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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같은 한 주

by 이창수 Mar 07. 2025

학교 전경이다. 소나무 숲이  방풍림처럼 울창하게 둘러져 있는 보기 드문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다. 꽃 피는 봄을 지나면 운동장에도 파릇파릇 잔디가 올라오겠지. 공간이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격언은 말뿐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교육적 효과가 있음이 드러나있다.



하지만 학교는 겉으로는 평화롭게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개학을 한 뒤 한 주가 지나는 시점에서 나뿐만 아니라 모든 교직원들이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한 주가 한 달 같다는.



때로는 푸른 하늘조차 올려다볼 수 없을 만큼 학교는 모두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이들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새로 전입해 온 교직원들도 그러하리라. 교감도 그러하다. 익숙한 곳에 있다가 새로운 곳에 오면 모든 게 낯설다. 낯섦을 조금이나마 피하고자 2월 마지막 주부터는 줄곧 이곳으로 출근했다. 출근한 교직원들을 만나고 밥을 사 드리고 차도 사드리고. 그러면서 조금이나마 여유 있을 시간에 친해지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3월 첫 주는 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25년 넘게 반복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만나는 아이들이 다르니 그럴 수밖에. 지금은 교육의 현장도 변화하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교실이 사회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선생님 한 분이 감당하는 일의 영역이 광대해지고 있고 책임 또한 무거워지고 있다. 학부모님들의 요구사항도 더 촘촘해지고.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맞이하고 싶지 않은 손님이다. 피곤이 쌓여 몸이 신호를 받아들일 때 찾아오는 비염. 이번 봄에는 기어코 피해 보리라. 체력을 잘 조절하고 피곤함이 누적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 보리라.



신기록을 세웠다. 어제는 저녁 7시 30분쯤에 잠들었다. 아니 쓰러졌다. 아내 왈 코를 엄청 골았단다. 비스듬히 나를 눕혀 코골이를 줄여보고자 애쓰는 아내의 손길을 잠결에도 느꼈다. 신경을 많이 쓴 하루의 결과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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