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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구두를 신은
Dec 23. 2023
유자 같은 거였어
자, 가져
향기롭지?
네 곁에 둬
먹을 수 있는 건가요?
아니, 향기만
산 것도 아니고 주운 것도 아닌
유자가 딴에 향기롭기는 했어
오늘 아침 보니까
까맣게 썩었더라구
당신의 사랑이란
고작 유자 같은 거였어
사랑이라 붙이기에도 아까운 당신의 마음은 뭐였을까
향기롭지만 곧 변해버릴
고작 유자 같은
그걸 버리지 못한 내가 바보야
해맑게 웃고
감사해요 하고
뒤돌아나와 내가 먼저 버렸어야 했는데
그랬더라면 좋은 향기로
기억되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