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코로나, 그리고 출국준비

#5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by 뉴학생

2022년 2월 말 회사 계약이 끝나고 우리 집에 코로나가 찾아왔다.


남편이 먼저 코로나에 걸려 일주일을 꼬박 앓고 격리해제 이틀 후 내가 뒤늦게 일주일을 앓았다. 작은 집에서 격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결국 걸리고야 말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남편이 소파 생활은 안 했을 텐데. 다행히 우리는 독감정도로 지나갔다. 나 같은 경우 2차 백신 접종 후 안내문에 적힌 거의 모든 부작용 증상이 나타났어서 코로나 감염 증상이 오히려 무난하게 느껴졌다. 목이 따갑기는 해도 평소에 약을 잘 안 먹어서 그런지 약을 먹으면 네 시간은 아프지 않고 잠만 왔다.


코로나로 집안에서 보름을 보내고 나니 문 밖에는 봄이 와있다. 굳건히 닫혀 있던 뉴질랜드 국경도 열 채비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5월부터 워킹홀리데이와 관광비자를, 8월 말부터 학생비자 업무를 재개한다고 했다. 남편은 워킹홀리데이 신청이 가능한 나이니 일단 신청을 하고, 6월 즈음 난 관광비자로 남편이랑 같이 뉴질랜드에 들어가 집을 알아보고 혼자 한국에 다녀오면 되겠다는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 대략적인 일정을 세우고 나니 시간이 잘 갔다.


남편의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을 무사히 마쳤다. 한동안 해외에 있을 예정이니 미룰 수 없는 치과 진료를 시작으로 국제운전면허증과 통장잔고증명, 도착해서 바로 필요할 뉴질랜드 달러를 준비했다. 그동안 줄여온 옷장에서 뉴질랜드로 가져가지 않을 옷들 정리하고 쓸만한 살림살이들을 친구들에게 나눔했다.


그동안 월세로 연장하며 살아온 우리 신혼집은 출국 한 달 반을 앞두고 정리해서 양쪽 부모님 집에 짐을 옮겼다. 다음 세입자가 큰 가구 몇 개를 넘겨받기로 해서 이삿짐센터를 부를 필요가 없게 되었다. 2년이나 살까 싶던 집인데 4년 반을 보낸 우리 첫 번째 보금자리. 여기저기 우리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 우리 짐이 다 빠진 집이 더 허전하게 느껴졌다. 이사 오던 날부터 우리를 챙겨주던 경비아저씨한테도 인사를 하며 우리가 쓰던 소형 냉장고를 넘겨드렸다.

아빠차로 세번을 왔다갔다 하며 짐을 뺐다.


남편은 어릴 적부터 살던 동네를 떠나려니 감성적이었다. 거침없이 오르는 집 값에 평생을 살아온 동네이지만 우리가 가진 돈으로는 이 동네에서 집을 살 수 없구나 서글픈 농담도 덧붙였다.


우리 부부는 이제 민달팽이가 되었다. 양쪽 집에 빈 방을 오가며 엄마밥을 먹으니 몸은 편한데 마음은 조금 무거웠다. 남편은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커피대회를 나가고 싶다며, 시댁에서 지내면서 대회 연습에 몰두했다. 남편 주변 커피쟁이들이 기물을 빌려주고 맛에 대한 피드백을 줘서 미련 없이 대회를 마쳤다. 결과는 심사위원들의 몫이니까.


대회가 끝나니 출국까지 딱 열흘 남았다. 가족들이랑 시간을 보내고 가까운 지인들과 송별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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