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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r 31. 2024

겨울이 시들어 간다.

겨울은 나에게 아픔과 절망을 주고

본인의 임무를 모두 수행했다는 것을 확인 후

불어오는 바람에 시들어 간다.


그리 잔인했어야 하는지 물어보려 해도

시듦의 고갯짓을 까닥-까닥-하더니 이내

죽어버린다.


철저히 내팽개쳐진 가지만 남아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 적응치 못한 채

겨울이 죽은 자리에 홀연히 묘지를 지킨다.


하얗라기보다 뿌옇던 겨울 너의 모습에

뿌연 눈물만이 두 뺨 고개를 힘겹게 넘어 흐르니


다시 너가 돌아오리란 걸 알지만

같은 겨울은 오지 않을 테다.


알기에 그 사실을 뼈저리게 알기에

봄바람에 겨울은 또 다시 시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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