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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그네스 May 05. 2024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것

취준 생활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채용공고를 보면 소프트 스킬로 항상 강조되는 것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스킬인데 '같은 언어로 말하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안 될 게 있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은 이런 것이다'를 누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아, 이래서 회사들이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강조하는구나'하고 깨닫는 순간이 온다.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같은 언어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잘 전달해서 상대방이 의도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의외로 같은 모국어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수없이 많이 발생한다. 평소에는 나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체감할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업무를 하면서 다른 환경과 배경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하다 보면 내가 말하려는 것의 의미가 전혀 전달되지 않는 경우, 분명 상대가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게 이해한 경우, 나는 이 내용에서 A를 강조하고 싶었는데 상대방은 A를 대충 넘기고 B를 중심으로 이해하는 경우 등 수없이 많은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한다.


처음에는 상대방이 말한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때 이해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웠다. 내가 이해 능력이 부족해서 못 알아드는 것처럼 보일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아주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능력 부족 보다도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훨씬 상호발전적인 방법이 된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나에게 생긴 하나의 생각과 하나의 습관이 있다.


생각:

한국에서 평생을 나고 자라고 한국어라는 동일한 모국어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의사소통 오류가 발생하는데 대체 해외에서 근무를 하려면 얼마나 영어(또는 그 나라 언어)를 잘해야 되는 거야?


오히려 '동일한 모국어를 가진 사람들도 못 알아들으면 외국에서 내가 설령 잘 못 알아들어도 이상하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수 있지만 난 도저히 그렇게 되질 않았다. '오류가 생겼을 때 내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뉘앙스까지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데 대체 이걸 외국어로 하려면...?'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물론 이게 해외에서 제대로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생기는 편견이라면 댓글에서 얼마든지 본인의 경험을 공유해 줘도 된다)


습관:

항상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기


내가 A라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다면 A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A의 적용 예시는 어떤 것인지 레퍼런스 느낌으로 함께 전달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이런 습관이 생겼는데 사실 이렇게 예시까지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오류가 생겼던 적도 있다.


요즘 드는 생각은 기획자들처럼 그림을 많이 그려야 하나 싶다. 기획자는 아니지만 마케팅에도 기획적인 요소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내가 생각하는 걸 예시로 설명할 게 아니라 시각적으로 직접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의사소통 오류로 인해 자칫 일이 잘못 진행되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보단 처음에 시간을 좀 더 들이더라도 명확하게 이해를 하고 가는 게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고수가 되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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