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새벽에 들려오는 층간소음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이야기

by 몽중상심

꺼끌꺼끌한 이불을 반쯤 덮다가 말다가

뒤척거리다가 팔을 긁적긁적,

모기 소리에 정신이 희번뜩 하다가도

또다시 두 눈이 스르르 감기는 밤입니다

지금 마시고 있는 이 숨소리가

윗집에도 들리려나요

괜스레 조심스러워지는 밤입니다

오늘 갑자기 윗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외로움의 밝기가 점차 줄어드는 듯합니다

무언가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네요

늦은 시간이지만, 밉지는 않습니다

어찌 됐든 제 집에 찾아온 손님이니까요


​저는 좋습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이 건물에 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말입니다

오늘따라 제 마음이 말입니다

평소에는 짜증이 가득 찬 마음으로

원망과 저주를 퍼부었을 텐데

오늘따라 적적한 마음속에

외로움의 정적을 깨는 빛줄기라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이 그림자 집니다

제가 잠에 들 때까지

툭. 툭. 툭.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