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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lievibes Jun 17. 2024

독서 명상

읽기의 즐거움

살면서 오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나 시련, 실패는 너무도 당연했던 것이었다. 자신의 내적 고통을 그저 묵묵히 감내하는 일,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내가 마주한 삶의 어려움이랄까. 고통이란,  이 모든 건 나의 기대가 너무도 컸던 탓인데, 그로 인해 깨닫게 됐다.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과 집착과 기대하는 마음에서 온다는 걸.


이젠 그 모든 기대를 내려놓았고 자기 자신을 명징하게 수용할 줄 알게 되었기에  내 스스로를 과감하게  내려놓는 용기를 냈기에 이렇게 다시 잘 살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누구에게나 오는 성장통 같은 것일 수도 있었겠으나 생각보다 적지 않은 나이에  내게 찾아왔다는 것이 인정하기 어려웠고 싫었고 소스라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눈물을 삼킨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너무 늦게 알아버린 탓일까. 지금은 다행히도 그 상처에 새살이 돋아 잘 아물었다. 사실 상처가 아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흔적은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현재를 살아야 하기에 내 삶을 살아가야 하기에 지켜야 하기에 이를 악물고 견뎌내고 있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선택 혹은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로 삶을 물들이는 것만큼이나 자기 자신을 비참하게, 괴롭게 만드는 것은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아무것도 아닌 시간과 선택과 경험이 어디 있을까. 기회비용처럼 우리네 인생  간순간 어느 쪽이든 때로는 값비싼,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또한 여실히 느끼게 됐다.


내 삶의 고비고비마다 내 손을 잡아 준 건, 날 일으켜 세운 건 그 누구도 아니었다. 내게 책이란, 시간을 내어 읽는 것.이라 한다면 어색하기 그지없을 만큼 책은 내게 밥 먹는 것과 같은 하루 일과이자 일상이었고 친구였다. 책과 함께 나도 성장했다.


독서를 통해 작가의 생각을 해체해보고 비틀어보기도 하고 나에 대입해보기도 하고 내 생각을 해체하기도 하고 요리조리 지식과 사유를 요리해가며 나만의 언어를 얻을 수 있었다.


독서는 그런 것, 나만의 언어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을 지혜를 통찰을 선물한다.


고비마다 함께였다. 내 옆을 떠나지 않고 날 위로하고 달래줬던 건 역시 책이었다. 특히 지독히 힘든 마음일 땐 하루 종일 침대에 앉아 그 자리에서 4-5권은 족히 읽었다. 만약 그때 책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책을 읽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책 속엔 질문이 있었고 통찰이 있었고 지혜가 있었고 삶이 있었고 인생이 있었고 사람이 있었다.  


책 한 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마저 읽고 책을 덮을 때마다 늘 들었던 생각은, 책 네가 없었다면 어쩔뻔 했니. 날 살게 하는 구나.였다.


내 감정에 이상기류를 감지할 때마다 도서관으로 달려간다. 책 10권을 몽땅 빌려와 바로 읽기 시작하는데, 책은 마치 내게 마법을 부리듯 요술 부리듯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로 안내한다.


그 순간만큼은 날 괴롭히던 모든 잡념은 사라지고 만다. 글쓴이의 한 문장 한 문장에 위로받고 고전 소설 속 주인공에 완전히 몰입해버리고 마는데 인물들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지혜를 얻는다.


책만큼은 날 아무런 대가 없이 조건 없이 알아주고 대해준다. 내 마음이 바닥일 때, 날 떠나지 않고 그때마다 내게 용기와 지혜를 주는, 삶을 살아갈 힘을 주는 책이란, 내겐 생명의 은인이다.


책 속에 파묻혀 있는 기분도 곧잘 즐기는데, 자기 전 조명 하나만을 켜놓은 상태에서. 엎드린 채로 양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면서 이삼십분 정도는 독서를 하다 잠드는 일.도 여전하다.


무너졌던 내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 준 책에게 난 언제나 빚진 마음일만큼, 책은 날 살렸고 어제보단 나은 나로 지금에 있게 했다.


책은 내게 많은 걸 말해주었다. 인생은 원래 험난한 것. 누구나 각자 저마다의 고통을 견디며 버텨내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인생은 원래 고독한 것. 당연한 것. 잘 견뎌내고 있다는 것. 수많은 인생의 지혜를 내게 하나도 빠짐없이 알려주고 갔다.


내가 사랑한 그 시절 니체의,

"상처에 의해 정신은 고양되고 새 힘은 솟아오른다."는 말에


내가 사랑한 그 시절 고흐의,

"아무런 후회가 없다면 인생은 너무나  공허할 것이다."라는 말에 위로 받는다.


몇 년 전, 오베르 쉬오아즈로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갔었다. 그 여정의 종착지는 고흐의 무덤이었다.

화가이기 이전에 철학자와도 같았던 그의 삶 앞에 숙연했다.


유난히도 고전 철학자, 소설가들을 흠모하는 나로선 책은 내가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인생이란 본래 고통이다.  괴로움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은 나 자신을 아는 것.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해준  그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며 책이 주는 세계에도 사랑, 애교 가득 담아 고마움을 전한다.


책이 주는 세계는 한 개인의 삶을 지탱하고 살릴 만큼 결코 가볍지 않으며 그 경험은 환상적이라는 것!

책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고귀하며 겸손하며 설렘인 이유다.


이번 주엔 또 어느 시대, 어떤 세계가, 어느 작가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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