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Houdini>

툴로 읽는 디자이너의 진화 1.0

by 콜드포인트

후디니(Houdini)는 1996년 처음 소개된 이후, 오늘날 영화 제작과 시각효과 업계의 중추적인 도구로 자리잡았 다. 캐나다의 사이드이펙스(SideFX)에서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는 절차적 모델링(procedural modeling)이라는 혁신적인 방식을 통해 3D 그래픽 제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후디니는 기술의 진화와 함께 창작자들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드는 강력한 수단이 되어왔다. 하지만, 후디니는 다른 3d 프로그램에 비해 진입장벽이 크다는 이유로 유저들 사이에 유명한 짤도 존재한다.



후디니 작업난이도


근원에서 시작된 혁신: 프리즘스에서 후디니로

후디니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어 있 다. 1982년 옴니버스 그래픽스(Omnibus Graphics)라는 회사에서 처음 개발된 프리즘스(PRISMS)라는 독점적 컴퓨터 그래픽 응용 프로그램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프리즘스는 유닉스 메인프레임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C 프로그래밍 기반의 일련의 프로그램들이었으며, 초기에는 텍스트 기반이었지만 1986년경 SGI IRIS 1200 그래픽 워크스테이션에서 처음으로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갖추기 시작했다.

두 명의 뛰어난 개발자인 그렉 허머노빅(Greg Hermanovic)과 킴 데이비드슨(Kim Davidson)은 이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 권리를 취득하여 1987년 사이드이펙스를 설립했다. 그들은 프리즘스의 혁신적인 개념을 이어받으면서도 더욱 발전시킨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나갔다. 1990년대 중반까지 프리즘스는 지속적으로 진화했으며, 특히 1995년 세이지(Sage)라는 노드 기반의 모델링 패키지 도입은 훗날 후디니의 핵심이 될 절차적 워크플로우의 원형을 제시했다.


후디니의 탄생과 초기 성장: 비선형 3D 애니메이션의 시대

1996년 SIGGRAPH에서 후디니 1.0이 공개되었을 때, 이 소프트웨어는 "최초의 비선형 3D 애니메이션 환경(first non-linear 3D animation environment)"이라는 혁신적인 슬로건으로 소개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선형 모델링 방식에서 벗어나, 언제든지 이전 단계로 돌아가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한 워크플로우를 제공한다는 의미였다. 후디니는 이러한 절차적 특성을 통해 애니메이터들이 제작 과정을 일일이 기억할 필요 없이 창의적 사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후디니의 개발을 이끌었던 4명의 핵심 개발자들은 1998년 과학·기술 아카데미 상(Sci-Tech Award)을 수상했으며, 이는 프리즘스 프로그램의 절차적 모델링과 애니메이션 기능에 대한 업계의 인정을 의미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후디니는 빠른 속도로 기능을 확장해나갔 다. 1999년에는 후디니 3.0이 릴리즈되었고, 2000년에는 후디니 4.0이 리눅스에서 작동하는 최초의 주요 3D 애니메이션 패키지가 되어 개방형 시스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반영했다.


호우디니 소프트웨어의 진화 과정 타임라인 (1987-2026)


성숙기로의 접어듦: 2000년대의 안정과 확장

2002년 후디니 5.0의 릴리즈는 소프트웨어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시점을 의미했다. 이 시기에는 후디니가 단순한 모델링 도구를 넘어 종합적인 3D 제작 플랫폼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2003년부터 2009년에 걸쳐 후디니 6.0부터 10.0까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으며, 각 버전마다 FX 시뮬레이션, 입자 시스템, 그리고 역학 해석(dynamics) 기능들이 점진적으로 개선되었다.


후디니의 절차적 워크플로우의 본질은 노드(node)라는 개념에 있 다. 각각의 노드는 거대한 네트워크에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단일 단계를 나타내며, 이들을 연결함으로써 복잡한 효과를 순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 다. 이러한 비파괴적(non-destructive) 워크플로우의 장점은 후반 단계에서 특정 노드를 수정하면, 그 변경사항이 전체 네트워크에 자동으로 반영된다는 점이 다. 예를 들어, 모델의 이동이 필요하면 변환 노드(transform node)만 수정하면 되고, 시뮬레이션의 특성을 조정하려면 솔버 노드(solver node)만 변경하면 된다.


확장과 통합의 시대: 2010년대의 비약적 성장

2010년대는 후디니가 할리우드의 주요 스튜디오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채택되기 시작한 시기였 다. 특히 파괴(destruction), 화염(pyro), 입자(particles), 천(cloth) 등의 동력학 시뮬레이션에서 후디니의 우수성이 널리 인정받으면서, 영화 제작 업계의 표준 도구로 자리잡게 되었 다. 소니 픽처스 이매지웍스(Sony Pictures Imageworks), 픽사(Pixar), 디지털 도메인(Digital Domain)과 같은 세계적 수준의 VFX 회사들이 후디니를 주요 작업 도구로 선택하기 시작했다.


후디니가 영화 제작에서 특히 가치 있는 이유는 그 유연성에 있다. 수십억 개의 포인트 클라우드(point cloud)와 복셀(voxel)을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시뮬레이션 엔진을 갖추고 있어, 영화의 후반부 수정 사항도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 다. 예를 들어, 폭발 장면의 특성이 수정되어야 한다면, 절차적 네트워크를 조정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효율성은 촉박한 제작 일정 속에서 창의적인 결정을 늦게까지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후디니 인터페이스


현대적 전환: USD와 솔라리스의 등장

2020년대 초반부터 후디니는 보다 포괄적인 파이프라인 도구로서의 진화를 이루었 다. 특히 픽사에서 개발한 개방형 표준인 USD(Universal Scene Description)를 채택함으로써, 후디니는 단순한 이펙트 제작 도구에서 전체 제작 파이프라인의 핵심 요소로 변모했다. 솔라리스(Solaris)라는 USD 기반의 레이아웃, 룩디벨롭먼트(look development), 라이팅 도구 모음이 도입되면서, 아티스트들은 자산 생성부터 최종 렌더링까지 통일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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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디니 19와 20 버전에서는 카르마(Karma)라는 새로운 렌더링 엔진이 소개되었으며, 이는 USD 기반의 워크플로우와 밀접하게 통합되어 있다. 또한 키네이펙스(KineFX)라는 절차적 캐릭터 리깅 시스템이 도입되어, 캐릭터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 자체를 혁신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후디니가 단순한 VFX 소프트웨어에서 벗어나, 영화와 텔레비전 제작의 전체 파이프라인을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의 후디니: 2025년의 최신 기술

2025년 8월에 공개된 후디니 21.0은 지금까지의 가장 거대한 업데이트이다. 사이드이펙스에 따르면 360개 이상의 신기능이 추가되었으며, 이는 후디니 역사상 최다 신기능 릴리즈로 기록되었다. 후디니 21.0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키네이펙스의 오토리그 빌더(Autorig Builder)로,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의 직관적 인터페이스로 캐릭터 리그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전에 베타 상태였던 여러 도구들이 이번 버전에서 정식 프로덕션 버전으로 승격되었다.


또 다른 혁신은 코페르니쿠스(Copernicus)라는 GPU 가속 이미지 처리 프레임워크의 진화이다. 이는 텍스처 작성, 합성, 그리고 포스트 이펙트 처리를 후디니 내에서 직접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솔라리스 환경도 대폭 강화되어 샷 빌더(Shot Builder) 시스템과 라이브 렌더링 기능이 추가되었으며, 카르마 렌더러가 하이드라 2.0(Hydra 2.0)과 가우시안 스플래트(Gaussian Splats) 지원을 포함하도록 확장되었다.


후디니 21.0은 인공지능 기반의 도구들도 도입했다. 애니메이션 카탈로그라는 포즈 라이브러리가 완전히 재설계되었으며, 모션 믹서(Motion Mixer) 베타 버전은 영상 편집 시스템의 논리를 애니메이션 작업에 적용한 혁신적인 기능이 다. 캐릭터 리그에서 근육 체계와 포스 시뮬레이션이 한층 정교해졌으며, 군중 시뮬레이션(crowd simulation)도 향상되었다.


호우디니로 제작된 고급 VFX 파괴 시뮬레이션 장면


업계 영향력과 미래의 전망

후디니는 현재 광고, 영화, 텔레비전, 게임 개발 등 거의 모든 3D 제작 분야에서 표준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VFX 부서에서는 후디니의 시뮬레이션과 입자 시스템이 사실상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아티스트들은 항상 업계에서 수요가 높다. 후디니의 절차적 사고방식과 유연한 워크플로우는 아티스트들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개발하도록 격려한다.


후디니의 가장 깊은 매력은 그것이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창의적 사고의 확장이라는 점이다. 매개변수 조정으로 수천 개의 변형을 순식간에 생성할 수 있으며, 후반 단계에서도 언제든 창의적 결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은 현대적 영상 제작의 요구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후디니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자신을 갱신해왔으며, 이는 앞으로도 3D 그래픽 분야의 주요 도구로 자리잡을 것임을 확실히 해준다.


후디니의 여정은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분야 자체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해왔다. 1980년대의 연구·산업용 기술에서 시작하여, 현재 창의적 표현의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로 변모한 후디니는,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인간의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디지털 시대의 의미 있는 창조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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