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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May 12. 2023

이 사람만 보면 돼

칭찬 한마디

덕양중 전 교장이었던 이준원 선생님은 어른에게도 칭찬받고 싶어 하는 내면 아이가 있다고 말한다.



조선시대 최고의 독서가라 불렸던 김득신도 정약용으로부터 들은 칭찬 한 마디에 책 한 권을 수천 번 읽는 지독한 독서가가 되었다고 한다. 칭찬은 근거를 가지고 해 주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노력과 가치를 정확하게 알도록 말이다.



반면 칭찬이 독이 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의 인정과 칭찬에 몰입하게 될 경우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약이기 되기보다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아첨과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칭찬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나는 어떤가?

나의 내면 아이는 어떤가?

인정과 칭찬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는가?



어제 교감단 환영식이 있었다. 퇴근 뒤 걸어서 목적지에 갔다. 약 3km 거리를. 우리 지역에는 세 분의 신규 교감선생님들이 새로 오셨다. 멀리 고성과 양구, 영월에서. 집과 가족을 떠나 타지로 오신 분들이다. 그중에 한 분이 내 곁으로 와서 통성명을 하며 칭찬 한 마디를 건네주었다. 처음 뵙는 분인데 말이다. 새로 발령받은 곳으로 떠나올 때 교장선생님께서 자신에게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고 한다.



'그곳에 가면 다른 사람보다 이창수 교감님만 보고 생활하면 돼'



그 교장선생님은 나도 안면이 있는 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친분이 두터운 분도 아니다. 멀찍이서 인사만 하는 정도. 그런데 그분께서 그런 말씀을 해 주셨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얼굴도 처음 보고 이름도 생소한 분이 내 곁에 오셔서 이렇게 과한 칭찬을 하니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부담이 되는 말이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 사람만 보고' 생활하면 된다라는 말은 다시 말하면 좋은 본보기가 되니 그대로 따라 하라는 얘기일 테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기 좋은 대상이다는 얘기일 테다.



'내가 과연 상대방에게 본보기가 되는 삶을 살고 있나?'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나?'



칭찬 한 마디에 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칭찬 한 마디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동안 내가 노력한 결과와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 반면 인정과 칭찬에 우쭐하여 기분에 도취된다면 그 칭찬 한 마디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선택은 내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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