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21편] 엄마가 성장했다.

그리고 신혼여행은 언제 갈 수 있을까..

by 딴딴한 육아
legBRTBGY-qRU9Mm4Q0oe.jpeg

이번 주는 정말 정신없었다. 회사 내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었는데, 내 업무가 직원 배치와 관련 있기 때문에 400명 정도의 변화된 인원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다. 그래서 퇴근하면 녹초가 돼 돌아왔다. 다행히 딴딴이 엄마가 이제 육아에 능숙해져서 불평이 줄고 있다. 매번 내가 출근하면 아이가 미친 듯이 운다고 와이프도 같이 슬퍼했는데 어제는 운 좋게 아이를 잘 토닥인 것 같다. 원더윅스 기간에 잠시 휴정기가 있다던데 그런 느낌인가?? 8월 초는 휴가철이다. 재판부도 휴정이고 다수의 직원이 이 나라 저나라 좋은 곳을 떠난다. 육아를 할 때는 타인의 자유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진다. 아이를 보는 건 즐겁고 행복하고 매번 새롭지만 역시 내 휴식과 신체적 건강에 도움 되지 않는다. 가끔은 회사 일이 힘들고 바쁠 때 도피하면서 여행을 떠나는 게 내가 가진 취미였는데 지금은 회사-육아-회사-육아의 반복이라 정신적 건강을 챙길 여유가 없다.


저번주 보건소 선생님이 오셔서 "아빠 일도 하고 육아도 하려면 너무 힘드실 거 같아요."라고 했을 때 무슨 소리지? 나 회사 가면 편하게 있는데? 란 착각까지 했다. 이번 주 업무가 급격하게 바빠지니 멘탈이 조금 손상이 왔나 보다. 직원들의 불만 + 업무적 혼돈을 동시에 받으니 급급급 휴가를 떠나고 싶어졌다. 오늘 커뮤니티를 보다 신혼여행지 고민이란 글이 올라왔다. 우리도 21년 행복했던 신혼여행을 꿈꿨었다. 12.25. 특별한 날 결혼하자고 했던 게 화근이었다. 분명 첫 결혼 계획은 10~11월이었는데... 비용 등을 고려해서 12월로 미뤘는데 완벽한 오판이었다. 21년 10~11월까진 위드코로나와 함께 어디든 떠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리웠던 파리와 궁금했던 몰타 항공편을 결제했다. 11월 중순부터 오미크론의 등장과 함께 1000명대의 코로나는 급등하며 12.25. ㅎㅎㅎ10000명이 됐다. 공포는 엄청났고 대절버스 및 결혼 관련 취소를 했는데 이때 수수료를 더하면 10월 결혼식 비용을 압도적으로 넘었다. 완벽한 실패!

z8YpPNmFS_88zn7nDYqjB.gif

격리만 없다면 가고 싶었지만 결국 격리와 함께 꿈꾸던 파리행 티켓은 먼 미래로 날려 보냈다. 아주 추운 12.25. 눈도 많이 오고 영하 18도에 코로나는 만 명. ㅎㅎㅎ친구들이 좋은 날 결혼했다고 지금까지도 욕을 한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해프닝이다. 매 결혼기념일마다 그날을 그리며 하하 호호 웃는다. "오빠 우리는 신혼여행 언제가?" "언젠간" ㅋㅋㅋ 매년 반복되는 이야기다. 올 해로 벌써 4년 차 결혼 생활이다. 모든 게 계획 대로 진행됐다고 할 순 없지만 나 정도면 행운의 사나이다. 원하는 시기에 결혼했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아이도 예쁘게 태어났고 같은 직장을 다니는 아내와 회사 스트레스를 토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혼여행을 못 간 것, 유산의 아픔 등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때 아팠던 만큼 나중에 받을 보상이 3~4배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htDpv6h4qYbdu4j2h21EL.jpeg

우리가 꿈꿨던 신혼여행은 60살은 넘어야 가능하겠지만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은 또 다른 기쁨을 줄 수 있겠지. 그리고 60살 넘어서 가는 신혼여행도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한 여행과는 전혀 다를 거다. 20대의 애틋했던 감정은 먼지만큼 남아있겠지만 황혼(?)에 가까워지면 고생한 우리를 돌아보는 소중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이전 04화[육아 20편] 통잠 랠리 초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