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리뷰
뉴진스(NewJeans) Single Album [How Sweet] 앨범리뷰
어떤 마음들은 가끔 눈에 보일 때가 있다. 사랑과 애정, 노력과 즐기는 마음은 아무리 촘촘한 기획에도 느껴지는 진심이다. 이런 인연도 있다. 이런 마음도 있다. 이런 일도 있다.
가히 '뉴진스 신드롬'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K-POP에 열풍을 불러왔던 뉴진스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움을 불러오면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복고풍의 사운드와 Y2K를 표방한 비주얼 기획에 저지클럽, UK 개러지 등의 신선한 장르를 통해 트렌드를 앞서 나가는 것을 넘어 트렌드를 창조해 내기에 이르렀다. 신선한 프로모션 방식과 감각적인 프로덕션은 뉴진스의 모든 디스코그라피를 사랑하게 만들기도 했다.
작년 여름 발매한 두 번째 EP [Get Up] 이후로 약 10개월 만에 새 싱글로 돌아온 뉴진스는 또다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가져왔다. 전작 [Get Up]에서 워낙 수록된 6개의 트랙에서 6개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었던 만큼 또다시 뉴진스가 시도할 새로운 컨셉은 기대가 되면서도 의문점이 남기도 했다. 6월 도쿄돔 공연을 예고하며 등장한 포스터에서는 통 넓은 바지에 빈티지한 티셔츠, 헤어밴드 등으로 'Y2K 힙합'을 연출하며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뉴진스는 두 개의 트랙이 수록된 신보 역시 공개 방식이 남달랐다. 많은 프로모션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기보다는 발매 무려 1달 전 'Bubble Gum'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으며 일본 스트릿 패션의 대가 후지와라 히로시와 콜라보한 캐릭터들로 곧 있을 일본 활동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였다. 타이틀 곡 'How Sweet' 역시 그 공개 방식이 독특했는데 1시 음원을 선공개하고 3시간 뒤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뉴진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인 시각적 콘텐츠를 유보하고 그들의 음악을 힌트 없이 있는 그대로 즐겨보기 위함이지 않을까 한다.
Produced by 250
Written by 250, Sarah Aarons, Elvira Anderfjard, Oscar Scheller, Stella Bennett, Tove Burman
Lyrics by Gigi, Sarah Aarons, Elvira Anderfjard, Oscar Scheller, Stella Bennett, Tove Burman, DANIELLE
뉴진스는 언제나 쉬워 보이는 음악을 한다. 듣기에 쉽고, 부르기에 쉽고, 따라 하기에 쉽고, 공감하기 쉽고. 그러나 언제까지나 쉬워 보일 뿐이다. 뉴진스의 음악은 촘촘한 기획과 설계 하에 있다. 그간의 디스코그라피에서 새로운 장르를 K-POP에 인도했던 뉴진스는 'How Sweet'에서도 '마이애미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곡이라 소개한다. 마이애미 베이스는 뉴진스가 추구하는 90년대에 유행했던 힙합 장르 중 하나로 미국 남부 마이애미에서 발전하여 브레이크 비트 기반의 빠른 템포와 묵직한 베이스가 특징인 장르다. 빠른 비트에 바쁘게 쪼개 넣은 킥과 하이햇 사운드, 이와 대조되는 베이스와 보컬이 뉴진스 만의 힙한 무드를 형성한다. 'How Sweet'은 마이애미 베이스 장르 중에서도 베이스를 좀 더 가볍게 가져가면서 일렉스토닉 한 사운드를 더해 멤버들의 여리고 편안한 보컬에 어우러지게 배치했다.
신희원 감독의 뮤직비디오도 뉴진스만이 가진 특유의 바이브를 한층 배가하여 곡이 가진 매력을 높여준다. 90년대 힙합으로 채운 퍼포먼스를 강아지, 새, 파리 등 다양한 등장인물의 아이레벨에서 조명하여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단조로우면서도 역동적인 뉴진스다.
새로운 장르를 가져왔지만 기존에 뉴진스가 해오던 음악과 크게 다른 방향성을 가지진 않는다. 이지리스닝을 추구해 왔던 뉴진스는 멤버들이 가진 보컬적 강점인 부드러운 음색과 추구해 온 이미지를 고려해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아쉬운 목소리도 크다. 그동안 뉴진스의 곡들은 중독성 강하고 인상적인 코러스 파트가 존재했기에 'How Sweet'의 멜로디라인이 그만큼의 임팩트를 가지지 못한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또, 민희진 대표가 언급했듯 지난 1년 사이 뉴진스의 음악과 브랜딩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크게 소모된 이유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Produced by 250
Written by 250, Oscar Bell, Sophie Simmons
Lyrics by Gigi, Oscar Bell, Sophie Simmons
'Bubble Gum'의 선공개는 기분 좋은 전환이었다. 이들을 둘러싼 모든 쑥덕임을 그대로 덮어버린 뉴진스만의 반짝임이었다. 뉴트로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대표적 장르인 '시티팝'을 선택한 뉴진스는 몽글몽글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신스와 부드러운 플루트, 청아한 보컬로 상큼하면서도 시원한 여름의 투명함을 표현했다. 자연스럽고 있음 직하며 몽환적인 노스탤지어를 형성하며 깨끗함으로 치환해 낸다. 뮤직비디오 역시 멤버들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았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가장 단순하고 편안한 의상, 즐겁고 찬란한 웃음까지 뉴진스 멤버들이 대중들 앞에서 가장 스스로일 수 있는 모습을 담았다. 이 것들이 어도어와 민희진 대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자 뉴진스라는 단순히 하나의 상품을 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 방식이 어떻든 전달된다. 사랑의 형태와 관계없이 애정이란 눈에 보이는 법이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이토록이나 기이한 형태의 시장에서 실현할 수 없었던 것들을 현실로 만드는 뉴진스에게 그 어떠한 분석이나 평가도 얹고 싶지 않다. 그것이 이번 민희진 대표의 이슈와 동시에 발매된 새 싱글앨범 [How Sweet]이 반증해 낸 결과다. 사랑은 이렇게 보는 사람의 마음도 움직이는 힘을 가졌다. 뉴진스에게 새 싱글 [How Sweet]은 차기작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 이 얼마나 달콤한 앨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