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호 좌회전

살아보니 인생은 비보호 좌회전이더라고

앞사람이 간다고 따라 하다가는 크게 한방 먹지

나보다 실력 좋은 뒷사람이 내 뒤에 대고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하더라도

그 사람 말대로 섣불리 운전대를 놀렸다간

더 큰 화가 되기도 해

보잘것없는 내 실력으로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기회가 안 와서 조바심이 나더라도

함부로 끼어서는(나대서는?) 안 되더라고

사람마다 자신만의 때가 있는데

그 기회를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되더라고

그래도 운전대를 딱 잡고

브레이크를 꽉 누르고

눈을 크게 뜨고 기다리면

언젠가 나만의 때가 있더라고

번개처럼 영광스러운 나만의 드리프트!

그리고 

어느 날은

자신의 직진 신호에도

내게 먼저 가라며 손 흔들어주는

좋은 사람도 만나게 되더라고

잠깐 스쳐 지나가지만

잠깐의 목례로 그에게 감사를 표한 것이 다지만

그런 사람들 덕분에 나는 덜 외롭잖아.

다음엔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지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