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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두 나를 싫어하는 걸까?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도자

by 채정완
왜 모두 나를 싫어하는 걸까_acrylic on canvas_90.9X72.7_2025.jpg 왜 모두 나를 싫어하는 걸까?Why does everyone hate me?, acrylic on canvas, 90.9X72.7, 2025

특정 집단의 리더는 일부의 구성원들에게 미움을 살 수밖에 없다. 리더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있고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결정을 내리기란 불가능에 가깝기에, 그 결정에 반하는 쪽에 서 있는 이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상적인 리더라면 그 비판을 수용하여 자신이 내린 결정에서 보완했어야 하는 점이 없는지를 찾아 추후의 결정에는 더 많은 이들의 만족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존하는 대부분의 사회 지도자는 자신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그저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이가 많다. 대중의 의견을 가장 면밀히 살펴봐야 할 사회 지도자들이 자신이 대중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우선 지도자들은 자신이 직접 여론을 파악하기보다는 가까운 참모나 지지자들을 통해 필터링된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정보들은 부정적인 내용보다는 자신을 긍정하는 내용으로 치우치기 쉽고 이런 환경은 실존하는 비판적 여론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한 지도자가 오랜 시간 권력을 쥐고 있게 되면 일반 대중의 생활 방식과 사고방식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고위층에서의 생활은 특권과 예외적인 대우로 가득 차 있어, 사회적 현실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 대중과의 연결 고리를 약화하고, 비판적 여론을 단순한 소음으로 간주하게 만든다.


이뿐 아니라 일부 정치인은 자신에 대한 비판을 대중의 분열로 조장하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그들은 비판자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지지자들에게 이러한 대립 구도를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지지자를 결집하여, 성공을 거둔 경험이 생기면 비슷한 전략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유리할 수 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자신을 더 깊은 고립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는다.


'왜 모두 나를 싫어하는 걸까?' 작품은 명백한 비판의 명분을 스스로 제공하면서도 그런 비판 여론을 수용하지 못하는 정치지도자들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다. 누구든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듣는 것은 편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집단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대중의 비판을 단순한 반발이 아니라, 정치 지도자들의 방향에 대한 수정과 성찰을 요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이런 대중의 신호를 경청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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