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식구는 방탄소년단 아미(Army)다. 지난 20일 서울 장충체육관과 위버스(Weverse)를 통한 생중계 병행, 팬 쇼케이스 '정국 골든 라이브 온 스테이지'(Jung Kook GOLDEN Live On Stage)가 있었지만,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접속이 불가했다. 그러다 25일 토요일 한글학교 수업을 마치자마자 선물 같은 [Replay] 정국 ‘GOLDEN’ Live On Stage 알람이 휴대전화를 울리며, 위버스(Weverse)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사실 이곳에서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공연이라고 하면 학교에서의 부활절, 성탄절 행사가 주이고 그밖에 졸업연주회가 전부다. 어쩌다 유튜브 채널로 접하는 공연 실황에 "이거 진짜야? 저런 곳이 있어?"라고 묻고는 했었다.
그러했기에 그날의 알람은 신이 내린 특별 보너스 같은 기분이었다고 할까. 무슨 일이지? 인터넷 연결이 이토록 안정적일 수가 있지?? 싶을 정도여서 두 아이에게 "이런 걸 콘서트 또는 공연이라고 한단다."라는 설명과 함께, 한국에 가게 되면 아미밤 들고 공연 보러 가자며 쇼케이스가 무르익는 만큼 우리의 대화도 열기를 더하고 있었다. 그렇게 끝을 향해 가고 있을 무렵, 화면에서 미세한 소리조차 들리지 않자 큰 아이가 물었다. "엄마, 뭐야? 왜 그래?" 우려했던 일이 일어난 거지, 네트워크를 확인하란 이야기였다.
확인이랄 게 뭐 있나, 다시 인터넷 연결이 잘 되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이곳에서는 다른 방도가 없고 투덜대봤자 불필요한 에너지만 낭비할 뿐이다. 기다리다 지친 아이들은 체념하듯 밖으로 나갔고, 나도 잠깐이면 되겠지 하고 다른 일을 하다, 접속 가능한 때에 들어가 보니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뿐이었다.
"엄마, 콘서트 끝났지?"라며 이미 질문의 답을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끝까지 시청할 상황은 못됐지만, 우간다에서 이 정도의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하자고 했다. 사실 매주 토요일은 한글학교 수업으로 온 가족이 에너지를 쏟는 날이기도 하기에 피로가 몰린 그런 날에 간접적으로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휴식이었다.
인터넷 사정에 대한 아쉬움은 언제나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 소통에 콘서트가 무엇인지 경험한 것만으로도 꽤 훌륭하잖아!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