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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환 Apr 26. 2024

애프터 스티브 잡스

(사후 10년간 애플의 변화 / 제1화)

 애플의 연금술은 선견지명을 가진 두 사람에게 의존했다. 시작은 워즈니악과 잡스로부터, 성장은 잡스와 아이브로, 최전성기는 아이브와 팀 쿡에 의해 유지됐다. 그리고 이제팀 쿡의 시대가 열렸다.


잡스는 경제경영, 철학, 자기 계발서, 에세이 등에서 우리에게 흔히 모습을 보다. 한 시대를 풍미한 그기록은 너무나 많지만, 사후 10년간 애플의 성장을 이끈 쿡과 아이브에 대한 이야기는 친숙지 않다.


잡스의 유언 "나라면 어떻게 할 건지 절대 묻지 마라.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라"


워런 버핏은 CEO의 기질과 성향을 보며 투자하는것으로 유명하다. CEO는 직원 5만 명에 필적하는 중요한 자리이므로 그들의 성향과 기질을 알기 위해 과거로 행을 떠나며 시작한다.



물과 기름인 아이브와 쿡은 어린 시절부터 달랐다.







그들의 어린 시절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브 / 성실함이 뛰어난 팀쿡



 아이브는 중학생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아버지(대기업 CEO) 유전을 물려 받아서인지 몰라도 창의성과 호기심이 매우 뛰어났다. 여름방학 숙제로 오버헤드 프로젝터를 만들어오자, 선생님과 학생은 그의 천재성에 놀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련된 디자인을 공학에 접목한 제품이었다.


 반면에, 쿡은 대학생까지 엄친아에 가까웠다. 학창 시절 친구들은 그가 눈에 띄게 똑똑하거나, 유능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한다. 조용하고 성적이 우수한 곱슬머리 학생으로 평가했지만, 교수와 교사들은 그가 성실하며, 책임감과 인내심이 남달랐다고 한다. 단 한 번도 수업을 빼먹지 않고 최우수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잡스를 만난 아이브와 쿡



잡스에게 인정받는 아이브


아이브


 애플 입사 후 아이브는 잡스의 아이폰을 '누구나 만지고 싶은 컴퓨터'로 만들려 했다. 그러나, 판매가 저조하자, 잡스는 아이브를 포함한 20명의 디자이너를 해고 통보했다. 그리고 최고 디자이너들을 모집하기 위해 이탈리아 가려던 중 마지막으로 디자인실 향하고, 그의 도안을 보며 생각을 바꾼다.  


"빌어먹을. 여러분은 전혀 효율적으로 일하지 않았군요, 맞죠?"


 잡스가 책망 반, 감탄 반을 섞어서 말했다. 는 탁월한 디자인을 선택하지 않은 바보 같은 경영진을 탓하며, 본격적으로 아이브를 신뢰하기 시작한다.


 잡스는 아이맥을 프레젠테이션 하는 날까지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경영진에게 '대체 이게 뭡니까' 소리쳤다. 그러자, 아이브는 이번에는 당신이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출시해야 한다고 타일렀다. 신제품 발표 당일에 잡스는 "다른 행성, 더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있는 멋진 행성에서 온 것 같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발표를 시작한다.


 아이맥은 잡스의 걱정과 달리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 뒤로 잡스는 아이브가 방 안에 같이 있기만 하더라도 마음을 의지하며 강한 신뢰를 보인다. 고민이 생길 때마다 아이브의 의견을 묻기 시작했고, 비로소 애플의 이인자로 자리 잡는다.



COO로 승진했으나, 쿡을 인정하지 않는 직원들  / CEO가 된 뒤 세상에 선포하다



팀 쿡


 IBM에서 뛰어난 경영을 보여주며 이인자 자리까지 올라간다. 심지어 CEO는 그에게 자리를 물려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주위에서 잡스를 만나보라는 수많은 조언에 '무슨 애플 따위가 IBM에 비교할 수 있어?, 그래도 한 번 만나보지 뭐.'라며 잡스를 만나러 간다. 그의 비전과 경영에 매료되고, 애플로 이직할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하겠다. 죽어라 해보겠다. 서쪽으로 가자. 서쪽으로!" 그리고 잡스에게 IBM에서 받 금액 똑같이 제시했다.


이에 잡스는 "너는 생각을 하고 사는 거냐?, 우리가 그만한 돈이 지금 어딨어?'라고 말했지만, 경영진은 "그는 당신과 달리 부자가 아닙니다."라고 말하자, "이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합시다"라며 그의 조건을 승낙한다.


 팀 쿡은 COO로 승진했더라도,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아이브(CDO)와 잡스(CEO)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이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판매율 올리기에 집중했다. 예를 들면, 오프라인 매장을 늘린다든가, 중국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든가 등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잡스는 팀 쿡도 신뢰했다. 주말마다 저녁 식사를 초대했다. 집으로 온 그에게 "집 좀 사라. 월급이 그리 많은데 왜 이렇게 검소하냐, 여자친구 좀 사귀고 데이트해라, 회사보다 가정이 소중한 거야 자식아."등등 꼰대처럼 훈계했다고 한다.



세상을 떠나는 잡스


 잡스는 자신과 비슷한 성향인 아이브와 운영에 탁월한 쿡을 중심으로 아이패드마저 성공한다. 그리고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하며,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이브는 몸이 아픈 잡스의 집에 찾아가며 의논했다고 한다.


2011년 큰 별이 졌다. COO였던 팀 쿡이 CEO 자리를 물려받았다. 쿡은 잡스가 하늘로 떠났음에도, 회의실에서 그가 늘 앉던 자리, 책상에 널브러진 서류 등으로 그의 체취를 한동안 유지했다. 이는 마치 잡스가 살아있음을 느끼도록 한 행위였다고 한다.


그리고 둘(아이브, 팀 쿡)의 입지는 서서히 달라졌다. 한동안 잡스의 정체성을 유지하던 쿡은 이제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왕자 왕이 되면, 아버지와 다른 업적을 남기길 원하는 것처럼... 애플의 정체성이 변화되기 시작한다.  



쿡은 세상에 선포한다.


 "더 이상 잡스를 모방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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