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의의 최근 행보는 왜...
2023년 9월 15일
지난 이틀 정도 게임업계쪽에 폭풍뉴스 였네요.
물론 자체 엔진쓰는 AAA 급 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들에게는 별 관계없기도 하고,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AAA급 게임만 주로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가장 많은 개발자들이 다루는 상용 엔진이 새로운 가격 정책으로 스스로를 논란에 빠뜨리며 많은 개발자들이 다른 엔진으로의 전향을 고려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유니티를 사용하고 계시거나 관련/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이미 다들 접해 알고 계신 뉴스겠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ENoVL68z9PU&t=180s
https://www.youtube.com/watch?v=gZsK4i34v6U
https://www.youtube.com/watch?v=uJnOBC9wJyQ
https://www.youtube.com/watch?v=e_YitJtqtuA
https://www.youtube.com/watch?v=Vv24RPSB0Ps
유튜브에 관련 영상들만 찾아봐도 단 이틀만에 넘쳐날 정도로 많습니다.
국내 유튜브 영상은 제가 안가져왔는데 국내 유튜브영상도 많아요.
대충 설명해서 1년간 200,000$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경우 해당앱을 인스톨(설치)할 때마다 유니티가 수수료를 받겠다는 내용입니다.
또, 유니티 프로 라이선스를 구입하면 1,000,000$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경우에 위에서 보다는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인스톨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즉, 200,000$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 프로 라이선스로 전환하는게 훨씬 이득일 수 있습니다. 유니티 프로는 1년 비용이 2,550,000 원 입니다. 물론 이는 시트 당 입니다. 10명의 직원이 유니티로 개발하는 개발사는 10배가 들겠죠... 물론 모든 직원이 유니티를 써야 하지는 않겠지만요.
어쨌거나 여기에는 또 문제가 있는데, 앱(게임)을 구입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게 아니고, 인스톨 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건 꽤나 논란거리가 많은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지요. 자세한 사항은 다루지 않겠습니다만...
다운로드라고 많이 얘기하는데, 정확히는 다운로드가 아니고 설치당 입니다. 밈으로 난 패키지로 팔겠다는 유머밈이 있던데, 그게 아닌거죠 ^^
한 번 구입한 게임을 게이머가 설치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도 개발자들을 폭발시킨 사항이 되었는데, 이건 워낙 논란이 되다보니 발표 다음 날, 초기 설치만으로 바꾼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복사게이머의 설치는 어떻게 처리할지 등 다른 논란도 많습니다만...
상황에 대해서는 대략 얘기를 했고, 이 포스트에서 제가 다뤄보려고 하는건 유니티가 왜 이렇게 되어가는가 하는 문제 입니다.
유니티가 이 전과는 상반된, 뭔가 유니티 유저들/개발자들이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이상한 정책을 펴는 일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된 흐름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보기에 그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게임 개발의 민주화"라는 모토로 유니티는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는데요, 이는 스마트폰 앱개발과 연결되면서 수많은 일인, 소수 인디게임 개발자/개발사들의 등장과 함께 그 성장이 폭발할 수 있었습니다.
2010년 대 초반 까지도 유니티는 완전 무료는 아니었습니다. 무료버전이 있었지만, 몇몇 기능이 빠져있고, 안드로이드/iOS 빌드를 위해서는 라이선스를 구입해야 하는 엔진이었습니다. 그래도 여러모로 또, 상대적으로 이점이 많은 엔진이었습니다.
2010년 대 중반 즈음에는 언리얼엔진도 좀 더 대중적인 마케팅을 펼치려는 건지, 파격적으로 1년 매출을 기준으로 일정 매출 이하의 업체라면 완전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을 펴게되고, 이를 뒤따라서 유니티도 바로 유니티 퍼스널로서 기본적으로 기능의 차이는 없으면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상 현재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은 언리얼과의 경쟁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언리얼이 없었다면, 유니티가 스스로 이렇게 파격적으로 가격정책을 펴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기본적인 모토가 게임개발의 민주화라고 했기에 어느정도는 1인 개발자, 인디 개발자(사)들도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이긴 했겠지만요.
원래 유니티는 2004년 즈음엔가 게임 개발하던 작은 핀라드의 업체였는데 자체 게임을 위해 개발했던 엔진을 상품으로 판매하게 되면서 현재의 유니티가 됐지요.
이 때부터 같이하던 초기 개발자들이 유니티의 CEO를 했었습니다. 이 때만해도 "게임 개발의 민주화" 이 모토를 꽤나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 유니티가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되면서 상황이 크게 바뀌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현재의 유니티 정책들을 이끈 가장 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니티가 상장하게 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자본이 생겼고, 이 자본으로 꽤나 많은 업체들을 인수하게 됩니다. 심지어 세계 최고 수준의 영화 CG 업체인 웨타마저 인수했으니까요. Ziva, speed tree 를 비롯해 Iron 등 이 외에도 많습니다.
인수한 뒤로 문닫고 사라진 업체도 좀 있습니다만...
초기 유니티 설립자들이 CEO를 할 때와는 다르게 상장된 업체 유니티의 CEO는 이전 철학과는 다를 수 밖에 없는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현재의 존 리치티엘로는 2014년에 취임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상장하기 전까지는 유니티의 방향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고 보입니다.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그래 보였습니다)
상장 이후에는 적자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여러 가지 유니티 유저(개발자)들이 기대하던 프로젝트들이 갑작스럽게 취소되었고, 대규모로 직원을 줄이는 사건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찾아 보시면, 이에 관련한 제 포스트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이런 가격 정책을 갑작스럽게 들고 나와서 대폭발이 일어났네요.
실제로 공개된 유니티의 재무상태를 보면, 적자가 꽤나 심각하긴 합니다만, 이번 일로 오히려 엄청난 자해를 해버렸다고 보이네요.
유니티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에픽을 살펴보면, 앞서 말한대로 2010년 대 중반에 특히 언리얼엔진4를 거치면서 대중화에 힘쓰면서도 굉장히 친 개발자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실 에픽은 때로 너무 친 게임개발자 적이어서 게임플레이어(게이머)에게는 부정적인 일을 하는 경두도 있습니다.
일단 에픽은 주식상장된 업체가 아니고, 팀 스위니의 행보를 보면, 그럴 일도 없어 보입니다. 자신의 정책을 펴기위해서 CEO로 남아 있기 위해 지분을 방어하는 일을 하는 걸 보면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알려진바에 의하면, 에픽은 UE5 같은 엔진 판매와는 별개로(실제 언리얼엔진으로는 상대적으로 큰 이익을 보고 있진 않다고 보입니다.) 자체적으로 만들고 서비스하는 게임으로 매우 큰 매출을 올리는 업체인 것으로 압니다.
Fornite 만해도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고요. 여기서 올린 이득으로 여러가지 친 개발자 정책도 펴고 UE5에 투자도 하고요.
에픽스토어도 큰 이익을 보는 건 아니어 보이지만, 매출은 UE5엔진 매출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에픽스토어는 엔진처럼 개발비용이 들지는 않겠지만, 스토어 서비스 유지/향상 비용과 무료게임 등에 지출이 들어가겠지요)
공개되어 있는 정보만이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유니티와 에픽 업체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자체 게임으로 이미 엄청난 수익이 있고 없고의 갭인것 같습니다. 부수적으로 그런 캐시카우 수익이 없는 유니티는 상장까지 되어 있는 업체여서 계속 적자를 안고,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이고 이젠 살을 깎아서 어떻게든 흑자로 돌리려다보니 무리하고 있지않나 생각되는데, 이번 가격정책을 상세히 들어가서 살펴보면, 과연 유니티에 그렇게 이득이 되기나 할 까 싶기도 합니다.
없지야 않겠지만, 200,000$ - 1,000,000$ 넘긴 프로젝트에 인스톨 당 수수료 받아서 그렇게나 획기적으로 수익이 증대될 것도 아닐 것 같은데, 소탐대실하는 상황만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나온 뉴스를 보면, 유니티 CEO 존 리치티엘로가 10년 전 했던 말에 이번 가격 정책과 부합되는 이야기가 있었다는데, 이번 가격 정책은 단지 CEO의 철학때문일 수도 있긴 합니다만...
워낙에 개발자들의 반발이 커서 하루만에 정책에 수정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앞으로 정책을 완전히 폐기할지 조금 수정된 안에서 물러서지는 않고 그냥 밀어붙일지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어쩔 수 없으면, UE5로 전향할 수밖에 없겠지만, 나름 10년을 유니티 API에 익숙해진데다가 (C#, C++니 스크립트니 주로 언어를 가지고 얘기하는데, 프로그래머도 아닌 제가 뛰어들어 좌충우돌 배우며 작업해온 경험으로는 전 API에 익숙해 지는게 참 중요하네요.) 특히 가장 큰 게 그동안 하나하나 또는 번들로 다량으로 구입한 에셋이 거의 1천 개에 달하는데, 그게 그냥 날라가는것도 참 문제입니다.
UE5도 에셋스토어가 있고, 거기에서도 무료 에셋은 계속 받아놓고 있긴 합니다만, 제 경우에는 유니티랑 에셋스토어와는 비교가 안되네요.
사실 제 개인적으로는 200,000$ 넘기면, 1년 255만원 내고, 프로로 전환하면되고, 혹시라도 1,000,000$이상의 매출을 올리면, 이미 대박이라 - 유니티에 수수료 내도 사람맘이 간사해서 그 때가서 막상 수수료 내는게 아깝다 싶을 순 있어도 - 지금으로선 전혀 문제 없다 싶긴 합니다.
다만, 정말 많은 개발자들이 싹 빠져 버리면, 정보를 얻기도 도움을 얻기도 힘들어 지는게 문제이긴 하겠죠. 지금은 유니티 커뮤니티가 워낙커서 문제 발생시 정말 도움이 되는데 말이죠.
전 꽤 많은 유저가 다른 엔진으로 전환할진 모르나 남은 사람도 여전히 많을 것이라 예상하긴 합니다만...
다만, 이번이 끝이 아니고 유니티라는 업체가 앞으로도 상당히 신뢰를 깨는 이상한 정책을 계속할 것 같다는 게 가장 문제네요...
개발과정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도 힘든데,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드는게 참 씁쓸합니다. 다른 개발자 분들도 비슷한 말씀들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