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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lievibes Jun 17. 2024

글쓰기 명상

쓰기의 즐거움 

내가 글쓰기를 사랑하는 이유는 청량감 때문도 있다. 하나의 글을 완성하고 나면 뭐랄까. 열심히 땀 흘리다 일하고 집으로 돌아온 뒤 미지근한 온도보다는 찬물로 샤워를 막 하고 나왔을 때  그 설명할 수 없는 청량감과 개운함. 그 설명이 딱 알맞다. 글쓸때 만큼은 온전하게 내 생각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고 노트북 키보드의 딸깍딸깍 타자 소리도 좋고 다 좋다. 


 글쓰고 나면 내 기분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황홀감에 휩싸이는데,  고도의 몰입의 결과다. 글쓰는 순간만큼은 어떠한 미동도 소리도 들리지 않는 무.의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 상태는 곧 내 존재에 대한 자각과 인식 즉 알아차림이다. 


뇌의 활동과 동시에 내 인지적 기능이 살아나면서 동시에 생각을 말이 아닌 글로 표현한다는 것,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 생각보다 고도의 작업이다. 글과 말이 같으면서도 다른 이유일 것이다. 


글 한 편을 막힘없이 썼을 때, 난 그때의 글쓰기를 쏟아냄.이라고 곧잘 표현하는데 이땐 키보드의 소리마저 힘차고 내 손가락 끝엔 힘이 들어가 손가락의 움직임도 야물어진다. 


그렇게 내 감정과 생각을 최대로 끌어내다 하나의 글로 완성해버리면 마치 여의도 불꽃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수만 개의 폭죽 불꽃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듯 내 마음도 언어 배설로 인한 오만가지 설명할 수 없는 형형색색의 불꽃이 터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감정이 완전히 씻겨 내려가는 혹은 맑아지는, 정화되는 기분이다. 


글쓰기는 내게 명상이다. 


눈이 퉁퉁 붓도록 세상이 무너질 듯 펑펑 울고 나면 그 이후 기분이란 내 속에서 무언가가 크게 뻥하고 터져 해소되는 감정이 드는 것처럼, 내가 슬플 때, 우울할 때, 무너질 때, 곧바로 노트북 키보드를 붙잡는 일도 이와 같다. 글로 내 마음이 정리되는 것. 돈 들이지 않고 내가 나를 데리고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심리상담이자 가장 재밌는 취미이자 놀이다. 


쏟아낸다.는 말이 난 좋다.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한 곳으로 몬다는 느낌이면서도 고도의 몰입의 경험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아서다. 


글을 통한 나의 배설은 자연스레 나를 치유하고 있다.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재조정할 수 있도록, 삶의 중심을 다잡을 수 있게 하는 에너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어떻게하면 내가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고 한 치의 거짓 없이 솔직하게 내 안의 나와 끊임없이 대화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 것은 내  인생의 큰 수확이다. 


나의 경험 그 모두는 날 더 빛나게 해 줄 거라는 것. 날 더 값진 아이로 만들어 줄 거라는 것. 경험 자체가 내 인생이자 삶이라는 확신과 믿음은 내 존재에 대한 확신으로까지 이어진다. 또한 이것은 내가 사는 동안 한 인간으로서 글을 써야만 하는 당위이자 나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할 만큼 글이 없는 삶을 꿈꿀 수 없게 됐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나의 모습도, 부정하고 싶었던 현실도, 후회했던 지난 시간들도 이젠 빼놓을 수 없는 내 인생의 소중한 한 페이지이며 그로 인한 나의 모든 경험은 그것이 크든 작은 내 글의 무한한 소재가 되고 있다. 


참을 수 없는 배설의 유혹.

나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만의 도자기에 색을 입히는 것,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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