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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May 17. 2023

내 아내가 달라졌어요!

강아지를 바라보는 시선!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고 처음으로 올리는 글입니다.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면서도 많은 분들이 이글을 읽고 잠시나마 즐거움을 느낄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내 아내가 달라졌어요.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아이들이 하나 둘 태어나고 육아에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갈 즈음 우리는 생애 

최초로 우리 집을 가지게 되었다. 

전셋집을 벗어나 내 집을 가진다는 행복은 그야 말고 세상을 다 가진 자의 마음이었다. 

그곳은 바로 서울 변두리 신축분양 아파트였고 우린 그곳에서 집 가진 자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고 있을 때였다. 아내와 함께 단지 내를 걷고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하얀 강아지를 가슴에 품고 우리 부부 옆을 지나가며 “00야 엄마가 맛있는 맘마 줄게 “ 하는 거다. 


그 얘기를 들은 아내왈 ”무슨 사람이 강아지를 낳았나? 왜 엄마야! “ 하는 바람에 나는 한참을 웃었다. 

그게 벌써 20년도 지난 일인가 보다.


그 2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나의 아내는 4마리 애기들의 엄마가 되어있다.

그것도 지극정성으로 매일 우리 애기애기 하면서.....

생각해 보면 참 우스운 일이다. 

아내가 언제 강아지를 낳았단 말인가? 

강아지라면 만지지도 못했고 가까이 오면 도망부터 쳤던 아내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건지,


작은 아이가 고3이던 해에 딸아이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매일 안달이었다.

몇 번의 설득에도 도통 고집불통이어서 본인이 강아지를 케어하는 조건을 달아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하게 되었다. 

새끼 강아지는 얼마나 작은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너무도 귀엽고 앙증맞은 아이였다. 

모두가 첨 키워보는 지라 혹시라도 다칠까 봐 안절부절못하며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이 

녀석을 키워냈다. 

8개월 지날즈음 모두가 출근하고 없는 시간에 모찌(강아지 이름, 미니비숑)가

뭘 하고 지내는지 궁금하여 거실에 cctv를 달았다. 


관찰결과 우리모두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우리가 집을 비운 그 오랜 시간 동안 종일 중문 앞에서 하염없이 현관문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 모두는 그 광경을 보며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결국 남자 친구를 데려오기로 

모의하고 어렵게 연결된 모찌의 짝을 찾아 부산까지 차를 몰고 갔었다. 


애기 강아지들 속에 우리가 선택한 애기를 태우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정성껏 키웠는데 

한 달 만에 기저질환인 심장이 안 좋아서 갑자기 하늘나라로 보내게 되었다.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고 마지막 인사라도 하라고 해서 우리 네 식구 모두는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우리 품에 온 지 1개월 만에 이 녀석의 마지막을 함께 지켜보며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보내는 아쉬움에 얼마나 대성통곡을 하며 울었는지 모른다. 


다음날 새벽에 경기도 어느 화장장에서 모리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한 줌도 되지 않은 유골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 네 식구 모두 얼마나 슬픈 날이었는지 모른다. 

나도 나지만 저렇게 슬피 우는 우리 아이들이 나 죽었을 때도 저렇게 슬피 울어줄까 하는 의문이 

갑자기 생겼다.ㅋㅋ


얼마가 지나고 우린 다시 한 녀석을 입양했다 똑같이 모리로 이름 붙여서... 

그리고 지금까지 모찌와 모리는 두 마리의 새끼 강아지를 낳고 네 식구가 되어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본인이 직접 케어하겠다는 딸아이의 다짐은 한 달도 못돼서 공수표가 되었고 

우리 부부는 진짜 엄마 아빠가 되어 네 녀석들을 지극정성으로 살피며 키우고 있다. 

아침에 밥 먹이고 내가 만들어 먹는 주스 같이 나눠 먹고  우리 부부의 식사 후 먹는  숭늉까지 

그리고 후식  과일까지 잘 먹으며 건강히 잘 살아주고 있다. 


침대에서 같이 생활하며 맨날 엄마 베개에 올라와 같이 잠을 청하고 모든 아이들이 오로지 엄마만 

바라보는 껌딱지 해바라기들이다. 

어찌 아내가 이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오래오래 우리 부부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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