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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날들 Oct 13. 2024

우아하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일

내가 살아온 지난날들을 만져본다. 그리고 앞으로 살고 싶은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모습의 '나'를 완성해가고 싶은지.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야 후회하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이 될 수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완벽한'이란 말은 자신이 없다. 다만 '조금'이라도 우아하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 타인에 대한 애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지혜롭고, 성실하고, 사려 깊으며, 강단 있되 유연하고 바른 신념을 지켜가는 사람. 스스로에게 이만하면 충분히 아름다웠고 말할 수 있는 삶이 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우아하다,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좋다. 그게 사물이든 사람이든 단순히 겉모습이 예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면에 지닌 기품으로부터 빛나는 아름다운 품위가 좋다. 그런 우아함은 결코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주 오랜 시간 천천히 공들여 만들지 않으면 지닐 수 없는 아름다움. 사람도 마찬가지다. 외면과 내면을 정성껏 꾸준히 가꾸지 않으면 우아한 아름다움을 갖기 어렵다. 오랜 시간을 정성껏 꾸준히 가꾼다는 건 부단한 애씀이 일상에 바탕이 되어 있다는 뜻이고 나는 꾸준한 노력과 성실이 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찰나에 반짝이는 예쁨이 아닌 오래도록 빛나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현실의 무게가 커져간다는 뜻이다. 주어진 현실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지혜와 기술을 익혀 스스로 선택한 일들의 결과를 오롯이 감내해야 한다. 언제나 옳은 결정만을 할 수 없으니 때론 잘못된 선택에 대한 결과도 꿋꿋하게 감당해야 한다.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함께 공존하는 법을 터득해야 하지만 결국은 혼자서도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의연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와도, 맑았다 흐렸다 오락가락하는 날들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좋은 어른이란 어떤 사람일까? 세상이 나를 함부로 대하고 좌지우지하려 해도 쉽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 그릇된 것들에 타협하거나 물들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는 사람. 실패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사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자신만의 의미로 세상을 조금 더 이롭게 만들어주는 사람. 그렇다면 나는 좋은 어른이 되어 가고 있을까?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삶에 많은 것들을 잃어가고 비우며 다시 새롭게 채우는 일인 것 같다. 건강과 꿈, 열정은 점점 사라지고 관계마저 축소되고 상실하게 되겠지만 지금보다 더 깊어지고 넓어진 나를 만날 수 있다. 주변의 많은 것들이 가지치기되고 가장 중요한 것들만 남게 된다. 그래서 마침내 내 인생의 다음 페이지가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 지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지나간 페이지들을 고쳐쓸 수는 없지만 남아있는 분량은 조금 더 좋은 내용으로 채워가기 위해 나를 고쳐 살아갈 수 있다.   

때때로 산다는 일은 시간을 버텨내는 일 같다. 버틴다는 건 수동적 의미가 아니라 내면의 단단함을 가지고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성장해 간다는 뜻이다. 무엇이 되든 혹은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시간을 버텨낸 모든 과정들은 결국 나란 사람을 완성해 낸다.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성실하게 버텨내면서 사랑, 용서, 희망, 기쁨, 믿음, 긍정적인 감정들을 북극성 삼아 걸어가고 싶다. 그렇게 계속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내가 원하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빛을 지닐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언제나 삶은 경험한 만큼 깨닫게 되고 인생은 자신이 가진 의지만큼 배울 수 있다. 타인과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단단하고 유연한 내가 되고 싶다. 삶에 대한 다감한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를 아낄 줄 아는 사람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게 나이 들면서 내가 살아온 날들이 점점 더 괜찮다, 좋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쩐지 영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나는 '조금 더 좋은 내가 되어가는 나'를 꿈꾸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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