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k salad
"사람을 사랑하라."
내 안에서 분명하게 일어나는 소리.였다.
산다는 게 뭘까.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그 순간을 만끽하고
그곳에 존재하며
삶을 노래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그런 것들이 아닐까.
삶의 갖은 고통의 경험을 통해
삶을 배우고 깨닫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
잘 먹고 잘자는 것과 더불어 사랑해야 한다.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에
만족할 줄 알고 감사하며 사는 것.
그러고보면,
글쓰다 보면,
멈칫할 때가 있다.
내 글을 가만히 들여다보곤 하는데
내가 지금 쓰는 글들은 어떨땐
순전히 내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
내가 나 자신에게 명령하는 말 투성이다.
아무렴 어떤가.
내게 글쓰기란, 나를 만나는 과정 아닌가.
나와의 대화하는 것 아닌가.
글쓰고 있는 나.를 알아차리는 나.를 발견하는 일.
어떤 방식으로든 내 글은 내게 만큼은 유리하다. 유용하다.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나의 내면을 살피자.
외면과 내면은 하나다.
나는 유독 뒷모습 사진이 많다. 앞모습보다는 내 뒷모습 사진을 보는 일이 날 더 설레게 혹은 짙은 감성에 젖게 한다. 색깔로 표현하자면 잿빛 혹은 타는 듯한 붉은 석양과 노을 이랄까. 무튼 나는 내 뒷모습을 통해 날 관조하고 관찰하고 위로하는 편이다.
내가 한 때 열렬히 사랑했던 내 옛 연인의 뒷모습을 곧잘 카메라에 담곤 했다. 그 시절을 회상하면 누군가를 회상하면 그와 함께 했던 그 모든 순간과 사랑의 과정들이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사랑이 내게 줄 수 있는 큰 선물이지 않을까.
원래 사랑에 빠지면 모든 우연이 필연처럼 느껴지는 마법에 걸리게 된다지만 나는 그 마법에 빠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랑에 빠지면 거침없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늘 결론은, 사랑은 아름답다는 것. 이제는 안다. 사랑이란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라는 것을.
사랑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것도.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는 것. 그러니가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 사랑은 늘 그렇게 내게 교훈을 주고 떠난다.
Pork salad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 중 하나는, 그 어떤 사랑도 나보다 먼저 일 수 없다는 마음이다. 날 먼저 사랑해야, 날 수용해야, 날 안아줘야, 날 배려해야, 날 따뜻하게 대해야 상대방도 나와 같이 대할 수 있다.
내게 트루 러브란, 사랑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일까를 직접적으로 찾아 기꺼이 해주는 일.이다. 내 사랑은 이런 방식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
서로 사랑하고 나누는 일.
이보다 더 한 아름다움이 있을까.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
자연의 일부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인지. 기적인지. 선물인지.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다. 감사하니 많은 것에서 자유로워졌고 내가 사는 세상이 우주가 세계가 아름다워보인다.
"사람은 나이 들어가며 본래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로 되어있다."는 데이비드 보위의 말.이 내 마음에 닿았다.
아름다운 세상을 나는 앞으로 얼마나 경험하게 될까. 앞으로 나는 몇 해 더 이 수많은 별과 달과 해를 볼 수 있을까.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그러니 이 순간순간을 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