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und of Music
어릴 때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The Sound of Music>이다. 어린 시절 아빠가 선물해 주신 비디오테이프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진심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알게 해 주었던 영화.
<The Sound of Music>은 1965년 제작된 뮤지컬 영화이다. 영화는 음악을 좋아하는 말괄량이 수습 수녀 '마리아'가 원장의 권유로 해군 명문 집안 폰트랩가의 가정교사가 되면서 시작된다. 어머니를 일찍 잃고 군대식으로 교육하는 아버지와 자라면서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폰트랩가의 일곱 아이들.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며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억압과 규율에 갇혀 따뜻한 사랑이 그리웠던 아이들에게 커튼을 뜯어 옷을 만들어주고 초원을 자유롭게 뛰놀며 'Do Re Mi'를 함께 부르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다. 하지만 엄격한 폰트랩 대령과 갈등을 겪게 되고 그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 속에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세계 2차 대전이라는 커다란 장벽을 만나 모두 함께 피난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무해하고 매력적인 마리아의 캐릭터도 좋았고, 오스트리아 알프스산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선율과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장면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마리아가 아이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해 주는 과정들이 인상 깊었다. 낯선 사람에게 겁을 먹고 경계하는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 마음에 스며드는 노래로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장면이 어린 나에게도 위로가 되었다. 누군가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보는 일이 얼마나 뿌듯한지 알게 해 주었다. 사실 그때의 나는 아픔이 어떤 건지 잘 모르는 어린 나이였지만, 언젠가 나도 어른이 되면 마리아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안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해 준 영화였다.
영화 속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은 번개가 치는 어두운 밤, 두려움에 떨며 불안해하는 아이들이 하나둘씩 마리아에게 찾아오고 아이들을 안심시켜 주기 위해 마리아가 <My Favorite Things>을 부르는 장면이다. 두려운 것이 생길 때, 슬픔이 찾아올 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면 괜찮아진다는 내용의 노래인데, 침대 속으로 쏙 들어가 숨어있던 아이들도 천둥번개 소리에 더 이상 놀라지 않고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야기하며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단순히 안아주는 것 이상으로 노래가 가진 위로의 힘,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며 어둠을 물리치는 내면의 용기에 대해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꽤 오랫동안 마리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는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말하며 포기하는 것들을 어느 틈엔가 스르륵 녹여버리는 사람, 오랫동안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그 사람 안에 잠들어있던 소중한 의미들을 다시 깨우칠 수 있게 이끌어주는 사람.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알게 해주는 사람. 폰트랩 대령과 아이들에게 마리아가 그런 사람이었고, 마리아에게 그들도 그런 존재였다.
부인을 잃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던 폰트랩이 점점 더 차갑고 엄격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건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었다. 자신이 무너지면 아이들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이 스스로를 더 강한 사람 되어야 한다고 짓눌렀다. 그 안에 있던 외로움과 슬픔을 알아봐 준 사람이 마리아였다. 엄마를 잃은 상처가 치유되기도 전에 무서운 아버지 아래 웃음을 잃은 일곱 명의 아이들에게 마리아는 처음으로 웃게 해 준 사람이었다. 깊이 숨겨 두었던 상처의 곪았던 부분들을 처음부터 다시 제대로 치료해 주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 그리고 마음껏 각자의 개성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 사람이었다. 아이들과 폰트랩 대령을 사랑하면서 마리아도 성장했다. 처음부터 자신에게 맞지 않았던 수녀라는 이름을 벗을 수 있게 되었고 진짜 자신이 있고 싶은 자리를 찾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얼룩이 가득했던 마음이 해사해지는 기분이 든다. 나를 알아봐 주는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해주는 영화. 그런 만남이 서로의 삶에 얼마나 큰 의미가 될 수 있는지, 상처를 감싸 안고 마음을 나누는 일이 삶을 얼마나 빛나게 하는지 알게 해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늘 생각한다.
그리고 가끔 마음에 두려움이 밀려올 때 습관처럼 <My Favorite Things>를 듣는다. "I simply remember my favorite things and then I don't feel so bad"라는 가사처럼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다 보면 두려움이 조금씩 옅어진다. 실체가 없는 두려움에 나를 무방비 상태로 놓아두는 대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며 두려움에서 평안 쪽으로 마음을 열심히 옮겨 놓는다. 여전히 상황은 바뀌지 않더라도 마음이 달라지면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다. 천둥번개가 치던 밤, 마리아와 함께 좋아하는 것들을 부르며 신이 났던 아이들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무장한 마음은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때 끙끙거리며 괴로워하기보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한숨 푹 자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자주, 많이 떠올리며 오늘도 마음을 햇살이 가장 잘 드는 한켠에 앉혀두어야겠다. 마음이 행복해야 두려움도 안아줄 수 있을테니까.
사진 출처: 구글
https://youtu.be/0IagRZBvLtw?si=mDwTOsz_5ggn49Oq
https://youtu.be/jITsImZdlMQ?si=jyPQ7B5tBNecY6xY
저도 싸운드 오브 뮤직 영화를 좋아합니다 저도 마리아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저는 이미 작가님의 글에서 마리아와 비슷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상대를 움직이는 당당함과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함을 말이죠
지금 이대로 아주 좋습니다
우와, 그렇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작가님^^ 이 영화 정말 오래도록 명작인것 같아요. 작가님의 글도 마리아처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있어요. 늘 감사합니다^^
다시 봐도 두근두근 하네요.
힘들 때 들으면 정말 좋지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 힘들때 들으면 정말 위로가 되더라구요. 오늘도 안온한 하루 보내셔요^^
작가님, 따스해요:)
오래 머물기도 하고, 잠깐 스쳐가기도 하지만 마리아 같은 어른 덕분에 아이들은 잘 크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좋은 어른들이 있어서 아이들이 꿈을 꾸고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겐 작가님도 참 좋은 어른이세요 브런치에 참 좋은 선배님들이 많으셔서 너무 좋아요^^ 오늘도 따스한 하루 되세요^^
사운드 오브 뮤직~
제 인생영화를 따스하게
잘 써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더욱 놀라운건 이 영화가 제2차세계대전에 있었던 실화라고 해요.
여기에 나왔던 노래들도 너무 좋아서
영화를 보고나면 한동안 흥얼거렸던
기억도나요~
기억 저편에 아름다운 영화를,
작가님의 글로 한 편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작가님~감사해요~^^
어머나. 실화였군요. 처음 알았어요. 전쟁 중에도 아름다운 일상은 숨겨져 있었군요...다시 한번 영화를 볼때 감회가 새로울것 같아요. 함께 좋은 영화를 좋아할 수 있어서 기뻐요^^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은 늘 따뜻한 하루 되세요^^
오마나!! 제가 정말 좋아하는 뮤지컬인데다가, <My favorite things>는 저의 애창곡인걸요^^ 작가님 글 제목 보자마자 입에서 이 노래가 흥얼거려졌습니다. 기분좋아지는 마법같은 곡입니다. 그래서 작가님의 글에 너무 공감이 더욱 되었어요.
줄리 앤트류스도 너무 매력적이지요. 이 배우는 나이 들어도 그 느낌이 있더군요~~~
작가님 덕분에 기분 좋아지는 월욜이 되었네요. 감사해요^^
역시 작가님도 좋아하실것 같았어요^^ 같은 취향을 가진 작가님이라서 더 반갑고 좋아요. 배우님들도 어쩜 나이가 들어도 더 매력적이더라구요. 저도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고 싶습니다 하하^^ 기분이 좋아지셨다니 제가 더 기쁘네요. 이번주 내내 그렇게 행복한 하루 하루가 되시면 좋겠어요^^
빨간머리앤만큼 좋아했던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이네요. 영화로도 뮤지컬로도 봤는데 볼 때마다 감동이 밀려왔답니다. 도레미송은 저희집 초등남매가 즐겨 부르기도 하구요. 추억과 감동까지 한아름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포근한 한주 보내셔요, 작가님~^-^
뮤지컬로도 보셨군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지네요^^ 도레미송은 정말 아이들이 부를때 너무 사랑스러운것 같아요^^ 같은 취향을 나눌 수 있어서 기뻐요^^ 작가님께도 따뜻하고 포근한 한주가 되시길 바랍니다^^*
작가님 저도 사운드 오브 뮤직 너무 좋아했어요.
푸른 초원같은 곳에서 부르는 경쾌하고 아이들은 사랑스러웠어요
귓가에 아련하게 들립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따사로운 사람이 되고 싶네요
작가님도 좋아하셨군요 너무 반갑고 좋아요^^ 작가님은 이미 누군가의 마음을 녹여주시고 안아주시는 따사로운 분이세요^-^
청량리에 있던 극장ㅡ단성사ㅡ에서 중학교 때 언니와 함께 보았던 ㅡ사운드 오브 뮤직ㅡ
공포와 외로움의 치유는 오직 사랑뿐임을 알게 해준 영화였죠.
그때로 돌아가 ㅡ도레미송ㅡ을 흥얼거려봅니다~^^
도레미송 너무 좋죠~~추억의 영화를 함께 떠올릴 수 있어서 좋네요! 맞아요 오직 사랑만이 모든 것을 치유하는것 같아요^-^
옛날 여중생일 때
학교 단체관람으로 접한 영화.
그리고 평생 사랑하는 이 영화.
평생 사랑하신다니 영화 취향이 같아서 반갑고 좋네요^-^
이런 아름다운 영화,이야기들이 너무 그리운 요즘이네요..ㅠ
덕분에 눅눅하고 구겨졌던 제 마음도 햇살에 잘 말려진 것처럼 뽀송뽀송 해졌습니다..^^
마음이 구겨지셨다니ㅜㅜ 그래도 뽀송하게 잘 마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햇살 가득 받으시고 더 행복한 하루 되셔요^^
유럽유행다닐때, 잘츠부르크에 갔을때 필수 코스라고 해서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를 다녀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간과했던 커다란 문제가 있었는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본 적이 없이 투어를 갔다는 점입니다.
이곳이 그곳이다... 저곳이 그곳이다... 투어 가이드가 엄청 열심히 설명해 줬는데...
정작 영화를 안봐서 감동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머나 그러셨군요. 기회가 되신다면 영화를 보면서 그때의 기억들을 떠올려보셔요. 그럼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 싶습니다..하하^^ 여행 코스에도 그런게 있군요. 아름다운 풍경만 봐도 너무 좋은 영화였는데 실제로 가보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마리아처럼 상처를 안아주는 사람이 되신 거 맞으시죠?
그렇게 되고 싶어서 아등바등 애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조금이라도 닮아있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 영활 보면서... 애들이 하나씩 마리아화 되어가는데...
웃음이 씩 나왔습니다
폰트랩대령만 왕따되는것 같은... 결국 그도 마리아화 되지만요
무엇보다 전 탈출때 아슬아슬하게 스위스 국경을 넘는게 너무
깊게 남았습니다
이게 65년도 영화니 저 막내도 70살이 넘었겠구요...
와, 저 막내도 70살이 넘었다는 말씀에 영화의 시간이 확 체감되네요^^ 맞아요. 모두 마리아화가 되어가는 과정이 참 사랑스러웠던것 같아요^^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오늘은 조금 따뜻한 날 같아요. 포근한 겨울 되세요^^
제 영어 클래스를 듣는 교실 속 아이들과 매년 발표회 때 도레미송과 에델바이스를 배워 부르기하고 있어 이 글이 유독 반갑습니다 .
도레미송을 부르는 순간 만큼은 저도 마리아가 된 느낌을 즐겨봅니다~ ^^ 겨울 바람 스산한 날, 사랑 가득한 이 영화 이야기 덕분에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도 마리아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만져주시는 좋은 선생님일것 같아요^^ 같이 공감해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저녁 되세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보면, 전쟁을 숨박꼭질하는 아버지가 나오잖아요. 그 상상력에 너무 마음이 찡했는데, 그것도 그런 것 같아요. 관점 바꾸기. 좋아하는 것을 하면, 혹은 맛있는 것을 먹으며 한숨 돌리고 보면 진짜 힘든 일이 좀 더 힘든 일이 되는 걸 우리는 발견합니다. ^^
맞네요 관점 바꾸기^-^ 힘든 일도 마음을 조금 바꾸어 좋아하는 것들로 무장하다보면 하나씩 해결되기도 하니까요^^ 좋아하는 것들에 기대어 힘든 일들도 이겨낼 힘을 얻어요 우리^^
고등학교 2학년때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니까 1970년.
몇 번을 봤을까요. 참 많이도 봤지요.
정말로 멋진 영화입니다.
국경선을 넘어살 때 Climb every mountains 의 연주가 점점 커가면서 환하게 펼쳐지는 알프스의 전경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갑자기 가슴이 벅차오네요.
출연했던 여자아이 하나가 수년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참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우리 기억에는 아직도 아이들인데......
추억을 불러 일으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좋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서 감사하네요^-^ 국경선을 넘는 장면 정말 감동적이죠^^ 세월이 흘러도, 오래도록 좋은 영화가 주는 행복이 참 크고 좋은 것 같아요^^
꿈꾸는 날들 작가님, 'My favorite things' 글을 통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대한 깊은 애정과 그 안에서 얻은 삶의 교훈을 진솔하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마리아가 아이들의 상처를 노래로 치유하며 마음을 열게 하는 장면이 작가님께 큰 위로가 되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두려움이 밀려올 때마다 'My Favorite Things'를 들으며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는 습관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으시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따뜻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시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