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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꽃 Oct 28. 2024

온라인에서 찾은 배움의 즐거움

해외에 살다 보면 배우고 싶은 것이 생겨도 오프라인으로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다. 지리적으로 수업이나 모임에 참석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배움에 대한 열망은 더 커진다. 우간다에서는 모든 것이 멀게만 느껴지지만, 온라인 세상은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주기에 거리를 가깝게 한다. 특히 온라인 학습과 사이버 교육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소중한 창구가 된다.


처음에는 오프라인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온라인에서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낯설었다. 화면을 보며 대화하는 것도 어색하고 심지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학습의 장을 찾으면서 조금씩 적응해 나갔다. 물론 상황은 쉽지 않았다. 인터넷이 자주 끊기고, 정전되는 일이 빈번했다. 중요한 강의나 모임 중간에 갑자기 '탁'하고 전기가 나가면, 다시 연결될 때까지 답답하게 기다려야 했다. 그럼에도 온라인이 주는 배움의 즐거움 덕분에 이런 불편함도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참여한 온라인 학습은 글쓰기 모임이었다.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을 넘어, 다른 이들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것을 얻었다. 서로의 글을 읽는 과정에서 글쓰기를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특히 나와 비슷한 글쓰기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그 시간은 단순한 피드백 이상의 따뜻한 유대감을 형성해 주었다. 이 과정에서 배운 것은 글쓰기 기술만이 아니었다. 타인의 글을 읽으며 그들의 경험과 감정을 마주하는 순간,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어떤 문장에 깊이 공감하거나, 미처 몰랐던 내 감정을 발견하는 순간들이 있었고, 이를 통해 내가 가진 섬세한 감정들과 그것을 표현하는 글쓰기가 내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를 깨달았다. 이어 독서 모임도 참여하게 되었는데, 혼자 읽는 독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더 풍부했다. 단순히 지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각을 접하면서 내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다른 엄마들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책 한 권을 중심으로 나눈 대화였지만, 그 안에서 나는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하나 예상치 못한 즐거움은 운동 모임이었다. 혼자 운동하는 것은 매일 결단과 실패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지만, 온라인으로 함께 목표를 세우고 서로를 격려하는 운동 모임은 새로운 동기를 주었다. 비록 직접 만나 함께 땀을 흘리지는 못해도, 단체 메시지 방에서 건강을 챙기는 과정을 공유하고 인증하는 것만으로도 강한 결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였다면 포기했을 운동도 모임 덕분에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었고, 서로의 진전 상황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 과정이 큰 힘이 되었다. 여기에 사이버 교육 또한 빼놓을 수가 없다. 특히 한국어 교원 자격증 과정은 내게 특별한 도전이었다. 오랜 시간 꿈꿔왔지만, 해외에서는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그 꿈을 인터넷으로 이루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인터넷 연결 문제나 정전 같은 어려움은 여전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이렇게 온라인에서의 다양한 배움은 내가 있는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더 넓은 세상을 열어 주었다. 다소 불편함은 있지만, 그 안에서 얻은 것들은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해외에 거주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인터넷과 클릭 몇 번으로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새로운 배움을 향해 클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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