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 : 약간은 기울어진 모양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사선 (斜線) :
비스듬하게 비껴 그은 줄.
한 평면 또는 직선에 수직이 아닌 선.
01.
묘하게 사선을 보면 마음이 가곤 했다.
반듯한 직선도 아닌 것이 자신만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힘찬 느낌이 느껴진달까.
넘어질 듯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하지만 절대로 넘어지지는 않는 무적의 안정감.
직사각형보다는 사다리꼴이 안정적 이어 보였고
문장을 마무리하는 마침표(.) 와는 달리
사선(/) 은 마치 뒤에 어떠한 단어나 문장이 곧 이어질 것이라는 예고편 같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사선이 좋았다.
조금은 비스듬한 듯, 반듯하지 않은 모양이,
그러나 그 나름대로의 안정감과 연결성을 갖고 있는 사선이 좋았다.
02.
어찌 보면 나는 사선 같은 사람인 걸 지도 모르겠다.
내 눈에 보이는 그대로
내 주변 사람들이 살아가는 그대로를 따라가려 하기보다는
나만의 길로 비스듬하게 움직이려 하는,
반듯하지 않고 유별난 모양.
사선의 기울어진 모양이 마치 내 모습 같았다.
반듯하진 않아도 제 역할을 충실히 잘 해내고 있는
03.
사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나만의 시선이 좋았다.
따뜻한 것들에 오래 머무는 시선이 좋았다.
내가 느낀 따뜻한 순간을 글로 표현하고 마음에 담아둘 수 있는 여유가 좋았다.
예민할 만큼 다양한 것들을 느낄 수 있는 내가 좋았다.
아니 어쩌면 좋아하려고 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남들 보다 예민하고 섬세한 기질 탓에
마음을 다치는 날들도 많았고
남들에게는 일상일 수 있는 것들이
나에게는 큰 어려움인 날들도 많았다.
그런 나는 마치 직선의 바코드 속에 몰래 숨어있는
기울어진 도미노 같았다.
언제 무너질까 아슬아슬.
하지만 결국 도미노의 완성은
그 기울어진 도미노 하나 이지 않겠는가?
내가 사랑하는 나의 시선으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나만의 그림을 그려 나가겠다고
이 글을 통해 또 한 번 다짐해 본다.
04.
기울어진 용기
도미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꼿꼿하게 서있는 도미노 중 한 놈을 기울여야 한다.
나는 그것을 기울어진 용기라 부르고 싶다.
때로는 꼿꼿하지 않고 기울어진 모습이
새로운 용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얼마 전 7년간의 직장 생활을 끝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나다운 삶’ 이 뭘까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해당 직무에서 커리어를 열심히 쌓아 왔고
나름의 자부심과 주변의 인정이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늘 마음 한 편이 공허했습니다.
남들처럼 안정적인 직장, 안정적인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는 삶을 택했을 수도 있지만
왜 저는 늘 미운 오리 새끼처럼 다른 길을 돌아가려고 했을까요.
앞선 오리들이 엄마 오리를 따라 저만치 헤엄쳐 갈 때
저도 뒤따라 열심히 헤엄치면서도 시선은 늘 앞이 아닌
옆, 뒤, 하늘로 향하곤 했습니다.
저 뒤엔 어떤 세상이 있을까
저 하늘엔 어떤 재미난 일들이 있을까.
이 글은 다른 오리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헤엄쳐 나가는
저의 조금은 유별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뭐도 아닌 제가, 겁도 없이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이 세상에 도전장부터 내밀었네요.
누가 뭐라건
저의 결정이 맞다는 결론에 이를 때까지
이 글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그러한 저의 여정에 여러분을 모시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아무쪼록 보잘것없는 저의 용기와 글이 여러분의 삶에 새로운 바람을 일게 하기를 바라봅니다.
혹시 아나요? 그 바람이 여러분을 생각지도 못한 행운의 공간으로 인도해 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