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면서 얘기하기까지?
몇 달 전 이야기.
와이프의 양발 운전 사건 뒤
우리는 평화롭게 잘 지내고 있다.
이제는 한발 운전으로 교정도 해서 발 하나는 놀고 있다. 기특하기도 하여라.
슬슬 다시 도로로 내보낼 때가 된 것 같다.
본격적인 운전 연수에 앞 서,
연습용 카트 뒤에 붙일 문구도 직접 제작해 본다.
어떤 것이 더 위협적일까.
아니, 어떤 것이 사람들 눈에 더 잘 보일까.
사실 이렇게 말고 손글씨로 써서 청테이프로 퐉퐉 붙여 놓는 게 효과는 직빵이긴 한데.
고귀한 와이프 이미지에 그런 청테이프로 먹칠을 해 놓을 수는 없지.
와이프 출근길 도로 위.
걱정과는 다르게 제법 운전을 잘한다.
코너링도 부드럽고. 앞 차와의 간격도 적당하고. 아직 유턴은 조금 부족하다.
저번에 유턴할 때 핸들을 풀어야 하는데 그대로 잡고 있어서 차가 360도 돌아 버리더라. 그때 나도 같이 돌아버렸다.
어쭈구리.
운전하는 것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됐는지 이제는 여유롭게 재잘재잘 떠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해맑은 표정으로 어젯밤 꿈 얘기를 해준다.
꿈에서 내가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나 뭐라나.
그걸 왜 이제 얘기하냐..
정말이지, 와이프는 알 수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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