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잊지 못할 다정함을 그리는 이야기
네 목소리가 담긴 밤을 행복히 보낸다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히지만
네 목소리는 잊히지 않는 나만의 악기이므로
시끄러웠던 저 울음소리조차 잔잔한 선율로 만든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너의 선명한 목소리가
밝은 빛처럼 따스하고 부드러운 너의 목소리가
골동품 상점의 작은 종 같던 내 마음을 울린다
무더운 더위가 가시고 매서운 추위가 다가오지만
나에게는 너라는 온기가 다가오고 있어서
자석처럼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만 같아서
추위를 느낄 겨를이 없다
어느 때보다 쌀쌀한 가을이지만
그 누구보다 따사로운 가을이다
너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고
내일 혹여나 네 목소리 들리지 않을까
이 밤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내일도 무사히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그럼에도
내 마음속에 네 목소리가 남아 있어서
아쉬운 미련조차 은은한 달빛처럼
내 마음에 기쁨의 여운 남기니
지겹도록 길고 길었던 밤이 이제는
못내 아쉬워 잠 못 이루다가
너의 목소리를 그리며 밤을 새울만큼
미치도록 아쉽게 짧아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