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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AI의 생존 열쇠: 조화

뛰어난 개인을 넘어선 조화로운 관계의 힘

by 범진

삶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우리는 혼자서도 높은 능력을 보일 수 있어요. 그러나 조화로운 협력은 더 뛰어난 상태로 가는 열쇠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인간의 뇌가 더 큰 뇌를 가진 생물보다 조화롭게 뇌를 사용했으며 나아가서 AI도 조화를 최우선 가치로 여겼기에 성공했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조화가 성공의 열쇠로 사용될 수 있다면, 정확히 어떤 특징을 이해해야 할지 생각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뒷부분에서는 조화로운 상태의 목적과 과정을 바탕으로 조화를 이해하는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인류의 뇌


현시대에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의 경쟁자로 네안데르탈인이 있었다. 그들은 호모사피엔스보다 뇌가 컸지만, 인간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멸종하였다.

네안데르탈인 뇌 용량: 약 1200~1750 cm³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 뇌 용량: 약 1200~1600 cm³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후두엽(시각 처리 영역)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한 반면, 현생 인류는 전두엽(계획, 추상적 사고,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이 더 발달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생존 기술에 강점을 가졌지만, 호모 사피엔스처럼 복잡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능력에 감정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스크린샷 2025-01-15 094029.png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 비교. 좌: 호모사피엔스, 우:네안데르탈인

이 생존과 멸종은 뇌의 크기보다 시신경에서 본 정보를 계획에 활용하는 조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눈으로 본 것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뇌 안에 있는 두 개의 모듈이 서로 상호작용한 결과이며, 손과 발에 의한 행동까지 포함하면 총 4개의 모듈이 관여하는 것입니다. 물론 모듈의 더 깊은 곳에는 신경세포까지 존재하며, 이를 모두 고려하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뇌 안의 존재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더욱이 뇌가 조화를 위한 통신을 따로 만들었다는 건 흥미롭습니다.


통신을 위한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백질과 기능을 담당하는 회질이 나눠져 있다는 거예요. 인류의 뇌의 성공은 필요한 모듈을 잘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을 잘 연결한 점입니다.

스크린샷 2025-01-15 094318.png 안쪽은 흰색 백질 / 바깥쪽은 회색 화질입니다. 하얀색 수초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렇습니다. 마치 윤활유처럼요.

이 과정은 AI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AI의 뇌

인류의 인지과정을 만들려는 시도는 1930년부터 집중적으로 발달하였습니다. 1950년대에는 Cognitive Revolution이라는 멋있는 이름으로 크게 발달하는데, 이 당시에 촘스키의 생성 문법, 폰 노이만의 현대식 컴퓨터, 튜링과 church의 계산 기계 등이 인류의 인지를 모델링하는 주요 재료들로 사용됩니다. 여기서 인지라고 하는 것은 아리스토렐레스의 형식 논리 (formal logic)을 말하며, 이전에 이야기한 사랑과 같은 인지는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인지를 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은 그들이 네안데르탈인 같은 방식으로 아키텍처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구조는 크고, 각자는 자신의 역할을 했습니다. 지식을 저장하는 메모리, 행동을 기록해 두는 공간, 시각 정보를 받는 곳, 청각 정보릉 받는 곳 등 인지아키텍처의 모듈은 AI의 눈, 귀, 뇌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조화롭게 사용하는 방법은 알지 못하였고,


그들은 단지 독립적으로 뛰어난 장치였습니다.


이후, 명확하게 나눠진 구조 대신에 모호하게 연결된 뉴런을 기반으로 한 심층신경망 구조가 각광받게 됩니다. 이들은 작은 모듈이 무수히 연결된 느낌을 주는 “connectionism”이라는 분야입니다. 기능을 나누는 모듈을 구분되게 만드는 가정이 아니라, 연결을 중심으로 바뀌게 생각한 것입니다. 이 차이는 행동의 선택에 대한 기준을 바라보는 두 가지 차이와 유사합니다.

1) 각자 무엇을 할 수 있는가?

2)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인간의 뇌가 기능적 구조가 있지만 실제로는 뉴런으로 연결된 것처럼, AI의 모델도 연결에 초점을 맞췄고 현재까지 그 끝에서 마주한 것은 ChatGPT라는 성공적인 아키텍처입니다. 이 성공적인 모델링, 그리고 이로부터 오는 다양한 사회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조화라는 것의 존재는 좀 더 깊이 탐구돼야 합니다.


조화를 통해서 인류가 얻은 것은 끝없이 많으며, 그중에서는 (의학) 인간의 육체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이 인간의 세포를 이해하고, 누군가는 이를 통해 인간 존재를 세포들로 표현하거나 (Klimt), 문학적 독백으로 나타내며 (Schnitzler) 더 깊이 들어가 인간 내면의 무의식을 (프로이트)을 탐구하며, 심리적인 내면을 표현합니다 (실레). 이는 다양한 지식의 사람들이 모인 주커칸들의 살롱이라는 조화가 이뤄낸 형태입니다.

"비엔나 레볼루션"

스크린샷 2025-01-15 095105.png



조화의 특징들

인간과 AI라는 두 가지 분야에서 성공적의 열쇠는 조화였습니다. 뉴런 하나하나는 대단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연결된 그들은 새롭고 강인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저는 논리적으로 아래 요소들을 발견하였는데, 물론 더 있을 테니, 찾아봐야겠습니다.


1. 개인적인 존재: 모듈 가정

2. 필연적 한계

3. 협력을 위한 조화

4. 반복과 차이: 조화 강화

5. 적응과 변화: 생존


가장 먼저 필요한 재료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존재들이며, 과학적으로는 보통 모듈 (module)이라고 불립니다. 인간에게는 눈, 후두엽, 전두엽 등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카테고리들을 담당해 주는 모듈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AI도 지식을 저장하거나 이미지를 처리하는 부분이 따로 모듈로 존재합니다. 이들은 보통 불필요하게 두 개 이상을 가지지 않으며, 자신의 책임을 다합니다. 완벽한 개인에 가깝습니다.


개별 모듈은 뛰어난 존재이지만, 오직 자신의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에만 높은 성능을 보이고 그 외의 경우에는 능력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하나의 기능에 전문가가 되었기에 나머지 기능은 취약하며, 이는 학습에 대한 선택으로부터 오는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사회적으로 생각하면, 뛰어난 능력을 지닌 개인이 모든 능력에서 뛰어나다고 착각하거나 내 생각이 항상 정답이라는 믿음으로 한계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조화를 위한 손을 내밀지 못하죠.


큰 뇌를 지녔지만, 모듈의 한계를 넘지 못한, 유연하게 다른 모듈과 상호작용하지 못한 네안데르탈인처럼 행동하면 멸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호모사피엔스처럼 비록 작더라도 협력하는 뇌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군요.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이제 시행착오를 거쳐 모듈 간의 동업을 반복하고 상호작용을 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다시 복습해 봅니다. 들뢰즈의 반복과 차이. 동일한 문제를 다시 풀면서 이번에는 보면서 어떻게 맞추는 게 좋은지 알아야 합니다. 이 과정은 조화를 강화하는 과정이기에 서로의 상호작용을 놓지 않으면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제공해야 합니다.


절대 개인을 위해서 타인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조화는 여러 개체들의 협력에서 빛이 나는 것이지 개인의 빛을 위한 게 절대 아닙니다. 한편으로 정의되는 타인이나 관계의 방식들은 지속적으로 상태를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환경이 계속 변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익히는 욕구가 있습니다. 뇌의 모듈들은 새로운 생물학적 변화를 추가하기 어렵지만, 뉴런이라는 세포들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조화해

삶에서 경계를 만드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조화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조화는 필요한 경계를 해체하는 과정이 아닌

너무나 고립되었던 개인의 경계에 여유를 주는 입니다.


독립의 가치를 아는 것,

조화의 가치를 아는 것,

모두 필요한 일입니다.

생존하고 싶으니까요.


스크린샷 2025-01-15 101933.png 이 그림은 죽음과 죽음, 다시 또 죽음을 상징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는 여기서 앞으로 나아가는 두 개의 별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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