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버킷리스트 ②⑦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1)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순간의 삶 속에 있으면 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연속된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느끼고, 감사하며 살 수 있다면,
죽음은
내 인생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키는 과정이 될 것이다.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산티아고를 향해 걷는 길은 기독교의 중요한 순례지였다.
순례자는 각자 저마다의 속도로 800km라는 긴 여정에 오르며
스스로와 대화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
오늘날 산티아고 순례길은 순례자를 비롯해 수많은 여행자가 사랑하는 길이다.
동시에, 오래도록 나의 꿈이었다.
데이지 세계일주 버킷리스트 ②⑦ :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동유럽부터 시작해 서유럽으로 넘어오는 여행을 정신없이 마친 뒤,
스페인 여행을 하기 전 순례길에 오른다.
유럽 여행을 계획하느라,
계획이 틀어지는 것에 머리를 싸매며 보낸 지난 여행.
한 달 동안 유럽 여행을 바삐 해오던 나에게 순례길은 큰 변화가 된다.
아무런 계획 없이 그저 걷기만 하면 되니까.
걷고 또 걸으면 된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걸으면 된다.
매 순간 천장이 달라지는 여행 중에서도 쉼이 필요하다.
매일이 색다르고 변하는 여행 중에서도 일상이 필요하다.
내게 순례길은 쉼과 일상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여행에서도 쉼이 필요하듯,
여행에서도 변화가 있으면 좋다.
지난 여행 동안에는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었다면,
이번 순례길을 통해
오랫동안 하지 못한 나와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마음껏 나와 이야기해야지.
그렇게 나는 순례길 여정에 오르기 시작했다.
2023년 10월 10일의 기록
아침 5시, 일어나 마지막으로 준비를 마친다.
순례길의 시작인 생장까지 가기 위해 프랑스의 작은 마을 바욘(Bayonne)에 들린다.
2시간 정도 달렸을까, 바욘에 도착했다.
바욘에서 생장까지 기차는 예매하지 못했고,
버스를 기다리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그럼 히치하이킹이나 해야겠다!'
어느덧 히치하이킹이 자연스러운 배낭여행자는
자랑스레 엄지손가락을 도로에 치켜세운다.
아침 8시 30분.
엄지손가락은 순조롭게 성공해 고속도로에 오른다.
나이가 지긋한 두 여성분도 순례길에 올랐었다며, 순례길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한 운전자는 영어가 안되셔서 소통을 하지는 못했지만, 무엇보다 환하게 웃어주시며
나를 안전하게 다음 히치하이킹 장소로 옮겨주셨다.
한 버스 운전자는 조용히 내게 타라고 손짓하며 짐을 실어주었다.
버스기사가 히치하이킹을 하다니!
순례길에 대한 마음은 넓은 마음의 운전자들로 증폭되어 안전하게 생장에 도착했다.
함께 웃어주는 운전자,
조금씩 떠오르는 태양,
따뜻해지는 날씨,
따뜻한 운전자들의 마음씨까지.
벌써부터 순례자가 된 느낌이다.
따뜻해지는 길 위에서 앞으로의 길도 안온하길.
*나중에 알고 보니, 바욘에서 생장으로 가는 버스가 있단다. 기차와 같은 가격(11유로)인데, 기차는 새벽 아침에만 존재하지만, 시간은 1시간, 버스는 오후에 있지만 1시간 30분 정도라고!
와, 내가 정말, 순례길을 시작하는구나.
걸으면서 그동안 못해왔던 나와의 대화를 많이 해야지.
스스로 대화하고, 고민하고, 또 아무 생각 없이 지내기도 하면서.
생각으로 가득 찬 길을, 그리고 생각 없이 다니는 길을. 이번 순례길을 보내며,
그동안 밀렸던 일들도 정리하고, 앞으로의 일들도 생각해 봐야지.
생장에 도착하니 10시 30분.
사무실에 들러 크레덴셜을 발급하면서 우연히
뒤에 있던 한국분과 말이 닿게 되었다.
.
"오늘 바로 출발하세요?"
'일단 오늘 출발하면 저녁 6시 즈음 도착하겠지'라고
간단하게 계획한 나는 대답했다.
"저는 오늘 가보려고요"
"그럼.. 저희 같이 갈까요?"
걷기 초반부터 생장 마을 곳곳은 아름다웠다.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짙은 빨간색의 장식들.
생장 마을을 지나고 나면, 조그만 마을 마을들도 보인다.
우린 그런 조그맣고 아기자기한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니는 본인을 전진이라고 소개했다.
중간 마을에 들러 산 귀한 빵의 반쪽을 나눠주었다.
우리는 나폴레옹 언덕을 걸으며 중간에 쉬기도 했다.
12시 즈음 넘어 출발했으니,
해가 중천에 떠있는 2시경에 나폴레옹 언덕을 넘
는 것은 나를 벌러덩 눕게 했다.
목마름과 더위와 사투하며 언덕 중간 그늘에 벌러덩 누웠다.
헉 헉 헉..
그런데, 이 벌러덩 이,
이 헉헉거림이 너무나도 좋다.
진 언니와 나는 각자 속도에 맞추어 서로 잠시 멀어져 걷기도 하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며 걷기도 하며,
또 함께 이야기하며 걷기도 했다.
이야기에 집중한 나머지 우린 길을 잃었다.
갈림길에서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이다.
산을 넘는 게 정말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후 하 후 하.... 중간에 털썩 앉아 쉬기도 했다.
하염없이 평화롭게 풀을 뜯어먹는 산 뭉텅이의 소들을 바라봤다.
산을 자신의 터지 삼아 마구 뛰어넘는 소들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힘겹게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오고
잠시 숨을 고르며 길에 앉았다.
우린 길 잃고 체력이 소진된 우리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리, 방금 산 하나를 그냥 넘은 거야?"
불과 2km 만 걸었는데 체감상 5km 넘게 걸은 듯했다.
"그래도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일찍 알게 되어 다행이야! 하하"
우리는 방금 길을 잃었다는 사실과
산을 넘었다는 사실이 황당하고 웃겨서 계속 웃었다.
순례길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안온하고, 평화롭다.
길 위의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웃음을 짓고,
순례자와 만나 ‘부엔 까미노’를 외친다.
매우 힘겹게 올라가며 사투하는 한국 남자분도,
스틱을 갖고 능숙히 올라가는 중년의 외국분도,
강아지와 함께 순례길을 하는 길쭉한 남성분도.
이 길 위에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까미노의 평화가 짙게 베여있음을 느낀다.
그렇게 걷고 또 걸으니 어느새 해는 저물었다.
간격이 벌어진 채로 멀리 떨어져 걷던 진 언니는 소리쳤다.
"나는 더 이상 못 갈 거 같아.
여기서 자고 갈게. 나중에 다시 보자!"
우린 서로 소리 지르며 작별인사를 고했다.
폰 배터리도 얼마 없는 상태였지만, 두려움 하나 없었다.
순례자의 길은 언제나 우리를 인도할 것이고, 모든 건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어서일까.
온통 숲 속뿐이어서 울창한 숲 속가운데 나 홀로 (사람으로)만 있다는 생각이 으스스하면서 색달랐다.
오후 7시를 넘겨 무사히 마을에 도착하니
첫날부터 커다란 산을 넘은 것만 같아 감격이 들었다.
새벽까지 출발해 25km를 걸어 도착한 나는
침대를 얻자마자 바로 잠들었다.
좋은 인연도 알게 되고,
무사히 첫날의 목표를 이루게 되어 기쁜 피곤함을 안고
침대 위에 피곤함을 달콤함과 맞바꾸었다.
공립 알베르게도 10시에 맞추어 모든 불이 꺼졌다.
순례길의 첫째 밤이 쏜쌀같이 흘렀다.
잠들기 전, 스치는 생각한 줌을 잡으며 밤을 보냈다.
앞으로의 순례길은 어떤 모습일까?
그저 걸으면서 나아가지만,
내게는 머물러 잠시 재정비하고 휴식이 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무엇이되었든, 부엔까미노!
2023년 10월 11일 기록
오후 3시 즈음 이튿날 걷기를 마쳤다.
얼마 만에 오후 4시 전, 일과를 끝냈던가!
다 씻고 누워있으니, 평화롭기 짝이 없다.
이 평화로움이 참 좋다.
순례자의 길을 오르고 있는 이 순간이 언제나 감사하다.
조용히 여유로움을 음미하며 아침부터의 하루를 복기 헸다.
아침 6시가 되니, 알베르게에 교회 찬양 소리가 울렸다.
밤사이에 꽤나 추웠는데, 아침에도 조금의 추운 온도가 남아있다.
7시 54분 출발.
길을 나선다.
아침 해무가 마을 곳곳에 껴있는데,
아침 이슬이 되어 한껏 유럽 시골의 분위기를 더한다.
멀리서 진 언니가 보여 우린 함께 2일 차를 시작했다.
"전 날 잠자리는 어땠어?"
"어제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어?"
우린 지난 이야기를 나눴다.
"어제 걸으면서 내내 어떤 짐을 버려야 할지 고민했어."
실제로 첫째 날 알베르게에서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두고 왔다. 진언니도 몇 개를 꽤나 버렸다.
정말, 생각해 보면,
그렇게 크게 내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참 많다.
욕심은 우리의 어깨만을 더욱 무겁게 할 뿐.
우리는 함께 걸었고, 걷다가 나는 마트에 들러 점심 꾸러미를 샀다.
언니는 먼저 가서 뒤이어 우리는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
각자만의 방식으로 순례길을 걸었다.
곳곳에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들이 무언가 나를 환영해 주는 기분이 들어 좋다.
곳곳마다 드러나는 조그만 마을들은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나귀와 소는 하염없이 평화롭게 풀을 뜯어먹는다.
하얀 해무는 낮이 옴과 동시에 어느덧 사라지고,
강렬한 햇빛이 오후 2시를 기다린다.
여러 나무의 형태가 보인다. 한 나무는 수많은 둥지를 갖고 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나뭇가지로 새들에게 둥지를 띄우게 해 준다.
나무 아파트네!
나귀들의 방울 소리,
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살랑이는 느낌,
푸르른 샛소리....
걷고, 걷고, 또 걷는다.
한창 빠진 노래가 거의 닳을 때까지 듣기도 하고
헤드셋을 벗어 내가 실컷 노래를 부르기도,
그저 멍 때리며 경치를 바라보기도 한다.
노래도 흥얼거리고,
노래도 부르고,
노래도 들으면서 온전히 노래에 심취하고,
풍경에 심취한 워킹을 보냈다.
생각을 비우고 계속 걸으며 노래 듣는 것도 오랜만이다.
좋다.
이렇게 생각을 비우고 계속 걷는 것이 얼마만인가!
이렇게 노래만을 들으며 그저 노래에 심취한 게 얼마만인가?!
아름다운 자연과 온화한 길들,
상냥한 표지판들까지 더해,
내게 그동안 오지 않았던,
앞으로도 흔하지 않을 소중한 시간들을 채워준다.
아침에 산 바게트와 초콜릿,
진 언니가 무거워서 버리려고 할 때 챙긴 케첩을 꺼냈다.
케첩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바게트와 함께 먹을 생각을 한 적도 없지만
케첩과 바게트의 조합은 꽤나 맛있었다.
순례자의 길을 하면서,
혹은 순례자의 길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걷고 운동하고 난 뒤에
내게 익숙하지 않은 무언가를 먹어도
모든 게 다 맛있어지는 마술일까.
다리 아래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배경음 삼아
바게트 케첩과 바게트 초콜릿을 맛나게 먹고 다시 길을 나선다.
순례길을 걸으며 종종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책을 쓰고, 나의 경험으로 인해 유명해진 내 모습을 상상한다.
혹은, 정말 프랑스어를 배우게 되는 내 모습도 떠오른다.
책을 출판하고, 나의 경험으로 사람들에게 강연하는 내 모습이 강렬하게 떠오른다.
무척이나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떠오른다.
아무래도, 걸으면서의 기록과 친해져야겠다.
걸으면서 생각해 볼게.
걸으면서 생각을 비울게.
이 두 가지를 열심히 실천 중인 2일 차이다.
2023.10.12.
아침 5시.
일찍 일어나 다음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한국분이 지나갔다.
"안녕하세요."
지나치는 한국분에게 나도 모르게 인사를 했다.
"한국분이세요?"
말이 닿은 분의 동행과 함께
우린 그렇게 함께 아침을 먹게 되었다.
"오늘 팜플로나까지 가시죠?"
"저는 팜플로나보다 더 갈 거 같아요.
같이 점심만 먹고 헤어져요"
아침 7시. 우린 함께 팜플로나까지의 여정을 시작했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이때 만난 이들이 내 순례길의 전부가 되어줄 거란 것을.
언니 오빠들과 함께해서 좋다.
지금 내 앞에 언니 오빠들은 잘 준비를 하고 있다.
소중한 사람들,
소중한 인연들.
다들 배려심 있고,
서로 나눌 줄 알고 있다.
어릴 적, 까미노 책을 읽으며 숙소에서의 심정을 읊었던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그때 그 순간을 읽으며 까미노를 하는 내 장면을 상상하곤 했는데,
지금 내가 바로 그 순간에 있다.
소중한 언니 오빠들을 만나 숙소에서의 좋은 추억을 보내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웃는 순간을 즐기고 있다.
오늘 길의 언니 오빠들 덕분에 정말 수없이 많이 웃었다.
다들 정말 웃기고, 좋다.
어제는 그간 못 들었던 노래를 들으며 오랜만에 노래에 심취해하면서 걸었다면,
오늘은 새로운 인연들과 웃으면서 서로의 삶을 공유하면서 쏜쌀같이 걸어왔다.
3일 차 까미노, 감사하다.
현재 시각은 10시. 모두들 내일 이른 아침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잠자리에 든다.
오늘 하루 너무나도 여유롭고 행복하게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걷는 내내 언니 오빠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내가 순례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함께 걷는 느낌.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함께 하니, 더 많이 웃고, 더 많은 이야기가 공유되며,
우리의 길이 더욱 짧아지는 기분이다.
오늘은 팜플로나까지 가기로 했고, 나는 점심만 먹고 빠지려고 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좋은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오늘 하루만 팜플로나에 머물고,
내일 더 일찍 출발하면 될 거야.'
어느새 이들과 더 오래 있고 싶은 마음은
팜플로나에 머물기로 다짐하게 했다.
우린 함께 팜플로나도 구경하고,
대성당에 들려 도장도 받았다.
마침 스페인 국경일로 큰 행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광장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부스 운영을 하고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이 광장을 가득 채웠다.
버섯 구운 것부터, 푸아그라, 문어, 치즈시금치, 대구...
다양한 스페인 요리들을 조그만 접시와 즐길 수 있었다.
우리 모두는 마침 많이 배가 고파있었고,
매우 행복해하며 먹었다.
기덕오빠가 말했다.
"혼자였으면 두 그릇 시켜서 먹었겠지만,
같이 먹으니 이렇게 10그릇 이상의 것들을 나눠먹고 다양하게 체험해 보네!"
함께하니 좋구나.
이후 마트에 들러 장을 봤다. 중간중간 예쁜 마을 거리에는 사진도 찍었다.
마트에서 오늘 저녁으로 먹을 것들과 내일 아침, 점심까지 것들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와 마트에서 샀었던 푸딩을 먹으며 짧게 이야기 나눴다.
오빠들의 군대이야기, 오늘 순례길이 어땠는지의 이야기 등등.
‘네가 힘들다고 생각한 그때가 힘든 거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어’.
기덕 오빠는 순례길 위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말했다.
k-라테로 김치찌개를 라테 잔에 넣어 마시면서
각자만의 철학을 논의할 밤이라니,
내가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구나.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영성오빠 기덕오빠 재희언니 경민오빠.
어릴 적 태권도를 하다 무릎이 다치고 연기의 길을 시작한 경민오빠,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 수능을 다시 준비했던 기덕오빠,
육군사관학교 이후 군대를 나와 세계여행을 다니고 있는 영성오빠,
뉴질랜드에서 지내다 박사 과정 전 세계여행을 시작한 재희언니.
다들 각자 저마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갖고 있다.
다들 자신의 삶 위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그러한 길 위에서,
우리가 순례길이라는 공통된 길 위에서 만났다.
이들과 헤어지고 다시 나만의 길을 떠날 수 있을까.
앞으로 펼쳐질 순례길의 형태가 어떠할지 모르겠지만,
오늘 밤의 따뜻함은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순례길이 펼쳐질까?
데이지 (신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