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럭

가장 낮은 곳에서 바라보는 차가운 세상

by 몽중상심

밟 히 고

밟히어서

죽을만큼


나는 보도블

밟히는 것이 일상

내 밑의 흙들은 좋겠다

나로 인해 뒤덮여서

밟힐 일도 없잖아


나를 항상 밟아대는

구두, 운동화, 슬리퍼

어떻게 생겼는지

난 알 수가 없어

왜냐고?

늘 바닥만 보여주잖아


내 몸 틈틈이 모래와 돌이 끼고

모서리는 부서지고

색은 점점 변해가고 있어

이 차가운 도시에 걸맞은

무채색으로..

나는 점점 옅어지고 있어


나도 내 밑의 흙들처럼

숨어서 쉬고 싶어

숨을 쉬지 못해 답답하더라도

도시의 매연과

사람들의 발길질에

몸부림 칠일은 없을 테니까


내게 봄이 올까?

날 가꾸어줄 사람이 올까?

먹구름 가득한 하늘이 걷힐까?

사람들의 발길질이 조금은 조심스러워질까?

이 차가운 도시에 도대체

봄이라는 것이 오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