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아딘
1. 작가 소개
로이 아딘(Roy Arden)은 사진과 디지털 이미지를 기반으로 현대 문명, 인간 존재, 그리고 자연과 인공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가다.
그의 작업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술 발전이 인간의 인식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자연 이미지를 결합한 작업을 통해, 인간 이후(post-human) 시대의 존재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 작품 설명
〈Generated Nature, Human Soul〉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제작된 작품으로, 자연 생명체와 인간의 신체 구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상을 보여준다.
선인장을 연상시키는 식물성 외피와 인간의 근육과 골격을 닮은 형태는 자연 진화와 인공적 창조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수십억 년에 걸친 생물학적 진화의 결과로 탄생한 인간과, 인간이 새롭게 만들어낸 비유기적 지능의 대비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이를 통해 생성 AI가 새로운 ‘종(種)’의 가능성으로 등장한 현시점을 조명하며, 인간 중심적 세계관과 생명 개념에 대한 재고를 제안한다.
3. 나의 감상
이 기묘한 생명체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인간의 형상을 닮았으나, 더 이상 인간이라 부르기에는 망설여지는 존재. 세상의 모든 생명과 사물이 자연이 건넨 선물이었다면, 이 존재만큼은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스스로 빚어낸 ‘두 번째 자연’, 새로운 종이라 할 수 있다.
문명 속에서 진화해 온 과학의 속도는 실로 경이롭다. 유년 시절 공상과학 만화 속 허황된 상상으로만 여겼던 것들―하늘을 가르는 자동차, 노동을 대신하는 기계, 손안에 담긴 거대한 세계―은 어느새 일상의 풍경이 되었다. 나는 그 급격한 변곡점을 몸으로 통과해 왔고, 그렇기에 다가올 미래의 윤곽 또한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다.
로봇이 고된 노동을 떠맡고 인간이 정신적 가치를 향유하는 유토피아는 분명 매혹적인 서사다. 그러나 역사가 증명하듯, 풍요는 언제나 또 다른 종속과 위계 위에 세워져 왔다. 영화 터미네이터 속 디스토피아가 더 이상 단순한 허구로만 읽히지 않는 이유다.
결국 어떤 세계가 펼쳐질지는 기술의 정교함이 아니라, 그것을 쥐고 있는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두 갈래 길의 경계에서 인류는 지금 어느 방향을 향해 첫발을 내딛고 있는가. 우리는 이 낯선 거울 앞에서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