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일기] 유튜브는 도피처, 브런치는 아지트

(각성) 아재곰들의 동굴이 필요해

by 생각의 유산

# 유튜브는 도피처, 브런치는 아지트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나는 이 동화책 싫었다. 단순하다 나도 귀가 컸다.

임금님 귀가 당나귀의 귀라는 비밀.

그 비밀을 절대 발설해선 안된다.

비밀을 발설하면 죽음이다. 죽음!

하지만 답답함을 느낀 신하는 결국

대나무숲에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나이를 먹으니 동화책을 바라보는 각도가 달라졌다.

얼마나 속 시원했을까?

직장에서 치이고 집에서는 설거지에 분리수거.

라면수프 냄새나는 09년식 카이런을 몰고 다니는,

잘나지 못한 탓에 세상에 패싱 당하는 나는.

속 시원하게 외칠 수 없다.

음치라 노래방도 갈 수 없고

술을 좋아하지 않아 술주정도 할 수 없다.


우리 사회 3040

배가 볼록한 아재곰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자녀방, 피아노방, 장난감방은 있는데

돈 벌어오는 아빠방은 없다.

(있다면 아내를 꼭 안아주라! 당장!)

3040 아재곰들의 유일한 피난처는

그래서 묵묵한 친구, 자동차가 된다.


나는 2천 권 넘는 독서를 했다.

인문학, 경제경영, 재테크, 화폐학,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 세계사….

많이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하고 싶어졌다.

돌고 돌아 튜닝의 끝판왕은 순정이라고

돌고 돌아 비트코인으로 돌아왔다.

햐! 이런 미친 자산을 봤나.

잠이 오지 않았다.

비트코인과 크립토가 그리는 미래는

장난이 아니었다. 제4의 물결이었다.


처남, 형님, 친구, 가족들에게 말했다.

비트코인은 사실 엄청난 것이라고.

2020년경이었으니, 보기 좋게 무시당했다.

비트코인을 추천하는 나를 바라보는

그들의 무시와 눈빛, 말투,

그 공기의 무게감까지

나는 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대나무숲으로 갔다.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수년 동안 영상을 300개 넘게 올렸다.

내가 읽은 수백 권의 책과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움직임을 정리했다.

파워포인트로 자료를 만들고 방송을 올렸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비트코인은 찐이다. 완전 찐이야!


시원하게 할 말을 했다.

전국의 온라인 친구들이 공감했고

구독자는 4200명 정도 이르렀다.


물론 아직 우리의 투자는 진행 중이다.

아직도 비트코인과 크립토의 진정한 의미.

그 함의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차차 양서들과 함께 소개하겠다)

300개 영상으로 시원하게 비밀을 발설했다.


그리고 이제 배 나온 아재곰은

도피처가 되어준 유튜브라는 동굴에서

슬금슬금 네발로 기어 나왔다.


‘다른 산으로도 놀러 가 볼까?’

그렇게 브런치라는 동산으로 슬쩍

분위기를 파악하러 왔다.


‘여기는 물이 좀 좋은가?‘

내가 얘기하는 비트코인, 크립토에 대해

다시 또 각 잡고 싸우긴 싫다.

이제는 브런치라는 아지트에서

투자와 인생, 독서 그리고

나의 또 다른 허당질에

같이 웃고 같이 공감하는 3040 아재곰들과

조금 더 가볍게 때로는 거칠게

대화하며 노닥이고 싶다.


유튜브가 도피처라면

브런치는 아지트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리.

같이 웃는 날이 올 것이라 나는 믿는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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