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K 뮤지컬의 한국형 추구미
1. 한국형 뮤지컬 제작사 EMK
뮤지컬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름은 들어보았을 두 뮤지컬은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느낌을 갖고 있다. 엘리자벳은 라이선스를 수입하여 지난 마지막 공연 때 라이선스가 종료되고 현재 새로운 버전으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 지난해에 엘리자벳의 오디션 공고가 있었고 올해 새로운 버전의 엘리자벳이 올라올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웃는 남자는 특이하게 한국 창작극이지만 작곡과 연출은 각각 외국인이 맡았는데 그중에서도 지킬 앤 하이드, 데스노트 등의 작곡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박효신을 염두하며 곡을 썼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초연부터 박효신의 등장으로 인해 시끌시끌하기도 했지만 후에 주요 넘버들이 인기를 얻게 되어 유명 뮤지컬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두 뮤지컬을 보고 온 지는 벌써 2년 정도가 더 지난 것 같지만 그 당시의 받았던 기억들을 토대로 왜 이 뮤지컬들이 유명했고 다음에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지를 적어나가 본다. 한국인들의 입맛을 저격하고 있던 두 뮤지컬. 먼저 뮤지컬 엘리자벳이다.
2. 모든 사실들을 알고 있나? 당신들의 황후 엘리자벳!
엘리자벳의 이야기는 엘리자벳을 암살한 루케니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루케니에게 쏟아지는 "왜 엘리자벳을 죽였나"에 대한 질문에 루케니는 정신이 말짱하지 않은 듯한 표현으로 "내가 그녀를 죽인 것이 아니고 그녀가 죽음을 원했기 때문이야!"라고 항변하면서 우리는 루케니가 말해주는 엘리자벳의 삶으로 들어간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독특한 구조로 실제 암살범이었던 루케니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사람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인간이 아닌 '죽음(Tod)'이라는 관념이 인물로 등장하는 것에서 이 뮤지컬의 가장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엘리자벳이 죽을뻔한 사건에서 죽음은 그녀를 살려두지만 '언젠간 내게 오게 될 거야'라는 말로 그녀의 인생의 주변에 머물고 있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무대의 화려함과 웅장함. 자유로운 영혼의 엘리자벳이 갖고 있는 넘버들이 그 상징성을 갖고 있는데 엘리자벳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민중들의 삶과 상황들이 인간 엘리자벳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았고 그녀가 결국 죽음(Tod)을 만나기까지 감내해 온 삶의 무게를 표현하는 뮤지컬인데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여운이 남는 넘버들과 장면들이 있기에 비교적 '올드'하지만 '클래식'이라는 말이 더 가까운 뮤지컬이다.
https://youtu.be/XfpbuuAvi-s?si=etLh-QLvgm4oKWZ1
3.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 위에 세워진다 '웃는 남자'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원작 노트르담드파리, 레미제라블에 이어 뮤지컬 화 된 소설 작품으로 찢어진 입을 가진 주인공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찢어진 입은 영화 배트맨 시리즈에서 조커의 입을 표현할 때 영향을 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 양아버지였던 우르수스에 의해 눈보라 속에서 구해진 그윈플렌이 눈보라 속에서 얼어 죽어가던 여자 아기였던 데아를 데려와한 가족이 되어 같이 살아가게 된다.
우르수스는 약장수로 그윈플렌의 기괴한 얼굴을 무대에서 보여주며 돈을 벌어 살아가고 있었는데 귀족이었던 조시아나가 그윈플렌의 모습에 큰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를 데려오게 되는데 그윈플렌의 출생의 비밀이 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귀족 그윈플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과 불평등에 대해서 토로하지만 (그 눈을 떠) 그저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현실을 바꿀 수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 그윈플렌은 우르수스와 데아를 찾아 돌아가고 몸이 약했던 데아의 죽음을 목격하며 그윈플렌도 그녀를 따라 죽는다.
웃는 남자는 굉장히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바이올린이 무대 위에 항상 존재하며 장면마다 바이올린의 선율이 이 뮤지컬의 서사나 상황들을 더 처량하고 슬프게 만드는 장치가 되고 있기 때문인데 특히 이 뮤지컬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윈플렌이 데아를 따라 죽음을 선택하는 장면의 표현은 소설에서는 할 수 없는 뮤지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되어 더 인상 깊었다.
https://youtu.be/Y1l7uONO7X4?si=ENDV6itu6OzmUU1A
4. 이 뮤지컬을 추천하는 이유.
두 뮤지컬은 현재 디즈니플러스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꼭 공연장을 찾아가지 않고도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데(물론 필자는 모두 공연장에서 봤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웃는 남자를 보고 나서 몇 달 뒤 엘리자벳의 루케니로 같은 해에 만났는데 두 캐릭터의 다른 결을 소화하던 박은태 배우가 기억에 남는다. 엘리자벳은 생각보다 귀에 감기는 넘버들과 장면들이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웃는 남자의 주요 넘버들은 주인공인 그윈플렌의 역할에 편중되어 있는 느낌이 강한데, 넘버들이 주는 힘이 워낙 강하다 보니 그 장면을 직접 보기 위해서라거나 혹은 그윈플렌의 역할에 나오는 캐스팅을 보고 결정하게 되는 뮤지컬이다. 특히 내가 봤던 당시 박효신 배우의 그윈플렌은 티켓을 잡는 것도 어려웠지만 MD부스가 박효신 배우만 따로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고 독특하다고 느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인이 많이 볼 수밖에 없고 한국인이 많이 보는 뮤지컬들을 갖고 있는 EMK와 어쩌면 뮤지컬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보게 될 혹은 봐야 할 뮤지컬 엘리자벳과 웃는 남자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