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두 번째 현장 이야기]
no pain no gain
군산 나운동 현장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김제시 요촌동 아파트 현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곳은 제 인생 첫 ‘단독 현장’이었습니다.
이전처럼 선배 감독이 이끌어주는 구조가 아니라,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했고
문제가 생기면 제 이름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였습니다.
긴장이 되었고, 솔직히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이번 현장은 여러모로 순조로웠습니다.
무엇보다 다행이었던 건 수급업체가 탄탄했다는 점입니다.
전기와 정보통신 공종의 소장님은 경험도 많고, 유능했습니다.
시공 품질도 좋았고, 다른 공정들과의 마찰도 거의 없었습니다.
본사의 지원도 끊기지 않았고, 모든 게 협조적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이 현장은 특별히 기억나는 고생담이 없습니다.
그런 현장도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감독으로 일하면서 시공업체 현장소장님과 첫 미팅 자리에서 늘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소장님, 예전에 어떤 감독이랑 일하셨어요?”
그러고는 바로 전임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묻습니다.
‘사람 됨됨이는 어떤지’, ‘업무는 꼼꼼한지, 신뢰할 만한지’
그게 곧 시공업체 소장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기준이 되니까요.
한 번 같이 근무했던 사람은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전 늘 생각합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언젠가 나를 기억할 때 기분 좋게 떠올릴 수 있도록 일하자.”
감독이 좋은 수급업체를 만나야 일이 수월하지만, 수급업체 역시 좋은 감독을 만나야 일하기가 편합니다.
베테랑 감독은 현장 민원도, 타 공정 간 갈등도 빠르고 정확하게 조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초보 감독은 결정을 망설이고, 때로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로 잘 만나야 현장이 ‘잘 흘러갑니다’.
전기감독원의 역할은 아파트 단지에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각 세대와 승강기, 배수펌프, 급수펌프 등 공용 설비에 전기를 공급하고, 조명기구와 설비들의 시공상태와 작동 여부를 검수하고, 낙뢰 등으로부터 설비를 보호하기 위해 피뢰설비, 접지 공사와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검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전기공사계획신고, 전기사용신청, 전기안전관리자 선임신고, 전기사용전검사, 승강기완성검사 등 각종 인허가를 담당합니다.
정보통신감독원의 역할은 아파트 단지에 전화 인터넷 등 초고속정보통신설비, TV 방송공동수신설비, 방송설비, 비디오폰 등 약전설비, 홈네트워크설비, 스마트시티시설 등의 시공상태와 작동 여부를 검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정보통신공사 사용전검사, 초고속정보통신 홈네트워크 건물인증 등 각종 인허가를 담당합니다.
전기소방감독원의 역할은 감지기, 유도등, 중계기, 화재수신반, 무선통신보조설비, 자동폐쇄장치 등 아파트 전기소방설비의 시공상태와 작동 여부를 검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소방설비시공 신고 및 완료 신고 인허가를 담당합니다.
돌아보면,
이 김제 현장은 크게 고생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현장이 의미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무 문제가 없었던 그 시간 덕분에
‘고마움’과 ‘협력’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아무 일도 없다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혹시 지금 고생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 돌아보면 그 모든 순간이 추억으로 남고,
같이 고생했던 동료들이 평생의 인연이 됩니다.
그러니 오늘의 어려움을 ‘아름다운 기억의 씨앗’이라 생각하면 힘이 납니다.
그 씨앗은 언젠가 지치지 않는 나무가 되어 당신을 지켜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