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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ul 09. 2023

교감과 전자책

eBook


얼마 전 공문을 열람하다가 눈에 쏙 들어온 것이 있었다.


롯데장학재단 후원으로 예스 24 전자책 크레마클럽을 1년간 무료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내친김에 앱을 설치하고 인증 절차를 거쳐 책을 다운로드하여 보았다. 추천 책 목록에 있는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기 시작했다. 종이책을 즐겨 읽다가 전자책을 읽어보니 느낌이 남달랐다. 전자책의 좋은 기능들을 활용하면 장소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올라온 책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보니 선택의 폭은 좁았다.


책 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은 마음만 먹는다면 도서관이든 전자책이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오늘처럼 소나기가 장대비처럼 내리는 오후에는 집 안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즐거움을 누리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책을 사랑했던 민족이었다. 중국의 <구당서>라는 역사책에는 다음과 같이 고구려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했었다고 한다. 


"고구려 사람들은 책을 좋아하며, 각기 네거리에 큰 집을 지어 이를 경당이라고 부르고, 가난해서 천한 일에 종사하는 집의 자제들까지도 밤낮으로 그곳에서 독서를 하거나 활쏘기를 배운다" (지혜의 보물창고, 도서관의 역사 85쪽)


고구려 뿐이겠느냐마는 기록으로 남겨진 부분이 없이 아쉬울 뿐이다. 고려와 조선이라는 국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재들이 등용되었을 텐데 인재를 선발하는 시험에서는 어김없이 책으로 공부하지 않고서는 통과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출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 시대 훌륭한 임금으로 칭해지는 세종대왕과 정조대왕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어렸을 때부터 책을 즐겨 있었던 왕들이다. 이들이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을 때 자신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싱크탱크로 집현전과 규장각을 강조했던 점은 책을 모아두는 도서관의 기능을 넘어 지혜의 창고로 활용했다.


책이 있는 곳에 사람들은 모여들기 시작했고, 책 한 권의 힘으로 인생이 바뀐 이들도 많았다. 자발적으로 기증하고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책을 한 곳에 모으기 시작한 곳이 도서관의 첫 출발점이 되었다. 오늘날에는 국가에서 재정을 지원하여 도서관을 세우거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손발을 걷어 부치고 각종 전문도서관들을 세워나가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집안이 가난하여 학교를 다닐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기계공으로 살아가면서 주변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가면서 전문 지식을 쌓고 철강 부분에 최고의 입지전적 인물이 되었다. 책의 힘이었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덕분이었다. 그는 무료로 도서관을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양의 후원금을 기부했다고 전해온다.


21세기로 들어서면서 많은 이들이 이제 종이 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염려를 했던 적이 있다. 물론 책의 형태가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고 도서관의 기능도 단순히 책만 읽는 곳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종이 책의 기능은 사라지기보다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문서의 가치는 높아지고 있고 인쇄기로 찍어낸 책 보다 필경사들이 직접 필사한 책이 더 귀중한 대접을 받는 것처럼 지식을 담고 있는 종이책을 찾는 이들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물리적, 시간적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쉽게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전자책, 전자도서관 등이 하나의 대안으로 병행하며 활용될 것이다. 현재에도 문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막 지역이나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는 낙타나 당나귀를 이용한 이동도서관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의 힘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다.

도서관을 지원하는 일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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