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사람에서 깊게 생각하는 사람 되기
혹시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신가요?
저는 어릴 적부터 생각이 많았습니다. 초등학생 때도 생각이 너무 많아 금방 지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한 친구에게 "야, 근데 너도 생각이 너무 많아서 힘들지 않냐?, 나만 그럼?"이라고 물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보고 왜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하냐고 의아해하며 되묻더군요. 저는 이때부터 사람들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인간이 생각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생각의 영역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만큼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것이 정답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중학생 때까지도 주변을 보면 다들 생각이 별로 없어 보였고, 저만 하루종일 떠오르는 잡생각들 때문에 지쳐하는 것 같았어요.
지금도 제가 생각이 많은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대신에 생각을 깊게 하는 습관을 갖고 살아가고 있어요! SNS에서 스크롤을 내리다가 "자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깊게 생각하는 사람이 돼라"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이 와닿았어요. 깊게 생각하는 것도 똑같이 에너지를 소모하지만, 결과물은 다르다는 것을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먼저,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깊게 생각을 한다는 것은, 떠오르는 생각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모든 주의가 한 가지 생각으로 몰릴 때, 잡생각으로부터 해방감을 얻습니다.
두 번 째로, 가치관 정립 속도가 빨라집니다. 일단 한 생각을 붙잡게 될 때, 아무 생각이나 붙잡게 되지는 않습니다. 주로 내가 고민하는 것이나 나의 관심이 담긴 주제를 택하게 되죠. 그런 한 가지 주제의 생각을 단물이 다 빠질 때까지, 즉 생각의 답을 찾을 때까지 질겅질겅 씹을 때, 깊게 생각하는 행위가 빛을 바라기 시작합니다. 생각의 답은 나의 경험과 사전 지식에서 찾게 됩니다. 따라서 나의 쾌와 불쾌, 좋고 나쁨이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을 오랫동안 씹어대다 보면, 그 생각이 무엇이든 간에, "그래서 나는 뭐가 더 좋은가? 나는 어떻게 하길 원하는가?" 등 내 취향을 나타내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삶의 방향성이 정해지기 시작합니다. 생각을 깊게 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나의 가치관은 점점 뚜렷해지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나는 어떤 길을 택할 것인지가 저절로 떠오르게 됩니다. 저의 경우 21살이 될 무렵 우울증에 걸렸고, 내가 왜 우울증에 걸렸는지에 대한 생각을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단물이 빠질 때까지 생각에 생각을 이어나가니, 과한 독립욕구가 주된 원인임을 알 수 있었고, 왜 과도하게 독립적이고 싶어 했는지 등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 결론은 "독립욕구와 의존욕구를 적당히 유지하는 삶을 연습해 보자"였고, 지금까지도 이 삶의 태도를 점차 익혀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