 자극적이지 않은 쉐이빙폼으로 바꿔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원인이 뭘까.

내 면도 실력이 부족한가.




그렇게 와이프 손에는 또 파운데이션, 나는 삼중날 면도기와 쉐이빙 크림을 들고 집에 들어온다.




피곤하다. 이제 씻어야지.


와이프가 먼저 씻기로 한다.




몇 분 후.




샤워를 마치고 나온 와이프가 한마디 한다.










"여보 면도기 산거  좋더라."




?





  깎았냐.

#내피부트러블의원인




정말이지, 와이프는 알 수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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