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 붙은 불량은커녕
“내가 조숙한 척하면 사람들은 나를 조숙하다고, 내가 게으름뱅이인 척하면 사람들은 나를 게으름뱅이라고, 내가 소설을 못 쓰는 척하면 사람들은 나를 글 못 쓴다고, 내가 거짓말쟁이인 척하면 사람들은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내가 부자인 척하면 사람들은 나를 부자라고, 내가 냉담한 척하면 사람들은 나를 냉담한 녀석이라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괴로워 나도 모르게 신음 소리를 냈을 때, 사람들은 나를 괴로운 척한다고 수군거렸다. 자꾸만, 빗나간다. 결국 도리 없지 않은가.”
67p – 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