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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안에서 3번이나 갔던 도가니 국수집

조이패밀리라오스배낭여행이야기

by 조아빠

라오스의 첫 일정은 1방비엥행 버스를 예매하고 도가니 국수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구글 지도를 켜보니 우리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터미널과 도가니 국숫집이 있어 구경도 할 겸 해서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다 보니 비엔티안은 역시 수도라서 그런지 방비엥과 루앙프라방과 달리 살짝 높은 건물도 있고 차도 많았다.


"아빠 전깃줄 겁나 많아요."


첫째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전깃줄의 모습이 신기한 듯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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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행길이고 외국이라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몰라 길을 걸어가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아이들은 그런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길거리에서 생선과 고기를 굽는 모습, 상점에 있는 사람들, 종교적이 조형물 등의 낯선 모습을 보며 신기해했다.


특히 첫째는 거의 대부분의 식당이나 카페에 팹시 마크가 붙어 있는 것을 보며 왜 코카콜라는 없는지 의문을 가졌다. 평소에 콜라는 코카라고 하며 팹시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아들이 코카콜라는 안 파는 거냐며 실망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코카콜라가 판매하지 않는 건 아니었는데 그때까지는 라오스는 팹시만 판매한다고 생각한 거 같다.


10분 정도 걸으니 조하조아남매가 덥다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구글 지도상 거의 다 왔는데 버스와 봉고차만 보였지 매표소는 보이지 않고 웬 천막이 하나 쳐져 있었다. 설마 저곳이 터미널?


아이들에게 나무 그늘 밑에 잠시 쉬라고 하고 천막 밑에 앉아 있는 남성들에게 갔다. 가서 보니 그 사람이 발권을 해주는 사람이었다.


세상에나... 여기라고? 아무리 동남아라도 이렇게 허술하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후기를 찾아보면서도 배낭을 미리 차에 실어 놓았더니 귀중품을 도난당했다는 후기들만 신경 써서 봤지 장소 사진을 눈여겨보지 않아서 그런지 좀 당황스러웠다.


자세히 살펴보니 벽에 원페이QR도 붙어있고 아저씨는 손으로 적어주는 티켓이 들고 있었다. 우리는 1인당 120.000낍으로 12시 방비엥 버스 4매를 원페이로 결제를 했다.


표를 예매하니 12시 출발이지만 11시 30분까지 오라고 이야기를 했다. 표에도 같은 내용으로 적어주었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서 11시 30분에 맞춰서 갔는데 차에 사람이 다 차고 나니 12시가 안 되었는데도 출발을 했다. 방비엥으로 일찍 넘어갈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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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구입하고도 '이게 끝인가? 진짜 예매된 건가? 사기 치는 거 아니겠지?' 불안한 마음에 한동안 그곳에 서있었다. 5분 정도 있다 보니 다른 관광객들도 와서 예매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평안함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아침을 먹으로 도가니 국수가게로 향했다. 가는 길은 언제부터인지 공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엉망진창이었다. 8일 후에 다시 갔을 때도 전혀 변화가 없는 거 같았다. 우리나라였으면 다 끝났을 거 같은데 전혀 변화 없게 느껴지는 것이 역시 '동남아'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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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국수가게 앞거리와 메뉴판

도가니 국수는 한국 사람들에게 엄청 유명했기에 우리의 라오스 첫 식사로 선택을 했다. 메뉴와 안내문이 한글로 쓰여있는 것이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양인지 알 수 없기에 큰 그릇: 조아빠 8살 딸, 작은 그릇: 12살 아들이 먹기로 했다.


작은 볼에 숙주가 나왔고 접시에는 라임과 한국이나 베트남에서 일반적으로 보던 고수와 다른 모양의 잎사귀인데 고수 향이 나는 게 고수 같은 것과 다른 야채 왠지 마늘종 같았지만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함께 나온 소스는 된장 같은 거랑 약간 매운 소스였는데 마늘종 같은 걸 된장소스에만 찍어 먹어봤는데 평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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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조아남매는 진짜 맛있다며 정신없이 먹었고 12살 아들은 부족하다며 사리까지 추가해서 먹었다. 조아빠가 먹어보니 고기 국물에 쌀국수의 조합이라 맛도 향도 한국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맛이었다. 특히 국수에 들어가 고기는 너무너무 부드러웠다. 고기가 조금만 질겨도 먹다 뱉는 둘째 딸도 너무 부드럽다면 더 달라고 했다. 조아빠도 고기를 좋아하지만 딸에게는 그냥 양보가 되었다.


아이들이 얼마나 맛있었으면 방비엥과 루앙프라방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가기 위해 비엔티안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물으니 둘 다 도가니 국수를 골랐다.

20250218_141115.jpg?type=w773 2번째 도가니국수

점심 장사를 2시까지 하는데 우리는 1시 55분쯤 도착을 했다 가는 내내 문을 닫으면 어쩌지 하는 조바심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다행히 음식 주문이 된다고 했다. 극적으로 우리는 두 번째 도가니 국수를 먹게 되었다. 첫 번째 먹을 때 부족했던 감이 있어 처음부터 큰 그릇 2개와 수육 대자 1개도 시켜서 나눠먹었다. 늦은 점심이어서 그런지 남김없이 다 먹었다. 첫째는 특히 도가니 부분이 맛있다며 극찬을 하기에 내 국수에 있는 도가니도 주었다.

20250219_085438.jpg?type=w773 어떻게 요리하는지 궁금한 아들

그렇게 두 번째 도가니 국수를 뚝딱하고...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우린 도가니 국숫집에 또 앉아있었다. 하하 하하 이거 뭐.... 조아빠가 식당 찾기 귀찮은 건지... 진짜 맛있는 건지...

아이들은 너무나 좋아했다. 그래 애들이 좋아하니까. 그리고 마지막 날이니까 이제 못 먹는다는 마음으로 도가니 국수를 또 주문했다.

20250219_090328.jpg?type=w773 3번째 도가니국수

우리는 어제와 같이 큰 그릇 2개 수육 대자 1개를 시켰다. 첫째 아들은 어딜 가든 요리하는 장면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도가니 국숫집도 마찬가지였다. 가서 구경하는 김에 도가니 많이 달라고 이야기해 보라고 했더니 사장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음식이 나와서 보니 아들의 국수에 도가니가 가득... 했다.

3번째 먹어서 그런지 조아빠는 살짝 물렸다. 그래도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은 도가니 국수 집이었다.


아 참고로 방비엥에서 먼저 한국으로 돌아간 이엄마도 아이들이 극찬한 도가니 국수를 한 그릇하고 가셨단다.

따로 움직였지만 라오스 도가니국수는 모두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기억이 되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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