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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lievibes Jun 17. 2024

이토록 아주 작고 사소한 행복

이토록 숙면일 수가 없다. 꿀꿀 잠도 잘 잔다. 잘 먹고 잘 자는 것 명상과 운동으로 내 인생의 진짜 행복을 유지하는데 숙면은 내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가 되어준다. 이토록 상쾌한 아침이라니! 굿모닝! 월요일 이 아침 내 방 창문 블라인드를 걷어내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아침 햇살이 비집고 들어와 내게 인사한다. 내 방에선 이파리가 무성한 큰 나무 한 그루가 보이는데, 그린그린함과 아침 햇살, 새들의 지저귐 그 모든 것이 조화로운 아침이다. 15-20분 남짓 아침 명상을 한다.


이게 행복이지 무엇이람. 나는 일어나자마자 벌써 행복 한 스푼을 마신 셈이다. 부엌으로 가서 혀 클리너로 혀를 닦아내고 세수와 찬물 샤워를 한다. 어제 햇볕에 뽀송뽀송하게 바짝 말려놓은 수건으로 닦으니 이 기분 무어람. 늘 날 기분좋게 해주는 수건의 바싹함이다.


거울을 들여다본다. 내 눈빛은 안녕한지. 매일 아침 체크한다. 오늘의 내 눈빛과 눈동자는 안녕이었다. 반짝였다. 환기를 위해 집의 창문을 다 열어젖히고 서큘레이터를 돌린다. 그러곤 부엌으로 가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시곤 잡곡밥을 물에 불려놓았다.


어제 늦은밤 배가 유난히도 고팠는데 내일 점심을 맛있게 먹기 위해 진짜 배고픔을 참고 잠에 들었다. 진짜 배고픔은 견딜만한 견디고 나면 기분좋은 배고픔이다. 배가 유독 고픈 차제에 오늘은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한다. 불려 놓은 쌀로 오이김밥을 말아야지. 이 글쓰기를 끝내고 나면 집 앞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오이를 사와야지. 늘 이런 방식이다. 아침의 루틴이란 건 내 아침의 질서이자 소중한 내 시간을, 내 하루를 촘촘하게 보낼 수 있게 한다.


소파에 앉았다. 그러면서 오늘 스케쥴이 매트릭스에 나오는 스크린처럼 펼쳐진다.

오늘은 어떤 하루가 될까.

오늘은 또 어떤 재미난 신나는 하루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일을 마주하게 될까.

정말이지 설렌다. 지금도 내일이 지나면 지금이 아니게 되니까. 이토록 소중한 시간일 수가 없다.

나는 언젠가 죽는다.


미래를 위해 지금을 미루지 말자.

내가 진짜 해야 될 것은 내 행복을 미루지 않는 것!


아침 장을 봐야겠고 요리를 해야겠고 레시피를 만들어야겠고 오전 11시 오픈인 그릇 가게에 갔다와야지. 오후엔 일하러 가기 전 도시락도 싸야겠고... 그릇을 보면 환장하는 성미라 그릇가게 갈 생각에 벌써 부터 신이난다. 내게 행복은 이런 것이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 내가 하면 기분 좋아지는 것들. 내가 기분 좋아지는 것들을 하면 행복해진다. 행복도 습관이다.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이다. 자신을 아는 사람은 행복할 줄 안다.


혼자만의 고독도 내겐 외로움이 아니라 즐거움이다. 행복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건 어떤 방식으로든 유리하다. 옳다. 이것저것 시도해보기도 하는 시간, 나를 알아가는 시간, 내가 어떨때 행복해하는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한다.


토요일에 내 취향의 귀걸이 2개를 샀다. 아주 오래전 디자이너 친구가 생일선물로 귀걸이 2쌍을 선물했는데 완전하게 취향저격이었던데다 1쌍은 지금까지도 아주 잘 차고 있고 터키석 작은 귀걸이(최애 귀걸이었다)는 몇 년 전 잃어버려 아쉬워했었다. 문득 그런 감성의 귀걸이가 차고 싶은게 아닌가. 하나는 예쁜 샛 파란 작은 귀걸이 하나, 연한 옥색이 박힌 작은 귀걸이 하나 이렇게 샀다.


사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왜 이리도 기분 좋아지는지. 행복한지. 정말이지 이토록 작고 사소한 것에 행복해하고 감사해하는 나, 이전의 내가 보면 깜짝 놀랄일이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나라서 행복해하는 나라서 감사하다.


감사해하니  감사함은  배가 되어 나에게로 돌아온다. 삶의 아름다움과 찬란함을 선물한다. 오늘은 파란색 요거를 차야지^^ 까무잡잡한 피부인데다 여름이면 "태닝하셨어요?"라는 질문을 받는  피부엔 에스닉하 이그저틱한 보헤미안, 히피적 감성이 꽤나  어울린다. 실제  감성은 포카혼타스의 여주인공이다.   


자유롭고 외면도 내면도 섹시하고 싶은 내 마음과 의지의 자연스런 흐름이자 발현이다.


그 어느 것도 부럽지 않은 이유는,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아서다. 삶은 본래 고통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누구에게나 삶은 힘듦이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각자 자기 생의 고통과 괴로움을 해소해가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성장하는 것. 나는 나를 알고 성장하기 위해 왔다는 걸 깨닫고 나면 자유로워진다.


지금 당장 행복할 것.! 내 자신에게 건 마법이다.

난 이 마법에서 영원히 풀려나지 않을 작정이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

진짜 행복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다.

각자 자기 생의,  아주 작고 사소한 즐거움을 찾아나서야 한다.

발견해야 한다. 그러면 행복할 수 있다.


에밀 아자르의 자기 생의 앞을 읽어 내려갔던 어느 여름날이 떠올랐다.

자기 생의 앞.

나는 자기 생의 주인이다.

나는 자기 생의 감독이다.

나는 자기 생의 배우다.

나는 자기 생의 편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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