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온아빠 Apr 01. 2024

그냥 너를 사랑해.

(아이의 정신질환)


구온이 겨울방학은 끝났다.

늦잠의 달콤함에 익숙해져 8시 기상을 걱정하는 구온이.


"방학이 하루 남았으니 이제 준비해야지?"

"마지막이니, 더 즐길게 아빠."


구온이는 좋아하는 동물농장을 스킵하고 오전 10시까지 롱잠을 선택했다.


뽀얀 얼굴로 방에서 나와.


"아빠 방학이 너무 짧아, 1달만 더......"


뻔뻔한 놈. 얼른 군대 가서 6시에 일어나라!


가정 안에서,

마음껏 얘기하고, 행동하는 구온이.

난 그 모습이 너무 좋다.




"저는 어린 시절, 눈치를 너무 많이 봤어요. 
방 2칸짜리 집에서 부모님의 치열한 부부 싸움을 피할 공간이 없었거든요. 재혼 가정에선 항상 불안했죠. 저랑 같이 사는 생활이 좋았겠어요? 
할 말 안 하고, 예스맨으로 그냥 의식주는 제공받으니 속 썩으며 몸만 키웠죠. 결국 정신질환에 걸려들어 아직도 고생하네요."
"아이는 어떻게 키우셨어요? 그 상태에서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아이가 저를 살렸어요. 매일 나가야 했고, 밥을 줘야 했고, 씻겨야 했고, 놀아줘야 했고...... 내 새끼라 그런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더라고요. 한 번씩 웃어주고, 안아주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이었죠. 저는 항상 생각했어요. 내가 받은 것을 반대로 돌려주자.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기지, 의심이 필요 없는 사랑을 끊임없이 쏟을 것을 맹세하고 또 맹세했죠. 아이는 너무 잘 크고 있어요. 말도 잘하고, 학교생활도 잘하고, 인사도 잘하고, 너무 좋네요."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셨네요. 상처 입은 것을 반대로 돌려주기. 잘하셨네요."


-2022년 겨울, 정신과 선생님과 대화 중에-



어린 시절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그냥 너를 사랑해"가 아닌, "내가 너를 키워준다"를 느껴야 하는 피해의식이었다.


지금은 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그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내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아버지의 새 가정에서 무관심, 새어머니의 새로운 생활방식에 눈치를 보며 항상 부채의식을 가진 채.


10대에는 밤마다 밖으로 나가 이혼 가정 친구들과 어울리고,

20대에는 따듯하게 맞아주셨던 여자친구 집에 자주 찾아가 밥을 실컷 먹고 

처형과 처남이 된 누나, 형과 놀며 잠을 자고 돌아오곤 했다.


항상 다짐했다.


내가 꾸린 가정에서만큼은 이혼은 절대 없다.

그리고 아이 얼굴에 그늘 만드는 일은 절대 없다.


내 가정은 현재 그런 의미에서 완벽하다고 자부한다.



정신질환에 대해 공부하고 아이의 강박에 관한 글을 쓰며 진심으로 강조했던 내용이 있다.


첫째

가정은 아이의 심리적 안전 기지가 되어야 한다.

조건 없는 사랑. 헌신. 배려.

부채의식 느낄 필요 없는 의식주 제공. 

아이의 심리상태 파악. 


둘째

아이에게 매일 사랑을 고백해야 한다.

"난 너를 사랑해."

"아빠와 엄마에게 와줘서 너무 행복해."

"난 그냥 너라서 좋아."

"난 네가 어떤 모습이어도 너를 지킬 거야."

"마음껏 시도해 봐. 아빠, 엄마가 있잖아."


셋째

부끄러운 모습은 안 된다.

'부부 싸움, 상호 비난, 외도, 술주정, 점집을 같이.'


넷째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 취미 생활의 중요성.

아이의 어린 시절은 금방 지나간다.

마음껏 예뻐하고 뽀뽀할 시간에, 홀로 하는 취미에 빠져있다가 나이 들어 아이에게 놀아달라 하면,  청년이 된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물론 개인적인 취미생활은 필요하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개인,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적절한 분배.

가족과 함께하는 활동 시간을 늘리면 아이와 친밀한 애착이 형성될 것이다. 


위 네 가지가 지켜진다면 아이가 정신질환에 걸려들 확률은? 


아이들의 건강한 몸, 정신, 행복한 성장 그리고 화목한 가정. 진심으로 응원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내일. 

오늘 밤 잠들기 전에, 아이의 유치원, 학교생활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난 그냥 너를 사랑해."

"네가 아빠, 엄마의 아들, 딸이라 너무 행복해."얘기해 준다면,


아이는 행복한 마음으로 기분 좋은 꿈을 꾸며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모든 행복의 근간은 가정! 

사랑이 넘치는 화목한 가정이다.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Never ever give up.

God bless you.



작가의 이전글 MAJOR와 MINO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