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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Sep 03. 2023

복직 제의 를 받다

내 삶에 마지막이었던 직장에서 나름대로의 유종의 미를 거두며 퇴사를 하였다.


퇴사한 지도 시간이 꽤나 흘렀지만 지금까지도 전 직장 동료들과 상사분들 그리고 대표님 까지도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다.


특히나 나는 전 직장에서 만난 인연들에게 명절과 새해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챙기는 것이 스승의 날이다.

그들은 나에게 삶을 나아가게 하는 부분에서 더 나은 부분을 알려주고 터득하게 해주었으니 모두가 나의 스승이다. 그래서 나는 스승의 날에 잊지 않고 전 직장 인연들에게 꼭 연락을 드리고 있다.


그리고 이번 2023년 스승의 날에도 연락을 했었고 전 직장 대표님은 나에게 시간을 내어 한번 만나자고 말을 했었는데, 빈말인 줄 알고 넘겼던 말을 그 이후로도 종종 만나자며 연락을 하시곤 하였다.


그런데 나는 이게 단순하게 연락을 하며 다음에 밥 한 끼 먹자 하는 단순한 인사정도겠지 하며 가볍게 넘기곤 하였는데 대표님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최근 매일 같이 장사를 하고 있던 나날 우연찮게 전 직장 대표님에게 전화가 왔다.

"네~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

"지후야 잘 지내지? 꼭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 언제 시간 돼?"

"오늘 일끝 나면 시간 괜찮은데 오늘 볼까요?"

"그래 그럼 나 오늘 서울에서 내려갈게 오늘 보자"


그렇게 가게를 마감하고 약속한 장소에서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간의 각자의 시간들을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하였다.

그리고 대표님은 본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지후야 나 솔직히 네가 필요해 다시 돌아왔으면 한다"

대표님의 말이 크게 와닿았다. 솔직히 감동적이고 기분도 좋았다. 나의 마지막 직장생활을 훌륭하게 끝마쳤다는 것에 대한 확인 같았다. 대표님이 왜 내가 필요하며 나와 어떤 미래를 그려볼지 에 대한 계획을 다 세운 상태로 나를 만난 것이었다.


새벽 2시까지 이어진 대표님과의 대화는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문득 시간을 확인한 대표님은 너무 늦었다며 오늘은 이쯤 이야기하고 조만간 다시 만나기를 원하였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로 연락드리고 복직에 대한 답을 꼭 함께 말씀드리고 약속하고 자리를 마치게 되었다.


일주일 정도의 고민할 시간이 주어졌기에 혼자서 수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복직에 대한 조건과 그에 대한 수익은 너무나 강력했고, 누가 들어도 욕심나고 누구나 원하는 조건일 것이다. 그렇기에 내 장사를 포기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쉼 없이 밀려왔다. 그런 시간을 보내던 중 문득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가지던 날 우연찮게 그간의 대표님과의 일들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들어도 큰 기회였기에 이런 기회를 바로 잡아야지 왜 머뭇거리냐는 친구들의 말에 조금 더 흔들리기 시작하였지만 그중에 한 친구가 흔들리던 나를 바로 잡아주었다.

"야 너 전에 직장 생활할 때는 몰랐는데 요즘 행복하다며 그럼 된 거지 뭘 다시 힘든 생활 하려고 하냐? "


맞다. 나 행복하려고 내 장사를 시작했는데 요즘의 삶에 너무 안주해서일까 잊고 있었다.

다시 복직한다고 해서 이 기분이 이 삶이 매일 반복되진 않을 텐데, 어쩌면 가끔 아주 가끔 느낄 수 있을 감정일 수도 있을 텐데 익숙해져서 이 소중함을 조금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걸까 하는 작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리고 대표님을 만나고 일주일이 흐른 날 연락을 드렸다. 퇴근 후의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기다리고 있을 대표님에게 하루라도 더 빨리 연락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연락을 하였다.


엄청난 복직제의를 거절하는 의사를 최대한 정중히 밝혔다. 퇴사를 할 때도 나의 의사를 존중해 주고 응원해 주던 대표님은 여전히 나를 다시 존중해 주고 응원해 주었다. 끝에는 힘든 일이 있거나 어려운 일이 있다면 언제든 찾아오라는 말씀까지 더해주셨다. 그리고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말에 조금 울컥하기도 하였다. 수많은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대표님이지만 그렇게 많은 현직원들도 아닌 퇴사한 지 몇 년이나 지난 전 직원에게 아직도 이렇게 따뜻하다는 게 놀랍기도 하다. 나도 나중엔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흔들리는 순간들이 올지 아무도 모른다.

나 또한 이번에도 그리고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고는 한다.

그럴 때마다 요즘 유행어 같은 말이 필요할 때가 있다.


중. 꺾. 마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뜻인데 간단해 보이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꿈이 있는 사람 그리고 꿈을 찾는 사람 모두에게 현실에 작은 벽 앞에 막혀 흔들리거나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그리고 그 꿈을 나는 계속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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