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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틀을 넘어서는 AI

by 범진

언어는 뇌에 지식을 넣고 빼는

가장 고효율의 매개체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보통 책을 읽거나 유튜브강의를 보면서 새로운 지식을 배웁니다. 적힌 글을 이해하고 설명을 들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머릿속에 형성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님들도 언어로 지식을 접하며 새로운 것을 접하고 있습니다.


최근 AI 연구에서 인공지능은 언어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사고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은 문자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1) 수많은 정답들로부터 시작점들을 생각해 내고

2) 그들의 논리체계를 상상한 뒤,

3) 가장 적합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방식은 기존 Chain-of-Thought를 넘어서 Meta Chain-of-Thought라고 불리며, AI를 사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인간에게 알려주는 것은, 정답을 찾는 과정에서 "언어적 요소"가 필수가 아니며, 언어는 수많은 정답 중 가장 적합한 것을 표현하는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인간은 대부분 언어의 틀에 갇힌 사고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 문장을 보고 떠오르는 형태를 상상해 보세요.

비눗방울에서 노란 액체가 흘러나와
푸른 그릇에 부딪혀 다시 튀어 오른다.
튀어 오른 끝에서 물방울이 형성된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각자 떠오르는 비눗방울, 노란 액체, 그릇, 물방울 등 요소 들을 순서대로 상상하며 전체적인 그림을 그립니다. 언어는 "순차적"이기 때문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가 읽는 속도에 맞춰서 사고를 제한 (limit) 합니다.



순차적 언어의 틀을 벗어난 AI


ChatGPT와 같은 모델들도 초반에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언어를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이 방식으로 상상하는 게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조각에서 먼저 전체 그림을 상상하는 게 성능을 더 높인 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틀에서 벗어난 O1 모델은

Level 6에 대해서 굉장히 높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핵심은 다양한 사고들을 탐험한 뒤, 가장 적합한 정답의 흐름을 언어로 구체적으로 진술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AI인 ChatGPT와 같은 방식으로 수많은 언어 조각들을 만들어 지식을 탐구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우리는 언어의 틀을 벗어나 "이미지, 언어, 감정, 느낌" 등 다양한 요소들을 떠올리고 가장 적절한 정답을 찾아야 합니다.



언어의 틀 벗어나기


언어의 틀은 다양한 상상을 제한하기에 한계를 지닙니다. 다시 비눗방울 예시를 보겠습니다.

비눗방울에서 노란 액체가 흘러나와
푸른 그릇에 부딪혀 다시 튀어 오른다.
튀어 오른 끝에서 물방울이 형성된다.

아래 그림에서 제가 이야기 한 부분을 찾아보세요 :)

Image From Alice Eggie

제가 적은 묘사를 보고 그림의 요소를 찾는 방식이, 인간이 언어로부터 대상을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생각은 정반대 방식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다양한 상상을 위해서는 그 반대의 과정 (상상 -> 언어)로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결국 생각이라는 것은 언어의 결과물이 아니라 언어적 표현 이전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언급한 Meta-CoT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질문 Q에 대해서 생각 Z들 이후, 정제된 생각 S정답 A가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말하기 전에 생각을 충분히 거쳐서 정답을 탐구해야 합니다.


인간의 생각이라는 게 뭔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언어로만 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만일 언어가 우리 생각의 모두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이를 "우리가 언어의 틀에 갇혀 있다고 표현"하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사고는 언어로 나타낼 수 있는 것보다 복잡합니다. 언어는 단지 핵심적인 몇 가지 요소들을 나열할 수 있을 뿐입니다.


타인의 기분이나 감정을 언어로 규정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 표정이나 움직임을 통해서 좀 더 이해하려는 시도가 필요한 것처럼요.


비트겐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이다.
The Limits of My Language Means The Limits of My World


저는 이 인용구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언어가 규정하는 세계보다 더 넓은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단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언어적 표현이 한계를 지니고 있을 뿐입니다.




언어를 없애고 사고하기


말하지 않고 생각하는 방법은 많은 구성요소들의 관계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입니다.

(1) 수많은 대상들을 떠올리고

(2) 그들의 관계를 상상해 보세요.

(3) 이후에는 언어로 표현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그림은 상상에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Image From Alice Eggie


몇 가지 제가 떠오르는 키워드를 공유해 볼게요.


종유석 방아깨비 동굴태아 과녁 깃털
태양 반숙 노른자 구름 커튼 알


흥미로운 관찰을 댓글로 남겨보세요 :)

AI가 빠르게 발전한 것처럼

인류의 사고방식도 크게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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