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정우는 시장 안 골목에 서 있었다. 바닥은 군데군데 젖어 있었고, 마를 만하면 사람들의 발이 지나가 다시 번들거렸다. 해산물 좌판 앞은 더 그랬다.
정우는 코끝이 저릿해지는 냄새를 맡았다. 싫지 않았다.
"동태 얼마예요?"
가격을 듣고 나자 숨이 잠깐 멈췄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시선을 옆으로 옮겼다가 다시 돌아왔다.
"세 마리 주세요."
비닐봉지에 동태 세 마리가 담겼다. 얼음이 함께 쓸려 들어갔다.
무와 두부를 골랐다. 미나리도 반 단 달라고 했다.
집 앞 골목에 들어서자 정우는 걸음을 잠깐 멈췄다. 봉지 안을 한 번 내려다보았다.
꼬리가 비닐 밖으로 조금 삐져나와 있었다.
정우는 다시 걸었다.
부엌에는 아직 불을 켜지 않았다. 정우는 불을 켜지 않은 채 동태를 꺼내 도마 위에 올렸다. 손이 조금 떨렸다. 칼을 들었다.
언 뼈에 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서걱거렸다.
냄비에 물을 붓고 불을 켰다. 무를 썰어 넣고, 두부를 넣고, 고춧가루를 풀었다. 붉은 빛이 서서히 번졌다.
김이 올라왔다.
정우는 국물을 한 번 떴다. 매운 기운이 치밀었다가 무의 단맛이 뒤따랐다.
눈이 조금 뜨거워졌다.
국이 있으면 살 것 같아.
정우는 국자를 내려놓지 않았다.
한 번 더 떴다.
김이 올라왔다.
문은 닫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