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영환 May 04. 2024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국뽕과 헬조선의 모순

 한국 문화와 유교 사상에 대한 통찰을 담은 이 책은 1999년에 세상에 나왔다. 이후에도 2023년까지 여러 차례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초판의 감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현재의 대한민국과는 일부 차이가 있다.


 교수이자 박사인 저자는 동양 문화에 대한 탐구를 일생 동안 진지하게 이어왔다. 그렇기에 1999년 그의 시각은 당시를 아우르는 특별한 눈으로 볼 수 있다. 그 분야에서만 연구한 통찰력으로 미래 20년을 내다봤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으로 꼽을 수 있다.


 중국의 문화 대혁명과 일본의 메이지유신으로 유교를 내다 버린 동양 나라들을 한국과 비교했다. 그리고, 유교 사상의 잔재가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며 걱정했다.


 한국은 동양 국가 중에서 유교 사상이 가장 뿌리 깊게 박혀있다. 이는 자살률 1위, 저출산율 1위, 그리고 행복하지 않은 나라 1위 등의 안타까운 현실로 투영된다. 이러한 상황을 외국 인구학 박사들은 유교의 영향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저자는 한국인을 김치로, 메이지 유신에 성공한 일본인을 사시미로 비유했다.



 한국인은 각각 강렬한 개성과 자아를 지니고 있다.  한두 명이 모이면 매우 똘똘하며, 자기의 의견을 가감 없이 펴지만, 소금 한 줌만 뿌려져도 모두가 엎드려 침묵한다.


 우리는 배려의 이름 아래 모여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발표하거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며 목소리를 낮춘다. 이는 김치를 담그는 것과 같이 펄펄한 배춧잎에 소금을 뿌리는 모습과 닮아 있다.


 반면에, 일본은 사시미처럼 각각의 슬라이스가 접시 위에 놓인 것과 같다. 많은 사람이 모여도 각자의 의견을 당당히 펴며, 이에 존중하고 나름의 일에 애착을 갖고 있다. 이는 일본인의 사회와 기업에 대한 희생 문화와 함께 개인을 중시하는 동질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서구권은 겸손함과 배려심은 낮지만, 가족 간의 찐한 애정 그리고 어디서든 자유분방함과 당당함은 매혹적이다.


 이는 유교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제사에 대한 인식, 여성에 대한 인식, 우리 것만이 우월하다는 인식, 기득권층에게만 유리한 구조, 사농공상에서 기술이 천대받는 나라, 교수(학자) 또는 정치인이 우대받는 나라, 청년들과 아이가 행복하지 않은 나라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김치와 사시미 / 인정할 건 인정해야 인생이 즐겁다



그러나, 저자의 걱정과 달리 이러한 유교의 전통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중국이 18%, 일본이 23%, 한국이 66%의 유교 문화 수용률을 보였지만, 비율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유교의 영향을 어느 정도 떨쳐버리거나, 장점을 계승하며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유튜브로 다자녀 가구와 국제부부를 구독하여 즐겨 본다.


 다자녀 가구에서는 애교가 많은 딸들이 너무나 예쁘다. 저자가 유교의 악재로 존재하던 남성 위주 사회는 어느덧 여아 선호 사상으로 바뀌었고,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라는 말은 '여자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라도 하나 더 나온다'라는 말로 바뀌었다. 대한민국은 이제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나라다. 그뿐만 아니라,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가 변화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국경 없는 사회도 시작됐다. 지리적으로만 국경이 있을 뿐, 현대에는 인터넷과 플랫폼의 발달로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해졌다. 예전과는 다르게 한국에서도 국제결혼이 일상화되었으며, 국제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 남자들의 결혼이 참 이색적으로 변했다. 대학 친구들은 4명이나 국제결혼했다. 유럽(프랑스,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여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고 있다. 심지어 내일은 프랑스 여자와 결혼하는 대학 친구의 결혼식을 가야 된다.


 외국인 아내들로부터 들었을 때, 유교의 장점을 계승한 면은 서구권에서도 필요하다고 한다. 웃어른을 공경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로부터 비롯된 행동은 선진국 문화에서도 놀라워한다.


 예를 들어, 상품을 바깥에 진열하는 행위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행위, 카페에서 핸드폰과 지갑을 놓고 화장실에 가는 것, 밤거리에 여자가 돌아다닐 수 있는 치안환경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 것'만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책 <예정된 전쟁>에서 본 내용과 같이, 중국은 우리를 문화 속국으로 만들려는 거대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은 김치와 한복을 모두 자국의 것으로 홍보한다. 실제로 외국인 중에서 한복을 중국의 전통 옷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그리고 저자는 과거의 문화에서 우리나라만이 보유한 단청, 한복, 특색 있는 음식들이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대학생들에게 우리나라 만의 고유인 선과 색채를 찾아보라는 레포트를 냈을 때, 학생들이 제출한 자료는 항상 중국의 영향이 드러났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우리나라 고유문화임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 로마가 뿌리가 되어 유럽 전역에 라틴어가 큰 영향을 끼친 것처럼, 동양 문화는 한자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가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를 통해 우리의 문화적 독립성과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은 측면은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김치와 한복 등을 여러 매체를 통해 자랑스럽게 알리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인만의 독특한 것들도 수준 높게 제작하여 알리고 있다. 치맥, 삼겹살, 곱창, 비빔밥 등의 음식은 한국의 대표적인 메뉴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K 팝과 한글의 우수함은 세계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의 우려와 달리, 우리는 문화적 독립성과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특징들은 우리만의 독특한 아이덴디티를 나타내며, 중국의 영향을 넘어 독보적인 메리트를 창출하고, 발전하는 과정 속에 있다.



유교의 명확한 단점



모순 속에서도, 더 높은 가치를 바라보자.


 우리는 국경 없는 세계 속에서도 나라만의 국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글로벌 시대'에서 '애국심'이라는 모순은 인간의 본성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자의 아이덴티티를 서로가 이해하며 존중하는 과정에서 균형과 융합이라는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사람은 정도를 알기 어렵다.


 유교가 비록 정치권력에 비롯되어 탄생했지만,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우리는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 망설이게 된다. 중국과 일본이 유교를 버리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위에서 말한 우리나라만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국뽕"이라는 용어와 "헬조선"이라는 모순되는 단어는 흥미롭다.



 마찬가지로 '자유'와 '평등'은 숭고한 단어이지만, 종종 이념적인 갈등을 초래하며 대립한다. 기득권층과 서민 간의 불평등은 사실이나, 세상이 불공정하고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본인도 괴로우며, 개인과 사회의 발전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모든 국가에서 기득권은 소수이고, 서민은 많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한계와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평등이라는 개념은 그런 이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견제가 아닌 논리를 이용하여 다른 이들을 억압하거나, 이득을 취하는 정치인들은 반성이 필요하다.


 모두가 함께 번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갈등을 극복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국뽕과 헬조선이라는 모순과 유교의 장점과 단점이라는 모순을 해석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모순으로 가득하다. 과거와 달리, 급격한 변화가 더해져 자신만의 가치관과 철학을 세우기가 어렵다.


 모두가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는 동시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함으로써,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높은 시민 의식을 가져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