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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니홉 Nov 06. 2024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을 곱씹다.

여러 가지 형태의 책에 대하여 한 번 생각해 보다.

  인간은 기록하고 싶어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중 인간만이 문자를 가지고 있으며, 문자가 있기에 지식의 축척과 전수가 가능해졌다. 인간과 비슷한 영장류도 수십 가지의 언어를 사용하여 소통하고 도구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들의 삶이 발전하지 않는 것은 문자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문자가 있기에 한 세대에서 이룩한 성과를 기록으로 남긴다. 다음 세대는 기록을 읽음으로써 제로가 아닌 그 이전 세대가 이룩한 업적부터 누적하여 발전할 수 있다. 그렇게 인간은 기록하고 전수하며 살아왔다.


  기록물의 형태가 아주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과학기술에 발맞추어 변하고 있다.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어디에 기록했을까? 원시시대에는 큰 돌에 기록을 했다. 동굴 벽화나 암각화 등에 그림이나 문자로 표현하여 기록하였다. 그 후에는 동물의 가죽, 파피루스, 대나무 등에 기록하여 좀 더 휴대성과 실용성을 갖춘 기록물이 생겨난다. 종이가 발명되면서는 종이책이라는 형태의 기록물이 생겨나고 인쇄술의 발달로 책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진다. 지금은 태블릿, 노트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발명으로 전자 기록물, 즉 전자책이 상용화되어 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던 기록물의 형태가 가장 익숙하였으리라. 양피지나 파피루스에 기록하던 사람들이 처음 종이를 보았을 때 신기하고 편리하다는 생각과 함께 거부감도 들었을 것 같다. 인간은 익숙한 것이 편하기에. 지필묵을 쓰던 사람들이 처음 볼펜이나 연필을 접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신선함과 거부감이 공존하는 두 마음을 가졌으리라. 지금은 태블릿에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리거나 전자펜으로 글을 적는다. 어렸을 때부터 전자기기 사용에 익숙한 미래 세대들은 아마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긴 세월 동안 책은 형태가 점점 변해가며 우리 삶 속에 존재해 있다. 지금은 종이책과 전자책이 함께 있는 시기가 아닐까? 예전 양피지나 파피루스가 종이책과 함께 있었던 시기처럼. 그러다가 인간의 편리로 인해 종이책으로 전면 전환이 된다. 지금으로부터 몇 천 년이 흐르면 종이책이 사라지고, 기록물을 액정 화면에서만 볼 수 있는 세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 양피지나 파피루스 기록물이 없는 것처럼. 아주 먼 훗날의 일이기에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감히 상상해 본다. 그렇게 되면 종이책은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유물이 될 것이다.


출처: 블로그, 단청발전소

  현세대를 살고 있는 필자는 종이책과 친하다. 종이책으로 공부하고 종이책을 많이 보며 자랐다. 종이책이 익숙하기에 더 선호한다. 그러면서 글은 전자기기로 적고 있다. 자판을 두드려 글을 입력하여 전자책을 만들고 있다. 필자의 자녀 세대, 그다음 세대들은 전자책으로 공부하고 전자책을 보며 자랄 것이다. 전자책이 익숙하게 될 그 세대들은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선택하여 독서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기나긴 역사 속의 한 점 같은 현재에 살고 있는 필자가 종이책, 전자책, 그리고 전자책의 다른 형태인 오디오북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기록해 보려 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종이책과 전자책의 장단점은 다들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종이책의 장점은 눈에 잘 들어오고 화면을 보는 것보다 눈이 덜 피곤하다. 단점은 무게와 부피가 있기에 소장과 휴대에 많은 공간과 힘이 든다. 전자책의 장점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볼 수 있고, 많은 책을 저장할 수 있다. 단점은 전자파에 노출되고, 눈이 나빠진다. 오디오북의 장점은 운동하거나 다른 활동을 하면서 들을 수 있다. 단점은 귀로만 들으니 글자를 볼 수 없다. 이 정도로 장단점을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필자의 경험과 연관하여 세 가지 책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종이책은 책 넘기는 맛이 있다. 아주 조용한 가운데 책 넘기는 소리만 들릴 때 왠지 기분이 좋다. 도서관에서 책을 볼 때 서가에 있는 책을 한 권 골라 앉아서 책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교실에서 모든 학생이 같은 책을 보는 온 책 읽기를 할 때 조용히 집중해서 책 보는 분위기가 참 좋다. 아이들이 집중해서 책만 보며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릴 때 뭔가 전율이 느껴진다. 종이책은 중요하거나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표시할 수 있다. 형광펜이나 볼펜으로 줄을 긋고 살짝 메모도 가능하다.


  전자책은 내가 원하는 책을 쉽게 검색하여 볼 수 있다. 전자책도 하이라이트 기능이 있어서 책에 표시가 가능하고, 그 부분만을 모아서 볼 수도 있다. 어두운 곳에서도 독서가 가능하다. 애를 재우고 깜깜한 방에서 스마트폰으로 독서가 가능하다. 태블릿으로 전자책 보는 것에 익숙해지니, 종이책보다 눈에 잘 들어오는 것 같기도 하다. 눈으로 읽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오디오북처럼 들을 수도 있다. 요즘은 글을 읽어주는 AI 목소리가 자연스러워서 예전보다 훨씬 귀에 잘 들어온다.


  오디오북은 설거지를 할 때 주로 듣는다. 자전거를 타거나 가볍게 걸을 때 들어도 좋다. 소설을 들으면 적절한 효과음도 있어서 장면을 보는 듯 상상이 가능하다. '환상서점',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 '행복을 배달합니다, 복배달' 등의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즐겨 들었다. 특히나 진득하게 앉아서 책 볼 여유가 없는 사람이 짬짬이 책을 듣기 좋은 것 같다. 계속 들으면 집중력이 좀 떨어지지만, 설거지처럼 매일 같은 루틴 속에서 2~30분 정도 듣는 것은 괜찮은 것 같다.


출처: 블로그, 낭독 건강 낭디꿈연구소

  ej님이 남기신 댓글에 종이책, 전자책의 장단점, 뉘앙스의 차이로 글 한 편을 적어 달라고 한 적이 있다. '책'에 대해서 나름 고민을 하여 글을 적는다고 적었는데, 조금은 주제가 불분명한 글 같기도 하다. 앞부분 책의 역사 관련 내용이 너무 길게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인류가 문자를 발명한 이후, '책'을 만들어 기록하고 전파하는 내용을 넣고 싶은 내 욕심도 보인다. 앞으로 이천 년, 삼천 년이 지나도 종이책이 존재할까? 예전에 사용했었던 양피지나 파피루스처럼 없어질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예전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책을 출판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점점 사라짐을 느낀다. 나의 글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널리 읽힌다면 그걸로 만족하고, 꼭 종이책으로 안 만들어도 될 듯싶다. 독자들이 종이책을 원해서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오면 모를까. 그 연락을 받기 위해 오늘도 이렇게 글 한 편을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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